등록 : 진중권 (jjk4682) 조회 : 4003  점수 : 434  날짜 : 2005년11월16일 11시07분

황우석 박사의 경우

“황교수가 윤리규정을 위반했고 그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재럴드 섀튼 교수가 황우석 서울대 교수와 결별을 선언하며 한 말입니다. 이에 대해 황박사는 “섀튼 교수가 말한 내용을 충분히 조사한 뒤 정직하게 모든 것을 밝히겠다”며, 다소 개운치 않은 여운을 남겼네요.   

이미 작년부터 연구에 사용된 242개의 난자 중에 황 박사 연구팀에 속한 여학생의 것이 들어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지요. 한겨레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섀튼 교수의 발언은 이와 연관이 있는 것 같다고 하네요.    

서울대 의대 황상익 교수에 따르면 이게 사실로 드러날 경우, “한국 연구 전체가 불량품으로 낙인” 찍히고, 연구팀은 “국제적으로 연구원으로 활동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하던데, 행여 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네요. 

그 동안 우리 사회에는 황박사의 연구에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연구의 발목을 잡는 ‘비애국적 행위’로 매도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맹목적 태도야말로 외려 황박사의 연구를 “불량품”으로 만드는 것은 아닐까요?   

이미 여러 번 지적한 바 있지만, 첨단 생명공학은 첨단 생명윤리와 함께 나가야 합니다. 생명공학이 첨단을 달릴수록 거기에 따르는 위험도 커지고, 거기에 비례하여 윤리적 요구도 강해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외려 황 박사의 연구에 더 높은 수준의 윤리적 요구를 제기하는 것이야말로 그의 생명공학을 신뢰받는 우량품으로 만드는 담금질이 되는 건 아닌지, 고쳐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