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빠라는 비속어로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 유시민을 열렬하게 따르며 묻지마 지지를 보내는 사람들이다. 그들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관찰하면, 아마도 87년 이후 우리 사회가 애써 키워낸 민주공화국의 훌륭한 시민들이라는 호의적인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 뜯어보면 대부분 진보적인 가치관을 가졌으며, 한국 사회의 개혁에 대한 열망도 매우 높다. 그동안 한국 사회의 고질병이라는 냉전적 반공주의와 명령식 군사문화같은 부정적 유산들로부터도 많이 벗어나 있다. 자유나 평등같은 민주적 가치관에도 투철해보이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에도 쉽게 분노할 줄 하는 그런 사람들이다. 아마도 대단히 선진적이고 진보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살면서 주변으로부터 존경을 받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런데 당황스러운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그들의 이중성이다. 다양한 의견이 존중되는 사회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여주다가도, 느닷없이 자신과 조금이라도 다른 정치적 의견에 대해서는 격렬한 증오를 드러내며 공격하는 모습이 바로 그런 것이다. 그런 증오는 대상을 가리지도 않고, 구태여 숨기지도 않는다. 한나라당 지지자처럼 보수적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은 물론이고, 같은 진영에 있는 비슷한 사람들에게도 조그만 차이를 부각시켜 항복할때까지 집요한 공격을 멈추지 않는다. 현대 민주사회에서 절대 수용되어서는 안되는 것이 바로 자신들의 행동처럼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적대시하는 것임을 까마득히 잊고 있다는 것일까? 

최근 민주당 백원우의원에 대한 그들의 물어뜯기를 보면서, 섬뜩함을 느꼈다. 백원우가 누구인가? 그들이 지존으로 떠받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식때 이명박에게 삿대질 한번 했다는 이유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이다. 가히 친노의 행동대장이라는 호칭이 어울릴만한 사람일텐데, 그러나 현재 백원우라는 이름은 그들에게 배신자와 동의어가 되어 버렸다. 이유는 한가지밖에 없다. 감히 유시민에게 저항했다는 것이다. 백원우뿐인가? 전방위로 펼쳐진 그들의 그물에 걸려들면 그 댓가는 재앙과도 같다. 그러므로 그 개미떼들 앞에서 누구든 무사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유시민이 요구하는대로 따르던가 아니면 맞서서 적이 되든가.

나는 궁금하다. 왜 선진적인 의식을 보여주던 그들이 이렇게 무지막지한 정치깡패들이 되고 유시민의 정치적 홍위병들이 되었을까?  아무리 진보개혁주의자들이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자들이고, 그 변화에 대한 견해가 달라 분열이 불가피하다 할지라도, 그들의 행동은 쉽게 이해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쉽게 연예인을 응원하는 오빠부대같은 열렬한 팬심이라고 치부하고 싶지만, 아무리 그 팬심이 강하다 해도 본인들이 보유한 민주적인 가치관조차 송두리채 팽개치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일까? 

그럼 그들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유시민을 따라다니며 걸기적거리는 모든 사람들을 들쥐처럼 물어뜯는 행동을 납득하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냥 애초부터 저급한 또라이들이라서 그럴까? 그렇게 치부하고 관심을 끊으면야 편하겠지만, 그들이 갖고 있는 정치적 자산은 너무나 화려하고 고급스럽다. 군사 문화? 비슷하긴 하지만 그 역시 아니다. 그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바로 명령에 절대 복종한다는 그 군사 문화가 아닌가? 

그런데 나는 그들의 그런 모습이 왠지 낯설지가 않다. 견해가 다르면 그 즉시 적대시하면서 공격하는 그들의 모습을 어디서 봤을까? 맞다. 80년대 한국의 진보진영에서 너무나 쉽게 접하던 모습. 바로 스탈린주의 문화다. 가장 옳다고 생각되거나 진리라고 여겨지는 어떤 것을 받아들인 다음, 그것과 차이를 보이는 모든 것들을 척결의 대상으로 삼는 문화. 교의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즉시 수정주의 개량주의로 낙인찍어 불구대천지 원수로 삼는 문화가 바로 그것이다. 스탈린주의 자체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그 저렴한 문화와 방식만은 아직도 굳건히 남아버린 것이다. 자신과 다른 모든 사람들을 난닝구와 배신자로 낙인 찍어 원수와도 같은 증오를 드러내는, 그 완벽한 교조주의를 이것 말고 달리 이해할 방법이 있는가?

견해가 달라 치열하게 논쟁을 벌이더라도, 끝까지 그 존중은 놓치지않고 늘 배려하는 문화는 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유시민은 뛰쳐나가 자신을 키워준 정당을 한나라당보다 더 증오하며 총구를 돌리고, 그 지지자들은 그가 지목하는 방향을 따라 화살을 날려대는 모습. 그들은 정확히 스탈린주의가 낳은 사생아들이다. 

절대로 용납해서는 안되는 민주사회의 공적이 있다. 바로 그들처럼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타인들을 적으로 삼는 자들이다. 이 원칙에는 타협이 있을 수 없다. 유시민 지지자들이 제아무리 선진적이고 진보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들은 그 누구보다 우리 사회에 해로운 존재들이다. 진보개혁진영의 이익보다 더 소중한 우리 사회 전체의 건강함을 지키기 위해서 이제 우리가 그들을 몰아내야만 한다. 그들은 민주사회의 공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