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인물이 나오지 못하게 만드는 사회

 

     등록 : 격암   조회 : 3307  점수 : 1185  날짜 : 20051130 1551

 

 

한국에는 크나큰 위선이 존재합니다. 그것은 독재자에게는 관대하고 정말 공평무사한 인물에게는 끝없이 잔혹하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한국에는 정말 큰 인물이 나오기 어렵습니다.

 

우리사회에는 똥을 덕지덕지 바른 인간들이 활보합니다. 그들은 살다보면 누구나 다 더러워진다면서 아주 당당합니다. 삼성가의 탈세나 한나라당이나 조선일보의 탈세와 부정자금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그런데 그들은 얼마나 당당합니까. 하늘 부끄러운 줄 모르고 초등학생들에게 부끄러운 줄 모르고 불법자금이 10배가 되네 안 되네 하고 따지는 사람들 아닙니까.

 

정말 겉과 속이 같게 행동하면 무슨 원수라도 만난 것처럼 사람들은 시시비비를 따집니다. 사람들은 파고 파고 털고 털어서 결국 그도 별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환장한 것 같습니다.

 

위선이란 무엇입니까.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하고 실상 생활에서는 그저 보통의 도덕성 정도밖에는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이 공공의 장에서 부정부패를 이야기하거나 남의 잘못을 이야기할 때는 갑자기 티끌 하나 없는 천사가 되기를 요구하는 겁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그러니까 작은 잘못은 대충 넘어가자는 이야기냐. 도덕성을 가지고 타협하자는 이야기고 원칙을 무시하자는 이야기냐고 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실은 반대입니다.

 

소매치기도 사형이고 살인죄도 사형이며 심지어 교통신호를 어겨도 사형인 나라가 있다고 해봅시다. 그런 나라에서 정의가 지켜지고 법이 잘 지켜질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어차피 걸리면 죽는 거니까 소매치기하거나 교통신호 어기고 벌칙금 내고 말일을 강도로 변하거나 증거인멸을 위한 살인범이 되고 맙니다.

 

한국은 그런 나라입니다. 덕지덕지 더러운 놈이나 티끌 묻은 인간이나 죄는 죄라며 똑같이 두들겨 팹니다. 그러니까 원칙 지키고 상식 지키고 사는 사람만 바보입니다. 사람들은 원칙과 상식을 지키면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믿질 않습니다. 그래봐야 살다보면 티끌이 묻기 마련이고 그러면 똥이 덕지덕지한 놈과 다를 게 없게 취급받기 쉽상이기 때문입니다. 이건 특히 어떤 사람이 큰 인물이 되려고 하면 그렇습니다.

 

노무현이 그런 사람 아닙니까. 유시민이 그런 사람 아닙니까. 그들이 완벽하지는 않다고 해도 무슨 죽일 잘못을 저질렀습니까. 그러나 그들에게 그리고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퍼부어지는 저주는 어떻습니까. 전두환을 끝까지 따르는 장세동은 멋진 사나이고 아직도 노무현을 지지하는 인간들은 등신 멍청이라고 말해지지 않습니까? 행여나 그들이 무슨 잘못이라도 저지를까 눈을 크게 뜨고 샅샅이 뒤지지 않습니까? 전두환의 아들은 주식가지고 수백억을 금새 벌지만 노무현의 아들이 몇 억만 벌었다고 해도 단단히 공격할 준비가 된 자들로 세상이 가득하지 않습니까? 안 더럽게 살려면 죄지은 것처럼 살아야 하지 않습니까?

 

지금 서프에 보면 나는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고 진실을 밝혀져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면서 황우석박사에 대한 엠비씨의 황색저널리즘을 옹호하는 것이 마치 무슨 정의의 전사라도 되는 것인양 비아냥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윤리문제가 나오고 이제는 연구조작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물론 엠비씨에서는 발뺌을 얼마든지 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들이 증거를 가지고 터뜨린 것도 아니고 계속 연기만 피우면서 이렇게 나라를 뒤흔드는 것을 진실의 탐구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저는 눈물이 나려고 합니다. 어떻게 사람들이 이렇게 무지할 수가 있다는 말입니까.

 

재판을 할 때도 유죄선고 전에는 무죄를 가정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황우석 교수가 억울하다고 해봅시다. 당신들이 황우석 교수에게 물리적으로 칼을 꽂고 물리적으로 불을 지른 게 아니라고 해서 당신들이 찬동하고 있는 이 행위가 그것보다 덜 고통스러울 거라고 생각합니까?

 

당신들의 믿음이 무엇이든 간에 그 알량한 진실검증의 놀이에 걸려있는 것은 당신들의 목숨이나 당신들의 봉급이 아니라 누군가의 인생입니다. 장난으로 던져대는 돌멩이가 한 인간을 완전매장할 수 있습니다. 과연 엠비씨의 행태를 황색저널리즘이라는 말 이외의 것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까?

 

황우석교수에게 '퍼부어'진다고 말해지는 연구비들이 실은 그가 미국으로 자리를 옮긴다면 아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것들이라는 것은 기억합니까. 당신들은 이 나라와 이 사회를 위해 얼마나 버리고 포기하고 그 잘난 입을 벌리고 있습니까. 당신들 같은 사람들로 인해 소위 민심은 무책임하고 맹목적이라는 식으로 매도당합니다. 흑백논리밖에는 모르는 사람들 때문입니다.

 

황색저널리즘은 언제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에 찬동하는 시민사회의 기반이 있다면 그 사회는 암울한 겁니다. 강간범이 백주에 여자를 추행하는데 사람들이 둘러서서 박수를 치는 꼴이나 다를 것이 없습니다. 피디연합이 엠비씨에 찬동한다고 해서 그것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피디들은 자신들의 자율권이 제한받는 것이 두려워 양심에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사생활을 마구 보도하는 잡지들에게 피해를 받아도 아무 할 말이 없습니다.

 

이글은 형식적으로 진실탐구라는 말을 떠벌이기 좋아하는 사람들을 향해 쓰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그들 이외의 사람들에게 쓰는 것입니다. 흔들리지 말고 믿음을 가집시다. 한국의 장래가 걱정이 됩니다.

 

ⓒ격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