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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어느 분은 이어지는 글에서 장차 이 강고한 영남 기득권의 틀을 어떻게 깨뜨릴 것인지 그 방법론이 전개될 것이라고 기대하시는 듯 한데 대단히 죄송한 이야기지만 천만의 말씀... 나는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사실 그거야 정치인의 일이지만 그런 능력을 가진 정치인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노무현이 무덤에서 깨어난다 해도 어림없을 텐데 하물며  다른 사람들이야... 다만 이곳에도 가끔 글을 올리는 김대호 소장님의 경우 몇 가지 시도를 하신다고 들었고 거기 찬물을 끼얹을 생각은 없다.

말이 나온 김에 댓글들에 대해 조금 언급하고 넘어가겠다. (다는 못한다) "호남은 영남을 제외한 다른 지역과의 연합으로 충분히 집권할 수 있다" 뭐... 그렇다면 다행스런 일이고 하루빨리 연합을 추진하기 바란다. 친노들처럼 지나친 지분을 요구하지 않는 맘씨좋은 파트너를 구하는 게 급선무일텐데 도대체 있기는 있는 것인가? 우선 지금 세상에 지역연합을 통한 집권을 꿈꾼다는 것 자체가 좀 시대착오적이라는 감이 없지 않다. 전에 어디서 봤던가... 어떤 호남분이 쓴 글에서 "호남은 집권을 포기하고 최대한 자기 이익에 충실해야 한다. 그것만 포기하면 인구 30% 정도로 대한민국 최대 이익집단의 역할을 할 수 있다"라는 글도 있었는데... 뭐 그것도 한가지 방법은 될 수 있을 것 같다. 문제는 전에 유시민이 제출한 '게임의 법칙'에서 김대중은 가망이 없으니 제3후보 (조순이건 아니건)를 내세우고 뒤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라는 주장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그게 좀 애매해진다는 점이다.

"영호남 인구만 보지 말고 수도권의 투표경향 변화를 보라" 이게 내 논리의 약한 고리라는 점은 인정한다. ^^ㄱ 분명 수도권 투표 경향은 달라졌는데 나는 그 정확한 이유를 모르겠다. 물론 가설이야 몇 가지 제시할 수 있을 것이고 실제로 제시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행정수도 이전 때문에 집값이 떨어질까 두려워했다는 것이 가장 유력한 이유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잘못알고 있는 것인가? 아무튼 현명한 서울시민들이 노무현의 더러운 실체를 제일 먼저 깨닫고 '덜 부패한' 한나라당 지지로 돌아섰다는 해설은 가설 중에서도 상당히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처럼 들린다.

각설하고... ^^ 제목에 어울리게 변명이나 좀 해볼까? (당연히 이는 내 개인적 의견에 불과하다)
 
노무현의 가치와 철학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 우선 답은 모른다. 그보다 그런 게 필요한지부터 의문이다. 뭐 집권자가 거창한 세계관이나 철학이 있다는 게 그 자체로 나쁠 거야 없겠지만 그보다는 수없이 많은 현안들을 그때그때 적절히 처리하는 능력이 훨씬 더 중요한 게 아닐까? 내 생각에 역대 대통령 중에 "당신의 가치와 철학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자신있게 대답을 할만한 사람은 오직 김대중이 있을 뿐인데 그조차도 정치생활 초반부터 그걸 만들고 시작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럼 왜 국참당 게시판에 이러니저러니 하는 말을 나열했느냐... 홍보란 원래 그런 것이다. ^^

일부 분들이 만악의 근원이라고 주장하는 대북송금특검 문제... 전에 댓글에서도 얘기했지만 당시 정권 초기였으니 어느 쪽으로부터도 욕을 먹고 싶지 않았을 것인데다가 국회 과반수 의원이 서명한 법안이 제출되었는데 다짜고짜 거부권을 행사하면 독단적이라는 비난은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어쩌면 이 법안을 받아줄 경우 한나라당이 자신을 좋게 평가해 줄지도 모른다는 순진한 생각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사실 높은 자리에 오른 사람이 자신의 출신 배경에 대해 일종의 '배신'을 때리는 것은 흔한 일이다. 하다못해 지금의 국회의장도 미디어법안 통과시 한나라당이 요구한 직권상정을 거부해서 조중동으로부터 무지 비난을 받은 적이 있지 않았던가? 그중에서도 압권은 탄핵 후의 김원기 국회의장이었을 것이다. 4대 법안 처리시 국참당이 과반 의석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이 반대하며 몸싸움 좀 거니까 그냥 못하겠다고 자빠져 버렸던 것이다. (당시 천정배 의원이 직권상정 및 국회 경위 투입을 요구하자 "가만히 지둘려!"하고 호통을 치던 광경은 생생하다) 가까이는 추미애의 노동법 개정안 통과를 들 수도 있겠지. 사실 나도 특검법 통과시킨 게 잘했다는 건 아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게 더 나았겠지. 다만 그게 처음부터 무슨 악의가 있어서 그랬다는 증거는 없다는 이야기다.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어 처음 한 짓은 김영삼을 찾아가 소중하고 간직하고 있던 영삼시계를 보여주며 공손히 세배를 드린 것이었으며 이 점에 대해서도 그는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사실 그가 영호남 지역차별 및 갈등에 대해 특별한 철학이나 해결방안이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 다만 한 가지 알 필요가 있는데 노태우 대통령 시절 3당 합당 이전의 4당체제 즉 여소야대 시절에는 김대중이 제1야당의 총재직을 맡았으며 어떤 사람은 그가 정치적으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라고도 말한다. 내 생각에도 당시 여소야대 시절은 정치적으로 거의 완벽한 민주주의가 이루어졌으며 지역차별도 거의 없었던 시기였고 호남인들도 여기 대해 큰 불만은 없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아마도 노무현의 목표는 이 4당체제의 복원이었던 것 같다. 경남과 경북을 분리하여 한나라당의 지지세력을 대구경북 일대로 제한시키는 것... 당시로서 그리 나쁜 전략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이 점에 있어서 김영삼의 지원은 그에게  절대로 필요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민주당과 자신을 분리시키려는 시도도 이해될 수 있는 면이 있다. 물론 흘러간 물이 물레방아를 다시 돌리지는 못한다는 점을 알지 못했다는 점의 그의 실책이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 이것도 결국 사후의 비판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분당은 합쳐도 이기기 어려운 적을 앞에 두고 부족한 힘을 또다시 나누었다는 점에서 변명할 여지가 거의 없는 것이 확실하다. 문제는 그의 역할이 여기서 얼마나 되느냐, 또 당시의 친노파 정치인들이 모두 분당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그의 선택의 여지가 얼마나 있었느냐 하는 것이다. 김대호 소장님 말마따나 "하자는 동력이 강한 상황에서 그것을 하지 않는 것도 모험이다. 세상의 결정은 모험 아닌 것이 없고 세상의 행위는 실험 아닌 것이 없다". 더구나 막판에 친노들보고 하루빨리 나가라며 당내에서 깽판을 벌였던 '난닝구' 패거리들이 지금 와서 분당이 제일 가는 잘못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좀 억울한 감이 없지 않다. (난닝구의 의미가 좀 다르기는 하지만... ^^)

그외에 노무현의 실정 내지 막말이라고 하는 사례들이라는 것은 전에 묘익천님의 말도 있었지만 대부분 '그냥 에피소드적인 사건들의 집적'에 불과하다. 아니, 대통령이 허리 구부정하게 하고 호주머니에 손좀 넣는다고 해서 (그조차 사진조작이었지만) 나라가 망하기라도 한단 말인가?  정운찬에 대해서 안좋은 소리 할 때는 나도 불만이었지만 얼마 전 현정권에서 총리가 된 후에 하도 삽질이 심해서 오히려 이사람이 혜안이 있었던 거 아닌가 싶을 지경이다. 다만 고건에 대해서 한 말은 별로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가 대통령에게 심한 소리를 들을 만큼 잘못이 있었던 것 같지 않으니까... 지난번에 말했듯이 이사람은 자신이 밉다고 보는 사람에게는 말을 참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주적과 일단 협력할 상대를 구분하는 것은 정치에서 기본 중 기본인데도...

잘나가는 집에서는 가족들이 웬만한 일에는 다 합심하게 되고 망해가는 집에선 별 일 아닌 것으로도 큰 싸움이 벌어진다. 참아야 할만큼 그곳에서 얻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막판에 천신정과의 결별은 망해가는 집의 사례를 하나 더 보여준 것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보기에 그가 받는 큰 비난은 정권재창출에 실패한 것, 즉 한나라당에게 정권을 넘긴 것이다. 만일 그에게 선택의 여지가 있었다는 가정하에, 즉 그가 하기에 따라서는 민주당 후보의 재집권이 가능했다는 전제하에 말해보자. 이 비난은 한나라당을 나라망칠 세력이라고 보는, 즉 민주당만이 살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주장할 때에만 정당성이 있다. 한나라당 지지자가 이런 말을 한다는 건 그 자체가 모순이며 그렇지 않더라도 이 집단의 집권에 대해 위기감이 없다면 비난의 여지도 크게 줄어든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노무현의 정권재창출 실패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큰 사람일 수록 한나라당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관대하게 나온다는 것이다.

전에 크레테님이 올린 수치자료에 따르면 노무현 정권 때의 국정운영에 그리 심한 잘못은 없었던 듯 하지만 나는 여기 대해서 판단할 능력도 관심도 없다.

별 내용도 없는 글 끝내기 전에 과연 노무현을 미워하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한번 생각해 봤다. 우선 한나라당 지지자들, 이들에 대해선 더 말할 필요도 없겠지. (그래서 안하겠다 ^^) 당연하게도 이들 눈에는 김대중과 노무현이 완전히 똑 같은 놈들이다. 아마 이들중에 그들의 이념은 고사하고 한 일이나 성격을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냥 둘다 좌빨 개XX들이니까 잘 죽었다는 것 뿐이다. 다음으로 잘 알려진 난닝구들… 전에는 이들에 대해 어떻게 평가를 해야 할지 좀 혼란스러웠는데 얼마 전 남프라는 곳에서 노무현에서 호의적인 발언을 한 김대중까지 싸잡아서 욕을 하는 것을 보고 이들이 정작 호남과는 별 연관이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렇지 않다면 아직까지 노빠들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곳이 호남이라는 사실을 설명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운동권 계열은 당연히 NL과 PD 계열로 나뉜다. 전에 어느 분 말대로 NL은 사람은 좋은 것 같은데 참 답답하게도 말이 안 통하고 PD는 머리는 빨빨하게 잘 돌아가는 듯 한데 말하는 태도가 참 싸가지가 없다. 사실 노무현이 살아있을 때에는 노빠들이 NL과는 비교적 사이가 좋은 편이었는데 PD들 하고는 정말 무지하게 싸워댔다. 특히 진중권과 한윤형… 아주 노무현을 못잡아먹어서 안달이었지. 김선일이 죽었을 때는 아예 살인자 취급을 해 대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노무현이 죽고 나서는 PD들이 그에 대해서 상당히 예의를 갖춰 대하고 있는 반면 오히려 NL들이 대추리 등에서의 강경진압을 빌미삼아 그를 비난하고 있다 (사실 인터넷에 대추리 진압 장면 등 혐짤을 주로 올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냥 쥐빠들로 간주하고는 있다)

결론적으로 노무현이 대통령까지 되었던 것은 한국 정치사에서 여러모로 좋은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런 점에서 나는 그가 정치에 참여했던 것을 잘 된 일로 본다. 그 이유는 - 아주 솔직하게 말하자면 - 그가 한 정치적 실험보다 그의 개인적 생명이 더 소중하게 생각될 정도로 그에 대한 애정이 크지는 않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