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에 사는 사람들 중에 대체로 가난한 사람이 더 종교적인 것 같다. 나는 이런 상관 관계를 여러 문화권에 걸쳐 체계적으로 연구한 것을 본 적은 없다. 어쨌든 이 글에서는 그렇다고 가정해 보자.

 

왜 가난한 사람이 더 종교적인가? 내가 지금까지 들어 본 설명은 두 가지다. 두 설명이 서로 모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모두 옳을 가능성도 열어 두어야 할 것이다. 물론 모두 틀릴 가능성도 있다.

 

 

 

첫째, 가난한 사람이 더 많은 고통을 당하기 때문에 더 큰 위안이 필요하다는 설명이 있다. 이것은 종교가 인민의 아편이라고 이야기한 마르크스의 말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마르크스가 당시에는 합법적이었던 아편에 비유한 것이 단순히 진통제라는 뜻으로 말한 것인지 커다란 해악을 끼치는 마약이라는 뜻으로 말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마르크스의 말은 프로이트의 쾌락 원리와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보통 종교는 가난한 사람도 열심히 신을 믿고 착하게 살면 내세에 천국에 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 준다. 이것이 위안을 준다는 것이 마르크스의 말이고 그 위안을 프로이트라면 쾌락이라고 부를 것이다.

 

위안을 주기 때문에 종교를 믿는다는 생각은 일반인도 학자들도 많이 받아들이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선뜻 동의할 수 없다. 왜냐하면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위안만 찾는 동물은 잘 번식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자연 선택 메커니즘에 의해 선택되는 것은 더 큰 위안 또는 쾌락을 얻는 개체가 아니라 더 잘 번식하는 개체다. 자식이 실종되었는데 교회 가서 위안만 얻으려고 하는 부모와 자식을 열심히 찾아 헤매는 부모 중에 누가 더 잘 번식하겠는가? 인간이 현실을 무시하고 위안만 찾도록 설계되었을 것 같지는 않다.

 

가난한 사람이 더 큰 위안이 필요하기 때문에 더 종교적일 것이라는 설명 방식을 그대로 다른 영역에 적용해 보자. 돈이 더 필요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이기 때문에 부자는 돈을 보기를 돌 같이 한다는 설명도 가능할 것이다. 실제로 자본가들이 돈을 돌 같이 보나? 가진 놈이 더 무섭다는 이야기도 있다. 만약 종교가 쾌락을 준다면 더 많은 쾌락을 얻고 있는 부자들이 더 무섭게 종교를 추구하지 말라는 보장은 어디 있는가? 실제로 부자들은 돈으로 살 수 있는 온갖 쾌락을 가난한 사람들보다 더 많이 추구한다.

 

 

 

둘째, 가난한 사람이 머리가 나쁘기 때문에 더 종교적이라는 설명이 있다.

 

on average, Atheists scored 1.95 IQ points higher than Agnostics, 3.82 points higher than Liberal persuasions, and 5.89 IQ points higher than Dogmatic persuasions.

http://en.wikipedia.org/wiki/Religiosity_and_intelligence

 

IQ의 유전율(heritability)에 대한 강력한 증거들이 엄청나게 쌓였다. 그리고 IQ와 사회경제적 지위 사이의 상관 관계도 명백하다. 종교나 미신은 바보 같은 믿음이기 때문에 머리가 나쁠수록 믿기 쉽다는 설명은 상당히 그럴 듯하다. 그리고 위에서 인용했듯이 IQ와 종교성 사이에 상관 관계가 있다는 증거도 있다.

 

물론 상관 관계는 인과 관계가 아니다. 따라서 속단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가난과 종교성을 직접 연결시키는 위안 가설도 상관 관계만 보여주었을 뿐이다. 가난으로 인한 고통이 종교를 믿도록 만들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가난과 종교성 사이에 상관 관계가 있다는 증거 말고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

 

 

 

2010-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