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기 조기숙 교수는 '전임 대통령의 뒤를 캐지 않아야 선진국'이란 명문을 남기셨습니다. 그 예로 독일의 콜 총리의 '불법 정치 자금 스캔달'을 들었지요. 전문은 아래 참조.

http://www.saramilbo.com/sub_read.html?uid=10201&section=sc1&section2=

그런데 그녀가 '불법정치자금'이라 명명한 그 사건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자세한 내용은 아래 참조.

http://www.mediamob.co.kr/dondog/frmListBlog.aspx

링크 건 글 다 읽을 시간이 없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1. 콜은 통독 당시 프랑스의 협조를 얻어내는 일환으로 구동독의 정유회사를 헐값에 매각했다.
2. 매각받은 프랑스 정유 회사는 콜에게 수수료(?)를 지급했다.
3. 콜은 그 수수료를 기민당 선거 자금으로 사용했다.
4. 이게 문제가 되서 조사해보니 과거 기민당이 터키, 스페인, 포르투갈의 민주화 세력에게 불법 정치 자금을 지원했던 사실까지 드러났다.
5. 이 사안을 뒤질경우 외교적 문제(프랑스 연루)가 발생한다. 
6. 그리하여 콜의 개인적 유용이 없다는 점을 들어 대략 벌금 때리고 끝냈다.
7. 결론적으로 이 사건은 불법 정치 자금이란 외양을 띤  '통치권적 차원의 사건'으로 간주됐다.
8. 그렇지만 어쨋든 스캔들은 스캔들인 바 기민당은 정치적으로 대가를 치렀다.

예. 조기숙이 전직 대통령의 비리는 덮는게 선진국이란 주장은 이렇게 실제와 많이 다릅니다. 간단히 콜과 노무현의 사례는 1)  노무현 주변이 받은 돈은 통치권적 차원의 결단이라 볼 소지가 전혀 없으며 2) 2. 그 사용 또한 개인적이었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차이를 갖고 있죠. 

이는 그동안 한국에서 정치 자금에 대한 평가나 처벌에서도 관행적으로 적용돼왔습니다. 불법 정치 자금을 받았더라도 개인적으로 유용했냐, 아니냐는 '어차피 불법인데 똑같다'라고 말할 수 있는게 아닙니다. 후자는 정상 참작의 여지가 있는 반면 전자는 파렴치범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콜 총리 사례는 무엇과 비슷한가?

바로 대북 송금과 비슷합니다.

우선 통치권적 차원인가 아닌가가 쟁점이라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당시 강금실 장관이 반대했던 논리도 바로 이 점이었죠.
두번째로 까발릴 경우 외교적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당시 특검이 박지원의 개인 비리를 증명하려 혈안이 됐던 겁니다. 만약 개인 비리가 밝혀지지 않으면 대북 송금 문제는 통치권적 차원만 남기 때문이죠. 물론 박지원은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박지원의 무죄 판결이 나면서 대북 특검의 정당성은 벼량 끝으로 몰렸죠. 그래서 노빠들이 최근까지 무죄 판결 받은 박지원을 난닝구라 칭하며 그토록 미워했겠죠. 노짱님의 정치적 결단을 위기로 몰아버렸으니까요. 어쩌면 박지원이 무죄판결 받지 않았더라면 덜 미워하지 않았을까란 상상을 가끔 해봅니다만.

즉, 조기숙과 친노는 노짱님의 개인적 비리 문제는 통치권적 차원으로 이해하라고 요구하고 반면 남들의 통치권적 차원의 사안은 개인비리처럼 몰아 비난하고 자빠지고 계신다는 겁니다. 

우리 노짱님 옹호하고 사랑하는 건 좋은데 개념 좀 탑재하고 그럽시다. 아니면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인정하고 주장하든지요.

하기야, 노짱님과 차별화한 정동영이 쾌심해서 이명박을 더 찍었다고 자랑하는 집단에게 기대 자체가 낭비라는 생각도 듭니다만.

ps - 조기숙이 예로 든 외국의 사례들 모두 어처구니가 없네요. 워터게이트는 불법 도청과 은폐가 문제였지, 닉슨이나 그 주변의 돈 문제가 아닙니다. 억지로 꿰어 맞추자면 노무현이 노건평의 비리에 책임지고 하야한뒤 그 뒤 정부가 사면해야 한다 정도 되겠죠. 이란 콘트라 게이트 또한 CIA의 불법 공작 자금 조성이 문제였지, 레이건 개인의 비리와는 상관없습니다.

이 외에도 조기숙 글 보면 개념 자체가 엉망이예요. 위에 링크 건 글도 보면 참여정부 당시 검찰은 이명박을 철저히 수사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합니다. 참여정부는  정치 보복을 하지 않았다는 자화자찬이죠. 그런데 뒤에선 미래의 권력에겐 너그러웠다며 검찰을 비난합니다. 뭡니까?  

조기숙도 정치쪽을 기웃거리기 전까진 꽤 괜찮은 소장학자였다는데요. 어쩌다 저렇게 망가진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