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지옥 같은 계절학기도 끝나고.. 여행 일정이 시작되기 전 한 주 정도가 비는군요.
실로 오랜만에 부담없이 컴퓨터 앞에 앉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장은 공부할 것이 산더미같은 처지이기 때문에 뭔가 글을 쓰는 입장이 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만,
간간이 시간을 내서 자유게시판이라도 자주 올 수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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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제가 활동했던 모든 웹 커뮤니티를 통틀어 음악에 관련된 글을 쓰는 건 이번이 처음이군요.
심신이 온통 지친 상태라서.. 딱히 무슨 글을 쓰겠다고 생각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편하게 올릴 수 있는 컨텐츠를 찾다가 이것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곡은 노르웨이의 심포닉 블랙 메탈 밴드인 Enslavement of Beauty의 And still I wither입니다.
※ 메탈 계열의 저음으로 긁어대는 사운드(Growling)을 싫어하시는 분은 주의. 그저 소음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My mind is wrapped in winds of enslavement
"I'm sorry I blasphemed thy beloved kingdom"
With a kiss of grace thou besmear my soul
Nothingness can now be seen mirrored in my feeble eyes

내 가슴은 굴종의 기류에 감겨 들었다네
"내가 그대의 사랑스런 왕국을 모욕해 버렸군요, 안됐지만…"
우아한 키스로 그대가 나의 영혼을 더럽혔으니
나의 희미한 시계에는 어떠한 빛도 가 닿을 수 없으리

This is the coldest hell...

이 곳이야말로 가장 차디찬 지옥…

So now I experience a void I know so well
A song of emptiness are fed again
Thorns arise with the breeze of cold insanity
I am alive but yet so dead

이것은, 바로 언제나처럼 익숙한 공허
텅 빈 노랫소리가 또다시 메아리치고
차디찬 광기 어린 부드러운 숨결로부터 가시들이 피어오르는구나
나는 살아 있지만 ㅡ 하여 이미 여기서 죽었지

So fucking dead...

그렇지, 빌어먹을,  죽어 버렸다네…
(여기서 다시 처음으로, 그리고 This is the coldest hell... 이후 바로 다음 부분으로)

Written in blood over a wasteland of bones
Reflected upon a frozen horizon
Sinister and terminal this hope of desolation
With a whiff of desecration and hate

뼛더미들만 펼쳐진 황무지 위로 피로써 써내리니
얼어붙은 지평선 너머로 반사되어 가네,
신성 모독과 증오의 연기가 자욱하게 드리운
불길하고 가망 없는, 이 황량한 희망만이

So let my burned out mind fall dead to the ground
And rape my soul with a demoniacal smile
Stab these thorns deeper into my heart
And free me from these depressive thoughts

그러니, 내 불타 버린 가슴조차 바닥에 쓰러뜨리고 도려내 주오
저 악마적인 미소로 내 영혼을 능욕해 줘,
이 가시들을, 내 가슴에 좀더 깊숙이 찔러 넣어 주오!
그리하여 이 절망스런 오뇌에서 나를 해방시켜 주시오…

Cleanse me...
Cleanse me...

정화해 줘…
정화해 줘…

Ah...

아아…

This is the coldest hell...

이 곳이야말로 가장 차디찬 지옥이리…

=


제가 원체 사람 목소리를 싫어하는 이상한 성격이라;
완전히 기악으로 된 곡이 아니면 거의 메탈 스타일의 곡만 듣게 되는군요.
메탈이야 뭐 요즘에는 꽤 일반화되었다고는 해도, 아직도 많이 마이너한 스타일이지요.
요즘에는 인더스트리얼이나 그라인드코어 쪽도 조금씩 건드리고는 있습니다만… 
주 취향으로는, 고딕이나 블랙 메탈 중에서 밝은 선율이 거의 없는 곡을 선호합니다.
심포닉이나 바로크 쪽도 가끔 듣지요. 쓰래쉬는 별로였고…

이 그룹(Enslavement of Beauty)의 곡은,
다른 메탈과 비교해 보면 선율이나 음악성은 평균적인 수준(혹은 그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만,
가사가 비교적 좋아서 가끔 듣는 편입니다.
그룹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성적인 퇴폐가 주요한 테마로 사용되고 있지요.
위의 곡을 나쁘지 않게 들으셨다면,
같은 밴드의 <The fall and rise of vitality>, <The poem of dark subconscious desire>도 추천합니다.

좀 듣기 쉬우면서 음악성도 탄탄한 곡을 원하신다면,
Lacrimas Profundere의 <A fairy's breath>와 <Black swans>, <Adorer and somebody>를 추천합니다.
중학생 때부터 좋아하던 독일 밴드 Lacrimas Profundere가 요즘에는 상업적 노선으로 선회해서,
듣기 쉬운 곡들만 발표하는 게 아쉬워 죽겠네요.. 흑흑.

Sicut erat in principio, et nunc, et semper,
et in saecula saeculor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