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들르는 민노씨네 블로그에 갔다가 이 글을 보고(http://minoci.net/1088) 적어보는 이야기...
 
민주노동당 혹은 진보신당 쪽 지지자분과 가끔 이야기하다보면...
이분들이 민주당, 국참 지지자들이 '분당'이나 '탄핵'만치 싫어하는 하나의 단어와 조우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비지'...

뭐... 콩까다 남은 그거든, 비판적 지지의 약자든... 그 단어를 싫어하는 그분들의 심정은 이해못할바는 아니다.
생각해보라... 대선만 해도 벌써 그 '비지'로 인해 무려 10년 이상을 자기가 뽑고 싶은 사람도 못 뽑고...
울며겨자먹기로 김대중, 노무현, 정동영(?) 뽑아줘야 했다...

그리고 그렇게 울며 뽑아 준 양반들이 그들의 요구에 부합이라도 했으면 억울하지는 않지...
김대중이야 이인제와 김종필의 합작덕에 그쪽 지분 신경도 써줘야 해서 화끈하게 밀어붙여줄순 없었다고 쳐도...
정몽준도 떨궈낸 노무현은 흔히 하는 말로 '좌회전 깜빡이 넣고 우회전'하는 모습으로 화끈하게 뒤통수 맞았단 감정이 사무치니...

또다시 '비판적 지지'하자는 말이 나올때 그 쪽 지지자들의 표정이 어떨지는 뭐 눈에 불을 보듯 뻔한 노릇이다...

각설하고...
민노씨는 이렇게 말한다.
"본질을 지적해보자. 선거라는 것, 투표라는 것은 자신의 정치적 소신으로 자신이 판단하는 최선을 뽑는 무겁고, 냉정한 행위가 되어야 한다. 누가 더 밉기 때문에 내가 지지하는 누군가를 누락시키는 행위가 선거의 우선적 고려가 되어서는 안된다. 지금 당장의 선거공학적 계산보다 더 중요한 건 내가 왜 그 후보를 지지하는지, 혹은 내가 왜 그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지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다. 지금 당장의 여론 지지율, 인지도라는 그 허망한 숫자놀음으로 내 판단을 그 숫자에 성급하게 의탁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 선거는 민노씨 지적대로 '자신의 정치적 소신으로 자신이 판단하는 최선을 뽑는 무겁고, 냉정한 행위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최선을 다해 준비한 우리의 후보가 그 뜻을 펼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그 허망한 숫자놀음'의 결과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거악은 10년간의 무능의 탓이든 좌깜박이 우회전의 탓이든 간에 여전히 거악이고... 지금 중요한 것은 그 '거대악'을 이기는게 우선이다. 물론 그 생각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바꿔나가려는 몸부림에 대해서까지 '정몽주 꼬시는 이성계(?; 이방원이겠지..)의 하여가 타령'으로 치부하는 것은 비지에 그간 데인 상처를 감안해도 지나치지 않은가?

똑같은 민주당 지지자들이어도 골수 난닝구와 빽바지들한테 과거 분당과, 탄핵의 상처를 잊고 다시 같이 시작해보자는 말을 꺼내기도 쉽지 않은데... 10몇년간의 비지찌게에 입맛 질린 사람들한테, 비지를 계속 권하는 것도 온당하지는 않아서 더 말은 안하련다. 그런데... "비지 먹어줬더니 나중에 뒷통수 치더란 말" 보다 좀 더 건설적인 대안이나 역제안이 민노당이나 진보신당에서 그간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한가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비판적 지지를 한쪽에서 강권하던 동안 민노당이나 진보신당에서 그 강권에 대해 대처한 건 내가 기억하는 한 딱 두 가지였다. '비지 찬성' or '비지 거절'

왜 그들은 딜을 할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아니 하더라도 왜? 울산이나 일부지역구 주고받기 방법외에 다른 방법을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비판적 지지에 대한 고민 이전에, 비판적 지지를 놓고 확실한 계약서를 써나가는 방법을 쓰는것도 분명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서... 이를테면 비판적 지지를 요구하는 쪽에 역으로 이렇게 제의를 할 수도 있지 않은가?
'좋아 이번에 비판적 지지하고 당신네 당 대선후보 아무개를 밀어주겠다. 근데 비지에 대한 조건으로, 향후 행정부가 추진할 수 있는 어떤 플랜에 꼭 우리가 요구하는 X Plan을 하겠다는 것을 약속해라'
'비판적 지지하겠다. 단 우리가 비판적지지를 하는대신, 국회에서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같이 도입하겠다는 것을 약속해라'

꼭 특정 지역에서의 후보단일화만이 딜의 방법은 아니다. 더더군다나 '허망한 숫자놀음'보다 '더 나은 무엇을 추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진보정당에게... 정책연대 혹은 정책과 특정 지역 출마 사이의 이종 빅딜은 '후보 대 후보'의 1차원적 빅딜 보다는 시선 집중도에 있어서나 주도권 확보 측면에 있어서나 더 나을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물론 이렇게 합의까지 해놓은 상태에서 만일 상대가 약속 파기해버리면 그건 뭐... 할말 없게 되는 상황이 되겠지만... 그래도 아무 거래조건도 안 달고, 구두약속만 막연히 믿고 비지해줬다가, 나중에 벙어리 냉가슴 앓는것보단 낫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