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이 글은 메인게시판의 글 '동남아시아 문학과 경어에 관한 잡담'을 약간 보충하는 글입니다. 또한 90년대 출생자이자 00년대 후반 학번인 제가 저의 입장에서 과거에 관해 말하는 글이기도 하고요. 앞의 글 1에서 저는 '전자는 아마 예전에 모종의 이유(...)로 많이 읽혔던 것 같고'라는 구절을 별 생각 없이 집어넣었는데, 이에 대해 굳이 해명이 필요하지는 않으리라 보지만 그냥 뜬금없이 생각이 나서요.
 


1.
왜 제가 이 글을 쓰는지 모르는 분이 혹시 계신다면, 아래 곡을 먼저 들어 보시지요.
(출처 - 플송plsong)

 
[1]
한 다발의 삐라와 신문/ 감추어진 가방을 메고
행운의 빛을 전하는 새처럼/ 잠든 사이공을 날아다닌다

복습은 끝나지도 않고/ 평온한 밤도 오지 않았다
내일도 수업시간에 잠이 오겠지/ 그러나 간다 내일도 내일도

죽음 넘어 뇌옥의 깊은 암흑의 벽에/ 흰 옷의 시를 쓴다
방울방울 흐르는 선혈 속에/ 이 흰 옷 언제까지나

[2]
어느날 사라진 내 모습/ 아버님의 슬픔과 눈물
사랑하는 사람을 뒤로한 채/ 그러나 슬피 울지 않는다

사랑과 신뢰로 이루어진 삶/ 조국과 동지와 연인에게
굳게 맺은 나의 언약은/ 생명 있는 한 변함이 없다

죽음 넘어 뇌옥의 깊은 암흑의 벽에/ 흰 옷의 시를 쓴다
방울방울 흐르는 선혈 속에/ 이 흰 옷 언제까지나


2.
제가 위 책을 처음 접한 것은 동남아시아 문학 중 번역된 것이 뭐 없을까 기웃거리다 얼떨결에였습니다. 그때는 그냥 표지 이쁘다고 생각하며 집어들었죠. 그런데 읽을수록 좀 당혹스러운 겁니다. 번역 문제인지는 모르지만 문체는 그다지 좋게 평가할 수 없었고―이건 뭐 큰 문제는 아닌데―, 무엇보다 내용에 전혀 공감할 수 없었기 때문에 문제가 되었습니다.

하다 못해, 이 책을 읽는 현대의 고등학생(혹은 여자 고등학생―주인공이 여성입니다―) 중에서 책의 내용에 감성적으로라도 공감할 수 있는 경우가 몇이나 될까요. 이제 나는 혁명의 딸, 동방의 에밀리아 플라테, 이런 식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경우가 얼마나 되겠느냐는 겁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책이니 역사 기록물로서의 가치는 있겠습니다만.. 뭐, 바리케이드 쌓고 전방에 나서서 노 파사란을 외칠 일 자체도 현대인들의 가능적 미래 속에는 별로 없을 테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피노키오님의 기본적인 기획은 몰라도 아이디어 자체에는 공감합니다. 다만, 그것만 따지자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라 굳이 코멘트할 필요가 없다는 게 문제죠.


3.
이전에 아주 짧은 기간 동안 이글루스를 열었던 때가 있었는데(저는 인터넷 활동을 잘 하지 않습니다), 그때 프로필에 썼던 짧은 글이 있었지요. 이 글로 닫겠습니다. 누군가는 쁘띠적(과연 이 용어를 오늘날까지 사용해야 합니까?)이라고 할지 모르겠군요..

따라서, 인간으로 남으려 노력하라. 그것이야말로 진정 본질적인 것이다 … 세계는 그 온갖 끔찍함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