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재보선 이후 대략 석달이 지났다. 요즘이야 미디어법 강행처리다, 민주당 총사퇴니 아주 깝깝하지만. 왜 또 재보선 이야기냐고 따질 수도 있지만, 내가 원래 선거 분석을 좋아한다. 바람계곡 님께서 아크로에 글 좀 올려보라고 옆구리를 찌르신 탓도 있고. 이 문제가 최근 Skynet 블로그에서 벌어진 논의와도 관련이 없는 게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그런 고로,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좀 더 다듬어서 올리도록 하겠다.

그 당시에는 우리 모두 기뻤었다. 그렇지 않은가? 민주당은 전통적인 텃밭 수도권과, 새로운 텃밭 충북에서 이겼고, 한나라당은 경주에서 친박 무소속에게 발렸다. 진보 진영은 울산 북구 단일화에 성공했고, 조승수는 진보신당의 국회의원으로 당당히 국회에 입성했다. 그 전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서는 추억의 '나폴X온 브이'(6450\)로 축배를 들었으되, 4.29 재보선에서는 아껴둔 '마X앙' 샴페인(8500\)으로 자축했다. 우왕ㅋ굳ㅋ

 취기와 들뜬 기분도 가라앉고, 샴페인도 냉장고 깊숙히 모셔두었다. 이제 냉정하게 선거 분석을 해보자. 글 제목대로, 울산 북구에서의 승리를 말이다. 흠, 뭐가 기묘하냐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조승수가 잘나서, 진보진영의 단일화쇼 때문에 그런거라고? 흠, 글쎄올시다.... 물론 진보진영 단일후보를 믿지 못한 것은 아니다. 다만 압승이 어려우리라 판단한 것 뿐이다.

오, 오해하지마. 따.... 딱히 당신이라서 믿은 건 아냐!
 (오해를 피하기 위해 말씀드리자면, 본인은 진보후보 단일화 이후 후원금을 냈다. 짤방을 만들어주신 curtis님께 감사)

 지난 2006 지방선거가 끝나고, 민주노동당이 울산에서 박살나자, 진보 진영 내부에서는 온갖 비관적인 분석이 쏟아져나왔다.
 
레이버투데이
 "그들"은 선거에서 왜 졌을까?
 선거에 진 게 아니라 세상에 졌다
민중의 소리
진보정치 1번지, 울산북구는 지금
시사인
노동정치 1번지에 노동자는 없다
한겨레
 민노당이라 하믄 학을 띤다카이
 울산, 더 이상 '노동운동의 메카' 아니다

 그리고, 이는 18대 총선에서의 굴욕으로 이어진다.
 한나라당 윤두환 후보 24,135표(46.2%) - 당선
 민주노동당 이영희 후보 16,621표(31.8%)
 친박연대 최윤주 후보 10,977표 (21.0%)

 '진보정치 1번지'에서 한나라당에게 당연히 밀리고, 친박 후보에게 표를 깎아먹히는 굴욕이라니.

 울산 북구에서 진보 정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요소들을 대강 정리해보자.
 1) 지방정치에서 '여당'이었던 민주노동당의 실정
 2) 재개발 붐으로 인한 아파트 가격 폭등 -> 영남인구 유입과 현대차 노조원들의 중산층화 및 보수화 원인
 3) 정규직 중심의 노조와 진보 정당에 대한 비정규직과 하청업체 노동자의 반감
 4) 원래 보수적이고 '귀족노조'에 반감을 갖고 있는 자영업자들

 이러한 이유로, 여론조사는 괜찮게 나왔어도 진보 진영이 누구로 단일화하건 큰 표 차이로 이기지는 못할 거라는 관측이 우세했고, 최악의 경우 단일화를 해도 질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본인도 거기에 동의했는데.....
울산광역시북구선거인수투표수한나라당
박대동
진보신당
조승수
무소속
김수헌




무효투표수기권수개표율


116,36854,37821,313
(41.37)
25,346
(49.20)
4,848
(9.41)




51,5072,87161,990100.00

우왕ㅋ굳ㅋ

 대략 4000표(8%)가 넘는 차이로 이겨버렸네? 친박 후보도 표가 반토막나고? 이 정도면 압승이잖아? 그런데, 사실 이게 다가 아니다.

 울산 북구 지도.
 (울산 북구는 8개의 동으로 나뉜다. 농소1동, 농소2동, 농소3동, 강동동, 송정동, 효문동, 양정동, 염포동)

 선거 직전, 한나라당은 음식물쓰레기 처리장 문제로 넘어간 농소1동, 농소2동, 농소3동, 농촌에 가깝고 보수적인 강동동, 효문동과 송정동에서 우위를 장담했다. 진보 진영의 전통적 텃밭이었던 양정동과 염포동은 재개발 지역과, 현대차 정규직 노조에 반감을 가진 비정규직과 하청업체 직원들이 사는 곳으로 나뉘었다. 양정동과 염포동에 살던 현대차 정규직들 일부는 교육환경이 좋고 집값도 비싼 남구로 떠나버렸다. 농소동 일대의 한나라당 지지도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으로 인한 집값 하락 우려 탓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효문동과 송정동에도 삐까번쩍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그렇게 알려져 있었다.

 그리고 이 기사를 보라.
 1) 한나라당은 8개 동 중 3개 동(농소1동, 농소2동, 강동동) 에서만 승리. 조승수는 나머지 5개 동에서 모두 이김.
 2) 열세 지역 농소1동과 2동에서 한나라당 후보와 근소한 격차.
 3) 젊은 유권자들이 많은 아파트 지역 농소1동 제3투표소에서 승리.
 4) 텃밭 양정동과 염포동에서는 더블스코어로 압승.
 5) 열세지역 혹은 접전지역인 송정동과 효문동에서 승리, 특히 아파트 지역에서 승리. 

 지방 정치에서 진보 정당의 실정은? 아파트 열풍으로 인한 유권자의 중산층화-보수화는? 비정규직과 하청업체 직원들의 노조와 진보 정당에 대한 반감은? 남구 등으로 빠져나간 현대차 노조원들은? 새로 유입된 보수적인 영남 인구는? 원래 보수적인 자영업자들은?

아아, 정치 몰라효 -_-;;;;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