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자 격암 님의 허락을 얻어서 올립니다. 2005년 11월 25일부터 12월 28일까지 모두 21개의 글이 대문으로 갔습니다. 그 중에서 중요하다 싶은 몇 개의 글만 올립니다.>

황우석의 소중함

 

     등록 : 격암   조회 : 2400  점수 : 915  날짜 : 20051125 1108

 

 

 뭐 황우석 교수사태에 대해 윤리적 정당성에 대해 여러가지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러 정황을 보았을 때 과연 이문제가 비윤리적인 일이라고 비판을 받을 일인가 하는 점이 하나고 또 하나는 산업경쟁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외국쪽이 걸고 들어오는 공격을 안에서 박수치고 같이 말하는 사람은 매국노인가 아닌가 하는 것이겠습니다.

 

저는 이 문제에 대해 길게 이야기하고 픈 생각은 없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저는 이문제가 세상을 모르고 바른 소리하기만 좋아하는 사람들이 크게 키워놓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언제나 있지요. 문제는 그걸 받아서 키우는 언론이 문제고 그걸 동조하거나 방조하는 정신나간 사람들이 문제고 그걸 이용할 외국이 문제인 것이지요.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전에 저는 강정구교수는 말을 보면 친북파인 것같지만 알고 보면 조선일보의 사주를 받은자나 다름없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본인이 원하지 않아도 강정구교수의 문제를 키우는 것은 조선일보고 그런 언론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 계속 떠들어 대는 사람은 세상 모르고 조선일보를 열심히 도와주는 사람에 불과하다고 말입니다. 황우석 교수문제와 관련해서 입바른 소리만 늘어놓는 사람들은 과연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아닌지 왜 일부사람들이 그들을 매국노라고 부르는지 생각해 봐야 할것입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따로 있습니다. 저도 과학도입니다. 그래서 황우석교수같은 사람의 중요성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건 돈과 사회와의 연결고리 그리고 세계로 나가는 창구로의 중요성에 대한 것입니다.

 

연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게 뭘까요. 돈입니다. 먹고살 월급이 나와야 연구를 하는거고 교수고 연구원이 사람을 많이 뽑아야 잡일이나 강의부담이 적어서 연구가 되는 겁니다. 사람이 많아야 토론도 되고 분업도 되서 괜찮은 연구결과가 나오는 겁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어떤 연구는 아니 많은 연구는 해도 될지 안될지 모르며 한두해 내에 시장에 제품을 내놓을 것과는 상관없는 연구가 많습니다. 역사상의 많은 발견은 그걸 개발하려고 하다가 발견한게 아니라 그것과 상관없는 연구에서 부수품으로 발견된 것이 많습니다. 다시말해 돈이 될 가능성이 없거나 거리가 멀어 보여도 지적인 추구를 하다보면 수많은 연구방향중의 하나에서 거대한 산업이 자라나올 뭔가가 발견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돈이 부족하면 당장 돈이 될 것같은 것만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식으로 하면 항상 안전한 길로만 가고 그건 결국 선진국에서 거의 완제품으로 나온 연구를 조금 수정하는 연구만 한다는 뜻입니다.

 

그럼 돈이 어디서 나올까요. 돈은 정부와 산업체와 시민사회에서 나옵니다. 그들이 과학연구의 소중함에 동감해서 세금을 헐어서 연구비를 대고 기업연구비를 증액하고 개인적으로 돈을 기부해서 연구소를 세우거나 대학에 기부금을 댑니다.

 

여기서 바로 황우석 교수같은 사람의 소중함이 나옵니다. 황우석교수가 세계적인 업적을 낸것도 있지만 황우석교수의 연구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바로 그가 그의 연구가 한 10년뒤에는 거대한 산업이 될 수도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는 설득을 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벤처회사를 하면 사장이 하는 일중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자를 설득해서 투자를 받아오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과학계에도 거목이 필요합니다. 그런 사람이 있어야 그런 사람들이 받아오는 돈으로 이런 저런 다른 연구도 가능해집니다. 황우석교수가 연구비가 부족하다고 하면 모금운동이 벌어지지 않습니까. 그런게 과학계에는 필요한 겁니다.

 

비슷한 것이기는 하지만 황우석교수가 꺼져가는 과학에의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켰다는 것도 아주 중요한 것입니다. 학자는 물론 먹고살 돈이 있어야 하지만 그것이상으로 사회적인 관심도 중요합니다. 과학자들은 쓸데없는 짓이나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회와 과학자들은 이사회에 중요한 공헌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회에서 수입이 같다고 해도 어느 쪽이 과학이 발전하겠습니까.

 

근래에 과학자중에 황우석 교수만큼 강연요청을 많이 받은 사람이 있습니까?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과학도의 꿈을 키웠을거라고 생각합니까. 황우석교수가 언론플레이를 잘하네 대인관계의 천재네하는 말을 비하하거나 흉보기 위해서 하는 사람도 있는 걸로 압니다. 그러나 현 과학계에서 그런 사람의 존재는 너무나 중요한 것입니다.

 

한국의 학계는 한국의 사회와 분리되어 있습니다. 왜냐면 이제까지 이공계건 인문계열이건 상당부분 학문이란 외국의 것을 배워서 가르치는 것이거나 수입하고 약간 고치는 것이기 때문이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문제를 고민하거나 한국의 산업의 버팀돌이 되는게 아니었습니다. 한국과 관련없는 토양에서 자라난 것을 만지작 거리는 것에 지나지 않았습니다.대학생들이 왜 영어만 공부하겠습니까. 기업들이 대학생들에게서 그것만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학문적으로 대학에 별로 기대를 안하기 때문입니다.

 

이게 모든 나라에서 항상 이럴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나라에 바이오 산업이 꽃핀다고 합시다. 황우석교수에게 수업을 듣고 온 학생에게 정말 영어만 기대하겠습니까? 황우석교수가 지방의 어느 대학에 있다면 정말 서울대가는게 최고라는 말을 하겠습니까?

 

미국의 기업들이 각종 분야의 세계최고라는 사람들이 하버드 MIT같은 데에 즐비한데 거기 졸업한 사람들에게 작문이나 상식같은 것만 기대하겠습니까? 거물과학자라고 전부 하버드나 MIT에 있지 않기 때문에 한국같이 엄격한 대학서열화는 미국에서는 몰상식합니다. 과마다 심지어 과내부의 분야마다 최고봉은 다른 대학에 있기 일수 입니다.

 

미국의 거물 과학자들은 정부와 기업과 사회단체에 로비하는데 바쁩니다. 그 요점은 과학이 중요하다는 것을 설득하는 것입니다. 도대체 황우석교수보다 이점에서 더 뛰어난 사람이 누가있었습니까. 우리나라 대학이 비정상적이 되는 이유 중의 하나는 학문과 사회가 유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대학 입학 시험 점수빼고는 볼게 없다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말씀드리고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학계에서 세계적으로 권위가 인정받는 연구그룹이 한국에 있다는 것의 소중함이 얼마나 절실한지 일반인들은 모를 겁니다. 우리가 논문한편만 실으면 신문에 나는 네이쳐나 사이언스에 나는 논문이 매주 얼마나 많은지 아십니까. 세계 유수논문집의 수가 얼마나 많은지 아십니까. 그걸 사람들이 전부 읽을 것 같습니까?

 

좀 과장해서 말하면 네이쳐나 사이언스같은 유명잡지에 글을 싣느냐 아니면 아무도 관심두지 않는 잡지에 글을 싣는가 하는 것은 그논문의 마지막 저자이름에 절대적으로 좌우됩니다. 그리고 논문에 어디에 실렸는가와 상관없이 누구누구는 어느 그룹에서 나온 사람이다라는 꼬리표가 가지는 힘은 학계에서 엄청난 것입니다.

 

한국인 과학자가 세계적으로 크기 어려운 이유가 실은 그런 유명그룹이 다 외국그룹이기 때문입니다. 그들과 자주 교류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주고 우리가 원하는 것을 받아오는 것을 잘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언어, 문화, 대면의 빈도등등 문제가 많습니다.

 

그걸 뚫고 성공한 한국계 과학자도 기술자형 과학자가 많습니다. 딱 잘라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학계를 이끌어가는 연구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기술이나 실험에만 세계적으로 뛰어난 겁니다. 과학자도 자전거를 만들자고 주장하는 과학자가 있고 누구보다 빨리 자전거바퀴를 빨리 끼우는 과학자가 있습니다. 둘다 중요하지만 산업이 자전거에서 자동차로 바뀌면 기술자형 학자는 적응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게 왜 그런지 아십니까. 과학을 우리가 주도하는게 아니라 다른 그룹이 주도하기 때문입니다. 자전거 설계 다하고 난 상태에서 후발로 참여하니까 그저 자전거 바퀴나 더잘 끼우는 쪽으로 밖에는 일할 수 없는 겁니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연구그룹의 존재하나는 네이쳐 논문 몇편으로 평가할 수 없는 엄청난 중요성이 있습니다.

 

황우석교수의 연구가 반드시 한국을 구한다던가 새로운 산업이 반드시 자라나온다던가 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황우석교수같은 인물은 매우 소중한 것입니다. 그런 인물들을 지켜낼 수 없는 사회라면 선진국이 될 수는 없습니다. 결국 학계는 사회와 유리된 채 남을 것이고 세상의 관심도 받지 못할 것이며 세계학계에서 전혀 인정받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세상 선진국중에 학문이 그런 상태에 있는 선진국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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