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제목 거창하게 달았습니다. 걍 섹시하게 보일려고.^ ^

아무튼 하하하님의 아래 구절은 저에게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하하하님은 저같은 난닝구를 비판하려는 단순한 목적, 혹은 인상 때문에 쓰셨는지는 모르겠으나 전 그 이상의 어떤 함의를 찾을 수 있겠더라는 거죠.


"노무현의 정권재창출 실패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큰 사람일 수록 한나라당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관대하게 나온다는 것이다."

자...전 이 지적, 일정부분 사실일 거라 생각합니다. 최소한 절 보면 그렇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참여정부를 거치며 전 기존의 제 정치적 성향과 한나라당에 대한 입장을 비판 수정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노무현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의 사정은 다른가? 난닝구들보다 노빠들이 이명박을 더 미워하는가?
이것도 천만의 말씀입니다. 당장 조기숙은 노무현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정동영보다 이명박을 더 찍었다고 당당히 밝히지 않았습니까? 물론 전 설마 그렇게까지 그랬으랴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정동영 미운 나머지 이명박의 압승을 묵인한 채 문국현 빨아주기, 기권하기 등등을 하고 다녔던 노빠들이 있었다는 건 사실이죠. 

그러면 왜 그렇게 되었는가?

그 전에 약간 다른 이야기를 해보죠. 강준만은 분당을 들어 호남 사람에게 잔인한 선택을 강요하는 비도덕적 정치 행위라고 맹렬히 분노했죠. 솔직히 말해 전 당시 그 비판을 잘 이해못했습니다. 정당 정치의 원칙이나 내용이라면 모를까 어떤 점에서 잔인한 선택을 강요한다고 하는지는 와 닿지를 않더라는 겁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2&aid=0000007758

http://news.hankooki.com/ArticleView/ArticleView.php?url=opinion/200403/h2004031418404024390.htm&ver=v002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해하게 되더군요. 가령 열우당 창당 즈음 호남 사람들은 굉장히 복잡한 심정에 빠져들었을 것 같습니다.

호남의 몰표는 지역주의라는 열우당의 창당 명분을 보죠. 김대중도, 노무현에게도 호남은 몰표를 보냈습니다. 아마 그들이 몰표를 보냈을 땐 민주주의라든지, 대북 화해 혹은 호남 차별 해소와 같은 명분을 염두에 두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졸지에 지역주의적 행태라는 딱지를 안게 되었죠. 제가 호남 사람이라면 불쾌했을 겁니다.

예. 불쾌하면 지지 안하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하필이면 딱지 붙인 그 세력이 바로 자신들이 지지해서 수립한 정권이라는 겁니다!

이 상황에서 호남은 어떤 선택을 해도 자신들에 대한 비판을 인정하는 꼴이 됩니다. 

지역주의라 비판한 열우당을 지지하지 않는다 - 이 경우 지난 대선에 노무현에게 준 몰표가 잘못이라는 결론을 인정하는 꼴이 됩니다. 더 딜레마는 노무현에게 준 몰표가 지역주의였다는 도식을 증명하게 된다는 것이죠.

열우당을 지지한다 - 이러면 열우당의 호남 지역주의 비판을 자신들이 지지하는 꼴이 되죠.

즉, 어떻게 해도 지역주의란 굴레를 벗어날 수 없는 처지로 전락하게 되버린 겁니다. 그러니 잔인한 선택을 강요받은 꼴이죠. 

그 상황에서 돌파구는 '탄핵'이 만들어줬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그런 사소한 이유로 한나라당과 손잡고 탄핵할 수 있냐는 분노가 그 딜레마를 잠시 덮을 수 있게 해주었죠. 전 그래서 탄핵 당시 거세게 불었던 바람의 이면엔 이런 딜레마를 벗어나고 싶어하는 대중의 욕망이 깔려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열렬히 노무현을 지지한 자신의 선택이 오류였음을 인정하기 싫었던 많은 사람들에게 탄핵은 '그래도 노무현을 지지한게 옳았다'는 위안을 줄 수 잇었죠. 

이런 사정은 저를 비추어봐도 그렇습니다. 아직까지 한나라당을 지지한 적이 없고(커녕 철저히 미워했고) 노사모까지 했던 제가 당시 노무현을 비판하고 더 나아가 부정한다는건 저 자신에게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닙니다. 국회의원 선거나 보궐 선거 등에서 노무현 계열이 판판이 깨져 국정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꼴을 보고 싶지도 않죠. 그렇지만 분당등을 도저히 용인할 수 없을 때, 그렇지만 그래도 한나라당 계열이 승리하는 꼴은 막아야 되지 않냐란 딜레마는 저를 오랫동안 괴롭혔습니다.

아시다시피 탄핵은 열우당과 노무현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그렇지만... 딜레마는 잠시 은폐되었을 뿐,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아니 그 이후 점점 더 증폭되기 시작했죠. 열우당은 이후 유시민을 축으로 맹렬히 여타 정치 세력을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그러한 자기 파괴적 행태에 대해 비판할 때마다 노빠들은 절 이런 식으로 비난하더군요.

"한빠다~~~" "알바다~~" "한나라당보다 노무현을 더 미워하는 난닝구다~~~" ^ ^

그런데 이 방법은 난닝구 쪽에서 노빠를 비난할 때도 동일하게 사용됩니다. 대연정을 비롯해 유시민의 일련의 발언들에 대해 난닝구들은 똑같은 이유로 비난했죠. "호남과는 못해도 한나라당과는 손잡자는 거다~~" 그 결정판은 정동영이 출마햇을 때죠. 당장 이 곳의 노빠 한분은 정동영 같잖아서 이모씨를 지지했다고 밝히지 않았습니까? 조기숙은 노무현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이명박을 더 찍었다고 자랑하지 않았습니까?

예. 딜레마는 사라지는게 아니라 더 증폭되었죠. 

그 딜레마를 없애는 건 두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딜레마의 시작 분당을 무로 돌리는 것입니다. 안타깝지만 이건 이뤄지지 않았고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왜냐면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까요.

두번째는...개인적으로 해소하는 아주 간단한 방법입니다. 걍 한나라당도 지지할 수 있다고 정리하는 것입니다. 농담이 아닙니다. 이러면 열우당이든, 민주당이든, 한나라당이든 공평하게 원 오브 뎀이 되니까요. 더이상 맘에 안들지만 한나라당이 보기 싫어 눈물을 머금고 잔인한 선택을 강요받아야할 이유는 사라지는 겁니다. 절대로 롯데 껌을 사지 않겠다 결심했는데 해태 껌, 오리온 껌이 불량 식품을 내놓으면 괴롭죠. 이럴 때 좋으면 롯데 껌도 사겠다고 생각하면 아주 홀가분해집니다.

전 많은 사람들이 딜레마를 해소하기 위해 후자의 방법을 선택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후자의 방법을 선택하고 싶은 유혹은 열우당 계열에서 확실히 증폭시켰죠. 그들은 오만햇습니다. 아무리 우리가 빽바지 난닝구 싸워도 니들이 지금까지 부정해온 한나라당은 찍을 수 있어?라고 뻔뻔하게 나오더군요.

지난 대선을 보면, 그리고 지금까지도 노무현에 대한 지지율이 호남에서 제일 높은 거 보면 호남에선 그런 관성이 아직까진 살아있는 듯 합니다. 그렇지만 서울은 사정이 다르죠. 지금까지 디제이와 노무현을 찍어온 이유도, 경험도 호남과 다릅니다.

그러니 서울은 우르르 무너진 겁니다. 그렇게 우르르 무너지고 있는 와중에도 열우당은 집토끼(호남), 산토끼(영남) 소리나 해대고 있더군요. 서울 시민들은 착착 돌아설 마음의 준비를 끝낸 와중에도 친노들은 영남을 분열시켜야 대선 승리한다는 헛소리나 찍찍 해대고 있더군요. 참 같잖았습니다. 국민경선이란 이벤트면 사람들이 돌아올 것이라 떠들더니 추태만 연발하더군요.

흥분해서 글이 길어졌는데 그래서 딜레마에 빠지면 그 탈출구로 한나라당에 대한 태도가 바뀌는건 노빠나 난닝구나 비슷하게 나타나는 겁니다.

노짱님을 사랑하는데 노짱님이 미워하는 정동영을 찍을 수도 없고 그렇지만 한나라당을 찍을 수도 없고의 딜레마에서 많은 노빠들이 이회창이나 문국현으로 도피(딜레마의 완화)하거나 명박을 선택(딜레마 해소)했죠. 

나를 지역주의자라 매도하는 열우당을 찍을 수도 없는데 민주당을 찍다가 한나라당에 어부지리를 안겨줄 수도 없는 딜레마에서 많은 난닝구들이 민노당으로 도피하거나 숫제 한나라당을 선택함으로서 딜레마를 벗어났죠.

더구나 한번 선택하기가 어려울 뿐, 선택이란 행위가 이뤄지면 인식도 바뀝니다. 인식이 바뀌어 행동이 바뀌는게 아니라 행동이 바뀌면서 인식도 바뀌는 경우가 훨씬 더 일반적이니까요.(좋은 예가 디제이 연합 이후의 충청 표심입니다. 그때 제이피 때문에 처음으로 민주당 찍는다는 충청 유권자가 많았죠. 그런데 그렇게 한번 찍으니까 그 뒤부터 민주당은 찍을 수도 있는 정당으로 인식이 바뀐 겁니다. 그러니 습관이 중요하지요) 선택까진 아니더라도 딜레마를 맛보면 한나라당에 대한 생각도 바뀌기 마련입니다. 경선하며 온갖 추태를 보이는 이쪽 동네에 염증을 느끼는 상황에서 박근혜의 눈웃음 승복을 보면 새로움을 느끼기 마련이지요. 허구헌날 호남이 어떻네, 영남 후보가 나와야 되네 지역주의를 극복한다면서 편갈라 지역주의적 정치 공학에나 몰두하는 열우당에 염증을 느끼다 보면 분당의 '분'자도 나오지 않는 한나라당의 정당 문화가 더 우월함을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되지요.

더 중요한게 있습니다. 지지자들이 무조건 어느 당은 안되라는 태도를 보여주니 그걸 간파한 정치 세력은 그걸 믿고 허구헌날 지들끼리 쌈박질이나 하고 있더라는 거지요. 정당 정치의 기본은 까마득히 잊은 건 물론이고 심지어 국민은 20세기에 살고 있네, 국민이 미쳤네, 이따위 막말까지 서슴치 않고 하더라는 겁니다.

그러니 유권자로선 변화할 수 밖에요. 변화하지 않는다면 진짜로 오만한 정치 세력의 호구나 될테니까.

그러면 무엇이 문제일까요? 지들의 이익을 위해 지지자들에게 딜레마를 안겨주고 욕질까지 해댄 정치 세력이 잘못일까요, 아니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싸가지없는 정치세력을 응징한 유권자가 잘못일까요?

결론은 말하나 마나겠지요. 이는 제가 국개론 떠드는 새퀴들이야말로 후진 정치 분자라고 자신하는 이유의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