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는 아이언맨은 슈퍼맨이나 스파이더맨 처럼 "초인적 능력을 타고나거나 우연한 계기로 절대적 능력을 얻게 되는 기존 영화 속 영웅들과 달리 자신의 선택과 능력, 그리고 최첨단 테크놀로지를 통해 탄생한 슈퍼히어로 ‘아이언맨’! 하이테크 수트만 입으면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들 하지만,


그건 배급사에서 그냥 재미로 하는 말을 언론사 영화담당기자들이 따라 적으며 '우라까이'한 것이고,  아이언맨이 제시하는 영웅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파트너쉽'이다.



아이언맨2, 확대된 파트너쉽

전편에서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아이언맨을 만들어 낸 배경과 과학기술을 통한 아이언맨의 업그레이드를 주로 보여주면서 그의 비서 페퍼 포츠(기네스 펠트로)와의 파트너쉽을 곁들여 보여주었다면 아이언맨2 에서는 본격적으로 좀 더 확대된 파트너쉽을 보여준다. 블랙 위도우 나타샤 로마노프 (스칼렛 요한슨)와의 파트너쉽과  워머신 제임스 로드 (돈 치들)과의 파트너쉽이다.


토니 스타크가 아이언맨임을 밝히자 정부는 아이언맨 수트를 국가에 귀속시키라는 압력을 가하는데, 오랜 동료이자 군인인 제임스 로드는 상관의 명령을 거절할 수 없는 상황에서 토니 스타크와 갈등 구조를 형성했지만 결국엔 워머신 수트를 입고 아이언맨과의 파트너쉽으로 위플래쉬 이안 반코 (미키 루크)를 물리친다.


또 블랙 위도우 나타샤 로마노프는 토니 스타크와 페퍼 포츠가 가지지 못한 박학 다식함과 육탄 전투능력을 가지고  아이언맨의 새로운 비서로 활약하며 파트너쉽을 보여준다.  페퍼 포츠는 자신의 육체적 매력을 200%능가하는 육감적인 나타샤 로마노프를 경계하며 갈등을 보여주는 듯 했지만 나타샤 로마노프는 페퍼 포츠와도 파트너쉽을 맺으면서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를 음으로 양으로 돕는다.


한편, 러시아출신 과학자로서 아이언맨의 수트 기술을 공동 개발했지만 미국에서 추방당한 후 기술을 ‘스타크’ 가문에 빼앗겨 아무런 보상도 없이 쓸쓸히 돌아가신 아버지의 복수를 다짐해 온 이안 반코(미키 루크)는 아이언맨으로 인한 부와 명예를 독차지한 스타크 가문을 보면서 원한에 사로잡혀 스타크 가문을 몰락시키고자 한다.


철기시대 초창기 BC 10세기 경의 대장간을 연상케 하는 허름한 쪽방 작업실에서 고철덩어리를 가지고 직접 풀무질과 담금질을 해가면서 와신상담, 홀로 연구에 몰두한 결과 마침내 아이언맨 수트의 원천 기술인 아크원자로 개발에 성공한 이안 반코는 왠만한 철판떼기는 깨끗하게 잘라내는 강력한 무기를 장착했지만 많이 허술해보이는 위플래쉬 수트를 입고서 토니 스타크에 복수를 감행한다.

▲  대단한 이안 반코, 허름한 쪽방작업실에서 혼자 힘으로 아크원자로를 개발해냈다. 


자동차 경주 참가 중에 갑작스럽게 나타난 위플래쉬의 공격을 받고 거의 죽음에 이를뻔한 토니 스타크는 새롭게 개발한 휴대용 아이언맨 수트 덕분에 위기를 모면한다.   패배한  위플래쉬 이안 반코는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에게 성철스님이 법문 읊듯 "네가 진 것이다"라는 한마디를 뱉으며 토니 스타크에게 썩소를 날린다. 


"네가 진 것이다"   자신은 철기시대 초창기 BC10 세기경의 대장간을 연상케 하는 허름한 쪽방작업실에서 고철덩어리를 가지고 직접 풀무질과 담금질을 해가면서 위플래쉬를 개발했는데, 자신도 토니 스타크처럼 최첨단 하이테크 컴퓨팅 시설이 완벽하게 구비된 거대한 연구 개발실에서 막대한 자본과 파트너들을 가지고 위플래쉬를 제대로 개발했다면 아이언맨은 박살났다는 뜻이리라.

▲ 대단한 중국 노동자, 허름한 쪽방 작업실에서 혼자 힘으로 람보르기니를 만들어냈다. 최첨단 하이테크 컴퓨팅 시설이 완벽하게 구비된 거대한 연구 개발실에서 막대한 자본과 파트너들을 가지고 차를 만들어냈다면?       


감옥에 수감된 이안 반코는 토니 스타크를 파멸시키고 군수 사업을 독점하고자 하는 라이벌 군수업자인 저스틴 해머(샘 락웰)의 도움을 받아 탈출한다. 이안 반코는 토니 스타크의 파멸이라는 공동의 목적을 가진 저스틴 해머와의 파트너쉽을 통해 최첨단 하이테트 컴퓨팅 시설이 완벽하게 구비된 거대한 연구 개발실에서 막대한 자본을 가지고 아이언맨 드론 군단과 함께 업그레이드 위플래쉬를 만들어낸다.


이안 반코는 업그레이드 위플래쉬를 입고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와 워머신 제임스 로드를 2대 1로 상대하면서도 그들을 거의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뜨리지만  아이언맨과 워머신은 파트너쉽을 통해 업그레이드 위플래쉬를 물리친다.  패배한 업그레이드 위플래쉬 이안 반코는 이번에도 성철스팀이 법문 읊듯 "너희들이 진 것이다"라는 한 마디를 맽으며 썩소를 날린다.

▲ 영화의 하이라이트 부분.  아이언맨과 워머신이 파트너쉽을 발휘하여 업그레이드 위플래쉬를 물리친다



"너희들이 진 것이다" 비겁하게 2대 1로 싸우지 않고 1대 1로 맞짱 떴다면 아이언맨과 워머신은 박살났다는 뜻이리라.  업그레이드 위플래쉬가  이겼다고 할지 졌다고 할지는 관객의 세계관에 달렸다고 할 수 있겠다.아이언맨과 위플래쉬의 승패를 떠나서, 파트너쉽이라는 의미 깊은 화두는 영화 밖 우리들이 현실에서 매일 부닥치는 문제다.



삼성, 아이언맨 보고 좀 배워라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이 "앞으로 10년 뒤에는 삼성전자 제품이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다"고 성철스팀 법문 같은 말을 내뱉었다, 이건희 회장의 말은 "삼성은 앞으로 제품기업에서 솔루션기업으로 변신할 것이다"라는 그룹의 비전을 이야기 한 것인데 많은 사람들이 그 말을 이해못하고 있다. 한 언론사는 "삼성제품 없어질 수 있다는 말, 진실인가 엄살인가"라며 개념없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이건희 회장의 말이 나온지 얼마 안돼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삼성은 솔루션이 없다"고 트위터에서 삼성에 조언을 했다.  정용진 부회장의 이 말을 받아적은 한 언론사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삼성은 해법도 없이 경영한다"고 개념없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정용진 부회장이 말한 '솔루션'은 '해법'이라고 번역하면 안되는 경영 전문용어다. 


솔루션기업으로 변신하려면 수평적네트워크 내지 플랫폼리더쉽에 따르는 파트너쉽이 필수다.  대표적인 솔루션기업이 페이스북,  애플,  IBM이다.  그런데 수평적네트워크 또는 플랫폼상의 파트너쉽을 이끌어내고자하는 리더에게 필수로 요구되는 덕목이 '신뢰'다.  신뢰가 없으면 수평적네트워크나 플랫폼리더쉽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파트너들이 따라오지 않는데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IT가 모든 것을 아우르는 새로운 기업환경에서 애플 등 솔루션기업과의 플랫폼리더쉽 경쟁에서 이건희 회장이 10년 뒤엔 삼성이 제품기업에서 솔루션기업으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선언하고, 정용진 부회장도 덩달아 솔루션기업의 가치를 역설하고 있지만 과연 삼성이라는 문제적 기업이 솔루션기업의 필수 덕목인 신뢰를 얼마나 얻을 수 있을지,  신뢰를 얻기 위해 얼마나 자기 것을 내어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가 워머신 제임스 로드,   블랙 위도우 나타샤 로마노프,  그룹 CEO를 맡길만큼 믿을 수 있는 수석 비서 페퍼 포츠로 부터 받고 있는 상호 신뢰가 이안 반코와 저스틴 해머 사이에는 없었다.  둘 사이에 신뢰가 있었다면 위플래쉬 이안 반코가 저스틴 해머와 파트너쉽을 통해 아이언맨을 이길 수 있었을 것이다. 


아이언맨 시리즈, 오락영화라기 보다는 철학영화다
마블스 SF 영화는 오락영화가 아닌 철학영화로 관객에게 어필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형사정책 철학 영화인 배트맨시리즈는  '배트맨 비긴스'에서  "法이란 무엇인가?  응보형주의의 의의와 한계는 무엇인가?"라는, '배트맨 다크나이트'에서도 "악이란 무엇인가?" 라는 형사정책 철학의 난해한 주제를 시종일관 던지고 있다. 한국 관객들이 배트맨 시리즈를 혹평하는 까닭이 마블스 영화를 철학영화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언맨 시리즈 역시 '파트너쉽 이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문제를 제시하고 있는데, 아이언맨 영화에서 나오는 파트너쉽에 관한 여러가지 에피소드만 정리 해설해도 경제 경영 서적 한 권 이상 나올 정도다.  modularity, complementor, organizational structure 등등의 플랫폼리더쉽의 핵심개념이 영화 안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어 조직을 경영하는 사람이 주의해서 보면 큰 도움이 되는 영화다.


배트맨 시리즈가 마니아적이고 생소한 분야인 형사정책학의 주제를 다룬 것에 비해 아이언맨 시리즈는 좀 더 보편적인 정치 경제,  경영학상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따라서 관객들의 이해도도 좀 더 높아질 것이기에 배트맨 시리즈보다는 관객의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액션과 볼거리가 풍부해서 환불 이야기는 나오지 않을 것 같다. 


사족 :  가장 인상적인 장면 

▲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슬픈 독고다이 '위플래쉬' 이안반코.  아이언맨 화보 중에서 가장 인기 있다.

한편, 파트너쉽이라는 주제를 삐뚤하게 보면 이는 연줄과 빽의 문제로도 볼 수 있는데,  아무런 돈과 빽과 연줄도 없이 혼자 힘으로 잘난이들과 경쟁해야하는 극단의 신자유주의 사회에서는 아이언맨 보다는 억울하게 가진 것을 뺏겨야만 했던 위플래쉬에 자신의 감정이입을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아이언맨 화보에서 가장 인기높은 화보는 위플래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