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

6.2 지방선거는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중요하지 않은 선거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정치적, 사회적 상황들을 종합하여 볼 때, 특히 '진보' 진영에게 있어서 다가올 지방 선거는 진보의 실존을 좌우 할 만큼 영향력이 있다하겠다. 우선 지난 두 번의 큰 선거에서 참패한 진보진영으로서는 그 때의 패배를 만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대선과 총선에서의 참패를 통해 실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진보 진영으로서 이번 지방선거는 한국 정치 영역에서 진보의 마지막 기회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절박하다. 이번 선거에서 까지 진보가 상당한 영향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진보'의 수권능력에 대한 시민들의 회의가 강해질 것 이고, 이는 민심이 진보를 떠나 수권 가능성 높은 중도 혹은 우파 정치세력으로 편입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이번 지방선거는 87년 헌법 이후 범야, 민주세력의 대연합이라는 이름으로 치루어지는 최초의 선거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선거를 앞두고 여러 형태의 합종연횡이 있었지만, 범야, 민주, 복지라는 이름으로 한국 거의 모든 '진보'를 포괄 만한 연랍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 민주대연합의 득표는 곧 진보에 대한 한국 시민의 실체적 지지를 의미한다. 결국 이번 선거에서 진보가 스스로의 시민적 기반을 증명해내지 못한다면 향후 정치구조에서 소외 될 가능성이 매우 커보인다.

이러한 지방선거의 중요성 속에서 필자는 이른바 격전지에서의 선거 결과가 이번 선거의 승패를 판가름해내는데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현실적으로 진보진영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수치상의 승리를 거두기는 어려워보인다. 이명박정권의 지지율이 안정세를 띄고 있는데다가 거시경제 지표에 있어서도 '성장' 의 흔적이 보이기 때문이다. 즉 여당에 입장에서는 격전지의 승리를 비롯한 지방선거에서의 압승이 필요하고, 진보진영은 격전지에서의 승리를 통한 거점 확보가 이번 지방 선거에서의 핵심과제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중요지역 후보들의 성향과 그 공약을 분석하고 비교해보는 일은 매우 의미있는 작업이 될 것 이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은 필자는 어느 당에 적을 두고 있는 정치인도 아니며 그렇다고 경제나 행정학 분야에서 실력있는 전문가도 아니다. 그래서 분석의 틀이나 방법은 지극히 개인적인 방법론이고 그 내용 또한 편향적이고 부실할 수 있다. 다만 '보통' 시민 의 입장에서 느껴지는 주요 후보들의 공약과 성향에 대한 일차적인 감정들과 분석을 정리해보고 싶었다.

자료들은 '보통 시민'의 입장에서 접할 수 있는 온라인 상의 문서와 후보들의 홈페이지를 기반을 하였으며, 필요하다면 영상매체를 통한 후보들의 발언과 토론을 참고하였다. 각각 후보에 대해서 들어가는 말을 통해 후보 출마에 대한 정치공학적 의미와 쟁점적 상황에서의 각 후보개인이 지니는 의미를 검토할 것이다. 그 후에 후보가 내세운 특정 공약에 대해 공약을 제시하게된 문제의식과 공약을 통한 문제의 해결 방향에 대해 분석하는 식으로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다.


한나라당 서울 시장 후보 원희룡 의원에 대한 분석.

1. 들어가며

서울 시장 선거에서의 핵심적인 쟁점 중 하나는 누가 한나라당 후보로 나오느냐 하는 점이다. 청계천-광화문광장으로 이어지는 서울 시장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이어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한나라당 후보는 그 자체로 승리 가능성이 높다 할 수 있다. 이에 소장파이면서 무상급식에 대한 찬성을 주장하며 야심차게 서울 시장 후보 출마를 선언한 원희룡 후보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생각된다. 자료는 원희룡 의원 개인 홈페이지에서 서울시장 후보 출마와 관련된 발제문을 주로 하였다.

2. 핵심적 쟁점.
 1) 철도 지중화 
   철도 지중화란 지상에 나와있는 철길을 지하화하겠다는 것이다. 철도 지중화에 대한 기조 발제문에서 원 후보는 '산업화와 개발의 상징' 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이에 대한 어느 정도의 거리감을 표현했다. 이는 여당의 주류 세력(필자의 매우 편향적인 추측의 의하면) 박근혜를 비롯한 개발독재 세력에 대한 차별성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겠다. 또한 '저탄소녹색성장' 이라는 정부의 기조 속에서 철도 지중화를 이루어내겠다고 표현한 점에서는 이명박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지지를 강화하려 했던 김문수 지사의 행보와는 다른 모습을 여겨진다.

  원 후보는 지상화된 철도로 인해 도시 분할이 생기고 이는 지역의 양분으로 이어져 공동체와 상권을 붕괴하고 지역의 소통이 단절되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사람. 커뮤니티, 소통' 과 같은 표현들을 통해 기존 보수 세력과는 다른 화법을 보이고 있다. 또한 다른 후보들이 철도 지중화 문제를 긴급한 현안으로서 인식하고 있지 않은 것에 비해 원 후보는 이를 매우 긴급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무상급식과 더불어 다른 후보들과 경쟁할 만한 핵심적인 이슈로서 철도 지중화 카드를 선택한 것이라 볼 수 있겠다. 

 구체적인 정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상술되어 있지 않지만 '과감한 민자 유치' 라는 표현을 통해 철도 지중화 사업의 전반적인 방향은 짐작하여 볼 수 있겠다.

 

 2) 일어서 프로젝트 (일자리가 어마어마한 서울을 만들자ㅎㅎ라네요)

이 프로젝트는 서울시의 일자리와 관련 된 공약이다. 투자와 고용, 소득 향상의 선순화 구조가 붕괴되어 있는 상황에서의 양극화를 매우 긴급한 문제로 인식하고 여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거기에 더해 원 후보는 희망 근로와 공공 근로에 대해서는 철저히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일회적이며 구직알선에 불과한 이 제도들은 전시성 행정에 불과하다고 못 박아두고 있다.

 일어서 프로젝트의 구성은 크게 4가지로 보인다. 첫째는 가젤형 기업의 창업지원이다. 가젤형 기업이란 매출액 혹은 근로자의 수가 3년 동안 20% 이상 증가한 기업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것만 갖고는 대기업의 횡포에 놀아나는 영세 중소기업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이나 청년 벤쳐의 육성과 같은 구체적인 정책 모습을 이끌어 낼 수 는 없을 듯 하다. 또한 가젤형 기업의 창업을 지원한다는 것이 과연 실제적으로 가능할 것인가 하는 것도 의심스럽다. 지금 있는 가젤형 기업이야 지원하면 그만이지만 가젤형 기업이 될 가능성은 어떻게 판단하여 그 창업을 지원한다는 것이지 매우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후보들이 으레 내놓는 기업 지원 전략과의 차별화를 원한다면 구체적인 기준이나, 헤택의 대상에 대한 설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사회적 기업의 육성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무상급식' 과 사회적 기업을 연계하고 있다는 점이다. 원 후보가 제시한 무상급식은 학교 직영이 아닌 서울시 직영 급식을 의미한다. 따라서 서울시 직영 무상급식이 실시될 경우 10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원 후보는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원 후보의 공약은 여당의 후보와 원 후보를 구별짓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될 듯 하며, 한나라당 서울 시장 경선에서 원 후보의 성격이 규정될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 하겠다.

그 밖에도 전문직 퇴역자와 예비 창업자를 연결하는 멘토링과 마이크로 엔젤이라는 시민기금을 조성하는 등의 독특한 정책들이 제시되고 있다. 다만 그 방법론이나, 구체적인 형태에 대해 상세히 나와있지 않아 정치공학적 변수로서의 가치는 떨어진다 할 수 있겠다.

 

 3) 1조원의 보육 예산 확보

원 후보는 2300년에 지구상에 한국이 없을 것이라는 도전적인 태도를 바탕으로 저출산이라는 신사회적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저출산의 핵심적인 원인 '보육' 이라고 정의한다. 거기에 더해 현재 서울시의 정책인 서울형 어린이집의 한계에 대해서도 강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민간보육 시설의 업그레이드를 주 목적으로 해야 할 정책에서 국공립 보육시설이 34%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 시설 개선비가 현판, 간판 교체를 위해 대부분 쓰였다는 점, 추가납부 명목으로 오히려 보육비가 증가했다는 점을 들어 서울형 어린이집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원후보는 어부바 (어린와 부모가 바라는 보육정책ㅎㅎㅎ)프로젝트를 제시하고 있다. 보육서비스를 국가에서 제공하는 공보육으로 책임지겠다는 것이 핵심인데. 이는 보편주의적 복지국가인 북유럽 국가들의 가치관과 일부 흡사하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게다가 2015년 출산율 2.0이라는 구체적인 목표까지 제시하면서 이 문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을 하나 씩 살펴보면 우선 공보육 시설을 늘려 전체의 30%를 공보유기설로 채우겠다고 하고 있다. 초등학교 병설과 민간 보육 시설의 흡수를 통해 매년 300개 씩의 설립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조금 무모한 수치처럼 보이긴 하지만 보육예산을 1조원으로 늘리겠다는 큰 틀에서 생각해 볼 때 불가능한 수치는 아닐 거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거기에 양육 수당의 범위를 확대하고 지원액도 늘리겠다는 것이 원후보의 주장이다. 이 또한 원 후보의 특성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지점인데, 현재 정권에서 양육 수당과 같은 저출산 관련 지원을 대폭 삭감한것과는 대조적으로 이 부분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을 늘리겠다는 의지로 여당 여타 후보와의 차이가 드러난다. 마지막은 산모건강회복 지원시스템이다. 이른바 산후돌보미제도라는 것인데, 이는 산후관리 시설을 국가에서 운영하는 핀란드의 제도와 굉장히 흡사하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감히 예측해보건데, 원 후보가 이번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핀란드에 대해 다각적인 분석을 했을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4) 무상급식

여러 사회적 이슈로 인해 조금은 그 중요성이 약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무상급식은 이번 지방선거의 핵심 쟁점이다. 그리고 여기에 찬성하는 여당의 후보의 존재는 선거의 판도를 좌우할 만 하다. 원 후보는 저소득층 등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한 보호정책 뿐 아니라 중산층의 계층 이탈을 방지하고 안정화 시킬 수 있는 정책적 안전망의 하나로 무상급식을 보고 있다. 중산층의 이탈 방지라는 표현을 통해 원 후보가 보편주의적 복지 정책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복지' 를 기본적 '인권' 의 개념으로 보기 보단 사회적 안정을 위한 수단으로서 보는 측면이 강하다는 점에서 보편주의적 복지와는 맥락이 조금은 다르다 하겠다.

무상급식의 효과로 원 후보는 세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하나는 급식비 부담을 해소하여 학부모의 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또한 저소득 가정 일부를 선정할 때 발생하는 위화감과 낙인효과등 비교육적 효과를 줄일 수 있다는 의견도 보여주고 있다. 또한 학교장에게 모든 책임이 전가되는 학교직영제의 문제를 해소하여 선생님들은 교육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주장도 보인다. 그리고 서울시 직영 급식을 통해 아이들에게 건강한 식단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보고있다.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면 무상급식에 찬성하는 진보세력의 의견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저소득층에 대한 위화감이나 '건강식단'이라는 생태적 용어에 까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을 보면 적어도 무상급식이라는 사안에서만 보면 원후보는 최소한 중도 좌파적 위치에 있지 않나 생각한다. 다만 복지를 기본적 권리로 보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만 약간의 보수성을 띌 뿐 서울시 직영으로 급식을 제공하겠다는 주장과 같은 부분에서는 오히려 좌파적 성향이 발견된다.

그리고 원 후보는 예산문제와 관련해서는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21조가 넘는 서울시 예산에서 1900억 짜리 무상급식 제도는 단지 의지의 문제일 뿐이라는 것이 그의 태도이다. 즉 보도블럭 교체 비용을 줄이면 무상급식 할 수 있다는 것이 원후보의 의견이다. 게다가 이와 관련해 광화문 광장을 명시적으로 비판하므로써 오 시장과도 일정 부분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3. 끝내며

 

원 후보의 공약을 읽고 판단하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이 사람 한나라당 맞나?' 하는 것이다. 한나라당에 대한 개인적인 호불호를 떠나 당의 기조나 당론이라는 게 뚜렷한 한국 정치 구조에서 이렇게 반골의 기질을 갖고도 한나라당에 살아 남아 있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현실적으로 원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할 확률은 높지 않아 보인다. 서울시장 선거의 흐름 자체가 한명숙 무죄 판결과 관련해 한명숙 대 오세훈의 구조로 넘어갔고, 무상급식 문제도 조금은 뜸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무상급식이라는 핵심적 쟁점으로 주도권을 잡으려 했던 원 후보의 전략도 크게 효과를 볼 것 같진 않기 때문이다. 다만 원 후보가 서울 시장 경선에 나가는 것 자체는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공약은 거기서 거기인 두 세명의 후보가 나와 이름값 경쟁을 하는 다른 지역 경선과는 다르게 이는 분명히 다른 공약을 갖고 있는 후보들 간의 싸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공공근로와 광화문 광장으로 대표되는 오 시장과 무상급식, 공보육으로 상징되는 원 후보 간의 대결이 될 것 이다. 그리고 경선 결과에 따라 두 후보 중 승자가 패자의 정책을 겸허히 수용하는 모습을 기대할 수 도 있을 것이기에, 원 후보의 출마는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고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