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키오님께서 이명박 정부가 검경 개혁을 위한 범정부 TF를 구성하기로 했다는 뉴스를 보시고... 이제 선거 끝난 것 같다고 하시는데요.  그거 제가 보기엔 정부가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 같습니다.  

출처(ref.) : 자유게시판 - 이제 선거는 끝난 듯.... - http://theacro.com/zbxe/free/173683    by 피노키오


일반인들은  '이명박 정부가 진짜로 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과감하게 펼치는구나, 역시 CEO출신은 달라.' 이렇게 생각하겠지만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장이고 행정부 소속의 검찰은 대통령의 손 발이기 때문에  실제로 검경 개혁으로 달라지는 건 별로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신에 국민들에게 눈가리고 아웅하면서 표도 얻고 검찰을 계속 권력의 시녀로 두고 부리려는 의도가 의심됩니다.  


보니까...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한마디 하니까 김준규 검찰총장이 대들면서 결국엔 검경개혁의 방향이 '검찰심사회'로 가닥이 잡히는 모양인데요.  그렇다면  진짜로 별로 기대할 게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나라 검찰이 기소(독점)권, 공소유지권, 수사권(수사지휘권)을 모두 가졌기 때문입니다.

관련 기사 : [검·경 개혁 논의 본격화]日 ‘검찰심사회’ 檢개혁 모델로

이런 상황에서 검찰심사회 도입해봤자 아무런 힘 못발휘합니다.   왜 그런지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 제가 제 블로그에 썼던 글에다가 부연 설명 조금 더 보태서 이리로 다시 퍼옵니다.




'섹검', '떡검'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낸 스폰서 검사 파문으로 검찰 조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가운데 김준규 검찰총장이 "대한민국 검찰만큼 깨끗한 곳 또 어디있냐?"라면서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요구하는 공수처와 상설특검제 등 검찰개혁 조치에 대해 반기를 들었다. 


김 총장은 지난 12일,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연수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검찰의 권한과 권력을 나누거나, 새로운 권력으로 입히는 것은 답이 아니다"라며  이명박 대통령이 요구하고 있는 검찰개혁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대신 김 총장은 미국의 연방대배심이나 일본의 검찰심사회처럼 일반 시민들이 기소에 참여하여 검찰의 기소독점권을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듯 "견제는 권력의 원천인 국민에게서 나올 수밖에 없고, 지금 수행하는 (검찰의) 권력과 권한에 국민의 견제가 들어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현 상황에 대해서 제대로 인식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일반 시민들이 기소과정에 참여하도록 한다고 해서 과연, 일반 시민들이 무슨 힘이 있어서 검찰에 대해 공소를 제기하고 그것을 유지하면서 수사를 지휘하도록 할 수 있을까? 김 총장! 이건 꿈을 꾸는 소리 아닌가?


김 총장의 말대로 정말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검찰과 고위 공직자의 비리와 부정부패에 대해서 일반 시민들이 기소에 참여하여 검찰과 고위 공직자를 기소하고 공소를 유지해서 철저한 수사를 하도록 해서  검찰과 고위 공직자의 비리를 제대로 수사해서 비리가 있는 섹검 떡검들이 처벌됐으면 좋겠다.


그런데 과연...


일반 시민들을 기소 과정에 검찰과 같이 참여하도록 한다고 해서...  동일체 원칙에 따라 한 몸뚱이인 검찰을 제쳐두고 일반 시민이 섹검 떡검 의혹을 받고 있는 검찰에 대해 기소를 할 수 있을까?  일반 시민들이 검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검사등 고위 공직자의 비리에 대한 공소를 계속 유지하고 수사를 지휘할 수 있을까?


김 총장은 이게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일반 시민들에게 "기소권이라는 게 이렇게 제기됩니다"라고 하면서 검찰 견학을 하게 해주면서 눈가리고 아웅거리려고 하는 것인가?  검찰의 권력과 권한에 도대체 어떻게 국민이 견제토록 할 것인지 김 총장은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길 바란다. 


검찰은 "검찰 권력을 나눈 곳은 세계에서 탄자니아가 유일하다"는 망언까지 하는데,  기소권을 독점하게 하고 공소유지권과 최고수사권까지  한 조직(검찰)에게 집중시킨 곳은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기소권과 공소유지권, 수사권이 검찰에게 집중돼 있다보니  검찰 등 공직자의 비리들이 제대로 의법처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일이다.


도대체...


검찰 개혁에는 동의하면서 공수처와 상설특검제 신설을 반대한다면  기소독점권과 수사지휘권을 가지고 있는 막강한 검찰 조직에 대해 개혁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 어디 있나? 전혀 없다. 도대체 어떤 대안이 있는지 대답해보라.  검찰심사회를 통한 검찰개혁은 시민들을 바보로 알고 눈가리고 아웅하는 짓이다. 


검찰심사회가 실효적으로 운영되려면 검찰심사회의 의결에 대해 법적 구속력을 가지게 해야하며 또 검사의 의견에 반해, 혹은 검사의 비리 수사를 목적으로, 결정된 검찰심사회의 의결에 따른 공소가 유지될 수 있도록 변호사나 법학자 등의 시민들에게 공소 유지권을 부여해야하는데 우리 나라 현실에서 과연 시민들에게 공소유지권을 줄지 의문이다.


또 시민들에게 공소유지권을 부여한다고 해도 그것만으로 검찰심사회가 실효적으로 운영되는 데에는 충분하지 못하다.  왜냐하면  우리 나라는 검찰에게 수사권이 있는데, 그렇다면 검찰이 기소를 반대하는 사건에 대해서 시민들이 기소를 하고 공소유지를 한다고 도 그 수사를 지휘하는 건 결국 검찰이기 때문에 수사가 제대로 될 리가 없고 무죄추정원칙에 따라 결국 무죄로 결론이 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결론을 다시 정리하자면,  검찰심사회가 의의를 가지려면 검찰심사회와 검찰이 대립하는 상황을 상정해서 첫째, 변호사나 법학자 등의 시민에게 공소 유지권을 부여해야 한다.   둘째, 수사(지휘)권을 검찰에게서 박탈하고,  검찰에게는 검찰 고유의 업무인 기소권과 기소유지권만 부여되도록 해야 한다. 

단,  수사권을 검찰에게서 박탈한다고 해도 예외적인 경우로서 경찰 등에 의한 수사에서 인권침해가 발생될 것이 우려되는 경우 인권침해부분에만 한정한 '예외적 수사통제권'은 검찰이 유지토록 해서 검찰과 경찰이 서로 견제와 조화를 이뤄나가야 한다.   결론적으로,  공소유지권의 문제와 수사지휘권의 문제.  이 두가지 조건들에대한 논의가 선행되고 이 것이 제도적으로 먼저 도입이 돼야 검찰심사회가 의의가 있다.  


그런데 공수처와 상설특검 대신 검찰심사회로 검 경 개혁의 가닥을 잡아나가는 데 있어서 정부와 검찰과 언론들은 이런 전제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논의를 하지 않고있다. 또, 우리 나라에서 그런 것이 제도적으로 도입될 것도 기대를 할 수 없다. 진정성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검 경 개혁을 주문하고 있는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대해서 이 사안을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다.


이명박 정부가 굳이 선거판에서 검경개혁을 꺼내는 상황도 상황이거니와  김준규 총장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대해 반론을 펼치는 모습이 심히 극단적이어서 오바하는 모양새다. 그모습이  마치 황개(김 총장)가 고육지계(이명박대통령과 한나라당에게 오바하면서 일부러 욕을 먹는 상황을 유도하는)를 펼치면서 조조(시민)를 속이는 꼴처럼 보인다고 하면 너무 품위있는 비유일까? 그저 짜고치는 고스톱판?


검찰심사회를 통한 검경개혁이 의미가 있는 검경개혁이 되려면  검찰에게 기소권과 공소유지권, 수사권 등을 집중시킨 사법제도와 법무행정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한데, 이런 엄청난 개혁은 기대할 수가 없다. 그저 공수처와 상설특검 도입 등 최소한의 부분적 개혁만이라도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물론 공수처와 상설특검에게는 완전한 기소권과 수사지휘권을 주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형사소송적 차원에서 검찰에 대한 견제 뿐만 아니라 행정적 차원에서도 검찰에 대한 견제가 이루어져야 한다. 법무부에 장관 이하 주요 보직에 검찰 출신들이 대거 포진하는 게 관행인 우리 나라 상황에서 검찰 개혁을 추진해야할 법무부가 과연 검찰 개혁을 제대로 할 수 있으리라고는 기대하기 힘들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진정성을 시민에게 먼저 보여주고 나서 개혁을 운운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