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국회의원 정두언이 전교조 가입율이 높을수록 수능 성적이 낮다는 통계를 발표했다. 열심히 뒤져보지 않아서 그런지 정두언이 직접 쓴 글은 찾지 못했다. 정두언의 홈페이지에 가 보았지만 관리자가 올린 기사만 찾을 수 있었다.

 

분석결과, 전교조 가입률이 5% 미만인 학교의 수능 1.2등급 비율은 14.78%였으나 가입률 40% 이상 학교의 전국 평균 1.2등급 비율은 8.95%였다. 전교조 가입률이 높은 학교가 그렇지 않은 학교에 비해 1.2등급 비율이 5.83% 포인트 떨어지는 것이다.

http://www.doodoodoo.co.kr/community/focus.php?bbs_id=focus&num=1584&page=1&key=&keyword=&btype=bbs&mode=view&pageNum=&subNum=&Rollover

 

 

 

이 글에서는 한국의 진보 언론이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지 살펴볼 생각이다. 진보 언론은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 정두언은 상관관계의 일부를 보여줌으로써 은근히 인과관계를 암시하려는 듯하다. 이에 대해 진보 언론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살펴보자.

 

 

 

전교조는 정 의원이 배포한 자료가 언론에 보도된 직후 낸 성명을 통해 "현재 전교조 조합원 40% 이상인 학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지역별로 특정 학교 한 두 곳을 비교하면서 그에 따른 차이를 전국적으로 합산하면서 통계를 조작한 결과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전교조는 또 "성적이 낮은 학교와 높은 학교의 주원인이 부모의 사회· 경제적 배경과 관련이 있는지, 전교조 교사와의 관련성이 높은 지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수능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은 다양하다는 점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

전교조는 "실제 부모의 사회 경제적 수준이 낮은 학교일수록 수능성적이 낮고, 이런 학교에 전교조 교사 비율이 높다"면서 "결국 전교조 교사가 많은 학교의 수능성적이 낮은 것이 아니라 '경제적 여건이 안 좋은 지역의 학교에 전교조 교사들이 많이 근무'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377108&CMPT_CD=P0001

 

조합원 40% 이상인 학교가 극소수라는 것은 제대로 된 비판이 아니다. 여론조사를 할 때 보통 1000명 정도 한다. 한국 인구가 5천만 명 정도라는 점을 고려할 때 극소수만 조사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런 여론조사가 무의미한가? 조합원이 40% 이상인 학교가 몇 개인지를 따져야 하며 표본의 수에 따른 신뢰도 등을 계산해서 이야기해야 한다.

 

그리고 전국적으로 합산한 것은 통계를 조작한 것이 아니다.

 

가난한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학교의 수능성적이 낮고 그런 학교에 전교조 교사가 많다는 지적만 그럴 듯한 반론으로 보인다. 그런데 웃기는 것은 여기에서 전교조가 전교조 가입율과 수능 성적 사이의 상관관계를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위에서는 기껏 상관관계 연구가 허술하다고 비판해놓고 바로 다음에 상관관계는 인정하지만 인과관계는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정두언이 하는 짓이 꼴사나워 보이지만 <오마이뉴스>가 소개하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전교조는 “전국에서 고교 학업성취도가 가장 높은 지역은 전교조 교사 비율이 가장 높은 광주라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다”며 “이 부분은 어떻게 설명하겠느냐”고 반박했다.

http://www.vop.co.kr/A00000294599.html

 

정두언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이야기했지 상관계수(correlation coefficient) 1 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이런 식의 비판은 남자가 여자에 비해 평균 키가 크다는 명제를 비판할 때 여자가 남자보다 큰 경우도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학생의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학교와 지역의 특성, 교장의 역량 등으로 알려져 있다. 교사의 전교조 가입률과 수능 성적의 상관관계는 현재로서는 밝혀진 것이 없다. 한마디로 전교조 교사가 많아 학생의 수능 성적이 낮은지, 성적이 낮은 학교에 전교조 선생이 많은지를 전혀 알 수 없는 것이다. 학교를 전교조 가입률 5% 미만과 40% 이상으로 구분한 것도 억지 비교를 하기 위한 자의적인 설정이다. 게다가 한 해 성적을 분석한 자료로 마치 일반적인 현상인 것처럼 떠드는 것은 누가 봐도 웃을 일이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05052151165&code=990101

 

교사의 전교조 가입률과 수능 성적의 상관관계는 현재로서는 밝혀진 것이 없다? <경향신문>은 아마 인과관계가 현재로서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상관관계이 아니라 인과관계라고 썼어야 했다.

 

또한 한 해 성적을 분석한 것에 불과하다고 시비를 거는 것도 웃기다. 한 해의 성적을 분석한 것은 통계로서 가치가 없단 말인가?

 

 

 

문제는 정 의원 주장과 달리 이날 통계자료로는 ‘상관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오히려 전교조 가입률 40% 이상 학교의 수능성적이 더 높은 시·도도 강원·충북·경북 등 3개 시·도였다. 특히 전남(35%)에 이어 전교조 교사 수가 가장 많은 광주(32%)의 가입률 40% 이상 고교의 수능 1·2등급 비율은 10.95%로 전교조 교사 수가 가장 적은 대전(9%) 5% 미만 학교 1·2등급 비율(7.08%)보다 훨씬 높았다. 이는 실제 수능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평준화 여부, 서울 강남·강북 등 지역 간 학력격차, 경제력 등의 요인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 단순 비교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05051822055&code=910402

 

여기에서도 상관관계와 인과관계 사이에서 방황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는 실제 수능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평준화 여부, 서울 강남·강북 등 지역 간 학력격차, 경제력 등의 요인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 단순 비교한 때문으로 풀이된다는 인과관계의 문제다. 그런데 위에서는 상관관계가 명확하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인과관계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해서 상관관계를 명확히 밝히지 못했다는 비판이 말이 되나? 인과관계를 밝히지 못해도 상관관계를 명확히 밝힐 수 있다. 만약 상관관계를 명확히 밝히지 못했다고 비판하고 싶으면 인과관계 문제를 따질 필요가 없다. 그냥 통계 분석을 제대로 했는지 여부만 따지면 된다.

 

전교조 가입율이 높은 지역에서 수능 성적이 더 높은 경우가 있다는 이야기를 아무리 해도 상관관계에 대한 반론이 될 수 없다. 이것은 남자보다 키가 큰 여자를 수십만 명 데리고 와도 남자가 평균적으로 여자보다 키가 크다는 명제에 대한 반론이 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얼핏 보면 그럴듯하지만 사실은 매우 저열한 눈속임이다. 전교조 교사 비율과 수능성적 사이의 상관관계와 수능성적이 높고 낮은 원인은 별개임에도 왜곡했기 때문이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419430.html

 

내가 덜 찾아 보아서 그런지 잘 모르겠지만 정두언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이야기했을 뿐이다. 물론 정두언은 인과관계를 암시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은근히 암시했다고 해서 왜곡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대중은 인과관계와 상관관계를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차근차근 설명하지는 못할망정 스스로 혼란에 빠져서 헛소리를 늘어놓는 진보 언론을 보니 한나라당이 괜히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2010-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