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기억으로는 팩트가 이렇습니다. 

현대가 북한에 4억5천만달러를 송금하겠다고 비밀리에 요청했을 때, 김대중정부는 안기부 계좌를 통해서(?) 송금할 수 있도록 편의를 봐 주었다.

이것이 정당한 계약이라면 공개적으로 송금했어도 될 것 같은데, 노태우가 러시아와 수교하면서 30억달러를 차관으로 제공했지만 아무도 문제삼지 않았듯이, 현대는 비공개로 송금했습니다. 

비공개였다는 점 때문에 의혹은 여러 갈래로 나뉘어졌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의 댓가였다는 의혹, 노벨상을 받고 싶어서 남북정상회담을 열고 싶어했다는 의혹, 정몽헌은 명의만 빌려주었다가 자살하게 되었다는 의혹, ........

김대중정부에서 이 의혹이 제기되었을 때 솔직하게 모든 것을 시인하고, 목적을 거론하여 국민의 용서를 요청했다면 어땠을까요? 김대중 대통령이 과연 그리 했던가요? 아닙니다. 선거를 앞두고 이런 의혹이 제기되자 진실을 고백하기는 커녕 수사를 무마하느라 바빴던 걸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고양 선생이 지은 [호설암]이라는 소설에 보면, 화불단행(禍不單行)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가끔 이 말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사건이 일어나고, 저는 그 때마다 이 한자성어에 대해서 찬탄하게 됩니다. 대북송금과 대북송금특검과 지지자 이탈과 아크로의 논란을 보면, 딱 맞아떨어지지요. 

'김대중죽이기'라는 말에서 보듯이, 김대중은 억울한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김대중지지자들로서는 정말 가슴 아프고 억울한 일입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노무현에게 김대중의 잘못을 뒤집어씌우는 꼴을 보면 참 황당합니다. 왜 그들은 김대중에 대해서는 비난하지 않는 것이며, 왜 김대중이 잘못한 것을 특검이 수사하는 것을 노무현이 거부해야 하는 것일까요? 죄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는데, 수사하지 말아야 한단 말입니까? 

노무현이 잘못한 것이 있다면, 여러분은 자유롭게 비판하고 비난하세요. 그러나 노무현의 몫이 아닌 것을 노무현의 머리 위에 뒤집어씌우지는 말아주십시오. 저는 그것이 상식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