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는 생각을 있는가?

 

컴퓨터는 생각을 할 수 있는가? 사칙 연산이야 초창기부터 인간보다 훨씬 더 잘했다. 1997년에 Deep Blue라는 컴퓨터가 체스 세계 챔피언을 꺾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런 수준에서 컴퓨터가 생각을 할 줄 안다는 점은 명백하다.

http://en.wikipedia.org/wiki/Deep_Blue_(chess_computer)

 

여전히 현재의 컴퓨터는 다섯 살짜리가 하는 말조차 제대로 알아 먹지 못한다. 단순한 작업이야 인간보다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하게 하지만 언어 인식, 시각, 작곡과 같은 일은 극히 초보적인 수준에서 인간을 흉내 낼 뿐이다. 말을 못 알아듣기 때문에 소설 창작, 과학 연구 등을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이런 면에서 아직 컴퓨터는 인간 근처에도 오지 못했다.

 

컴퓨터가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인간만큼 생각할 수 있는 컴퓨터를 만드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아직 컴퓨터를 본격적으로 만든 지가 100년도 안 되었기 때문에 지금 상태를 보고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어떤 사람들은 인간만큼 작곡하고, 그림을 그리고, 과학을 연구하고, 수학을 연구하고, 철학을 연구하고, 소설을 쓰고, 시를 쓰고, 도덕적 판단을 하고, 미를 평가하는 컴퓨터를 만드는 것이 영원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초를 치고 있다. 컴퓨터가 발달하면 지금보다는 똑똑해지겠지만 결코 인간의 수준에는 이를 수 없다는 것이다.

 

 

 

 

 

신학적 입장과 이원론

 

종교인들은 인간의 영혼은 신이 주신 것이며 물리 법칙을 초월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물리 법칙에 종속된 컴퓨터가 인간을 깊은 수준에서 흉내 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신학적 논거를 들이대지 않는 사람들 중에도 비슷한 주장을 하는 경우가 있다. Noam Chomsky의 언어학이 엉터리라고 비판하는 Geoffrey Sampson의 『The Language Instinct Debate(2005, 개정판)』에서는 노골적으로 이원론을 옹호하고 있다. Sampson은 데카르트의 이원론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에 따르면 뇌에서 물리 법칙에 따라 일어나는 일만으로는 인간의 정신을 모두 설명할 수 없다. 물질 세계를 초월한 영혼의 세계가 있기 때문이란다.

 

학계에서는 신학과 이원론이 사실상 추방되었다. 신학적 주장과 Sampson 같은 사람들의 이원론이 대중 사이에서는 인기를 끌고 있지만 학계에서는 소수파일 뿐이며 경멸을 받는 경우가 많다.

 

 

 

 

 

Turing 입장: 컴퓨터는 결국 인간만큼 똑똑해질 것이다

 

Alan Turing을 비롯한 온갖 분야의 학자들이 결국 컴퓨터가 인간만큼 똑똑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인공 지능 연구자, 컴퓨터 과학으로부터 영감을 얻어서 탄생했다고 볼 수도 있는 인지 심리학 연구자, 인지 심리학을 진화 생물학과 결합했다고 볼 수 있는 (좁은 의미의) 진화 심리학 연구자들이 이런 입장이다. 물론 인공 지능 연구자, 인지 심리학자, 진화 심리학자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Turing의 입장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인간의 뇌가 튜링 기계(Turing machine)와 똑 같이 생겼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인간의 기억 장치가 무한히 긴 테이프라고 믿는 바보는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뇌가 어떤 본질적인 측면에서 튜링 기계와 비슷하다고 보거나, 인간의 사고 과정을 튜링 기계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고 본다.

 

나는 이런 입장을 지지한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결국 모든 지적인 측면에서 천재적인 인간도 뛰어넘는 컴퓨터가 탄생할 것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어떻게 보면 이것은 인간의 지능을 깔보는 것 같아 보인다. 인간의 지능이라는 것이 전자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을 만큼 하찮단 말인가? 하지만 다른 면에서 보면 이것은 인간 지능에 대한 찬양이다. 인간은, 적어도 천재들의 과학기술 공동체는, 이런 엄청난 과업을 완수할 수 있을 만큼 똑똑한 것이다.

 

나는 이전에 오델로(othello, reversi, 오목과는 상당히 다른 보드 게임)를 두는 프로그램을 만든 적이 있는데 나는 그 프로그램을 잘 이기지 못했다. 이 프로그램을 만든 후 나는 나의 오델로 실력 때문에 좌절하기보다는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어낸 프로그래밍 실력 때문에 약간은 우쭐해졌다.

http://en.wikipedia.org/wiki/Reversi

 

 

 

 

 

Roger Penrose: 괴델의 정리 때문에 컴퓨터는 인간이 없다

 

저명한 물리학자 Roger Penrose는 이 문제와 관련하여 두 권의 책을 썼다. 두 번째 책은 첫 번째 책의 후속편이라고 한다.

 

『황제의 새마음(The Emperor's New Mind: Concerning Computers, Minds, and the Laws of Physics, 1989)

Shadows of the Mind: A Search for the Missing Science of Consciousness(1994)

 

나는 이 두 권의 책을 읽어 보지 않았다. 괴델의 불완전성의 정리와 양자 역학을 넘나드는 책이라고 한다. Penrose는 괴델의 불완전성의 정리에서 출발하여 인간이 튜링 기계가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인간의 뇌가 양자 역학적인 어떤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괴델의 불완전성의 정리도 양자 역학도 엄청나게 어렵기 때문에 그의 주장을 제대로 이해하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 같다.

 

http://en.wikipedia.org/wiki/Shadows_of_the_Mind Penrose에 대한 비판과 그에 대한 응답이 소개되어 있는데 링크가 안 열리는 것이 많다. 그래서 아래의 사이트들을 찾아냈다.

 

Penrose is Wrong, Drew McDermott

http://www.calculemus.org/MathUniversalis/NS/10/09mcdermott.html

 

Minds, Machines, And Mathematics: A Review of Shadows of the Mind by Roger Penrose, David J. Chalmers

http://www.calculemus.org/MathUniversalis/NS/10/03chalmers.html

 

A Refutation of Penrose's Godelian Case Against Artifcial Intelligence, Selmer Bringsjord & Hong Xiao

http://www.rpi.edu/~faheyj2/SB/SELPAP/PENROSE/pen.sel8.pdf

 

Penroses Godelian argument, Solomon Feferman

http://citeseerx.ist.psu.edu/viewdoc/download?doi=10.1.1.130.7027&rep=rep1&type=pdf

 

Beyond the Doubting of a Shadow: A Reply to Commentaries on Shadows of the Mind, Roger Penrose

http://www.calculemus.org/MathUniversalis/NS/10/01penrose.html

 

이 중에 「Penrose is Wrong」를 읽고 있는데 이 글 역시 엄청 어렵다. 제대로 이해가 안 되기 때문에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없지만 내 느낌으로는 Penrose에 대한 통렬한 비판인 것 같다.

 

 

 

 

 

Jerry Fodor: 인지 심리학계의 거물이 계산론의 한계를 지적하다

 

Jerry Fodor는 『The Mind Doesnt Work That Way: The Scope and Limits of Computational Psychology(2000)』에서 Steven Pinker의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과학이 발견한 인간 마음의 작동 원리와 진화심리학의 관점(How the Mind Works, 1997)』를 비판한다.

 

The Mind Doesnt Work That Way』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지만 핵심 테마 중 하나는 인간에게는 튜링 기계를 뛰어 넘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이다. FodorPenrose처럼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를 끌어들이는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둘의 결론은 상당히 비슷하다.

 

나는 이 책을 읽다가 포기했는데 그 이유는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Alan TuringNoam Chomsky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어야 이 책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Pinker는 「So How Does the Mind Work?」에서 Fodor의 비판을 반박했다.

http://pinker.wjh.harvard.edu/articles/papers/So_How_Does_The_Mind_Work.pdf

 

 

 

 

 

맺음말

 

컴퓨터가 얼마나 똑똑해질 수 있는지는 상당히 흥미를 끄는 문제다. 하지만 나에게는 단지 그런 흥미만 걸려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마음의 계산 이론(computational theory of mind)에 바탕을 둔 (좁은 의미의) 진화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다. 만약 PenroseFodor의 주장이 옳다면 진화 심리학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지도 모른다. 신학이나 이원론에 바탕을 둔 입장은 무시할 생각이다.

 

PenroseFodor와는 다른 측면에서 접근하여 컴퓨터가 인간의 지능을 따라올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한 사람들이 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이 문제를 좀 더 쉽게 다룬 책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PenroseFodor는 적어도 나에게는 많이 어려워 보인다.

 

 

 

 

 

2010-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