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형...안타깝죠. 안타깝지만 슬프지도 않아요.

조순형. 저 국회의원 감으론 지금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뭐 요즘은 맛이 갔죠.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봐선 괜찮아요.

이 사람, 일단 깨끗합니다. 제가 알기로 대한민국에서 조순형보다 깨끗한 정치인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미스터 클린. 그 별명 진짜로 압니다. 노무현도 조순형과 비교하면- 대통령 되기 이전부터 - 게임 안될 겁니다.

그리고 독립적이예요. 아마 조순형만큼 디제이에게 쓴소리 한 정치인도 없을 겁니다. 허구헌날 잔소리했죠. 상록수님은 대북 특검놓고 난닝구와 연결하던데 그거 조순형의 캐릭터 알면 사정이 달라질 겁니다. 조순형은 불법이다, 그러면 무조건 걸고 넘어졌어요. 그렇지만 대북 특검은 북법이다 아니다와 아울러 통치권적 행위다라는게 쟁점이엇어요. 조순형은 전자만 주목했지, 후자는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혹은 이해안하는 인간이었죠.

친노분들껜 죄송하지만 노무현이 갖고 있는 클린, 독립, 이거 모두 조순형과 비교하면 게임도 안되요.

그런데 그러면 조순형은 어쩌다 저렇게 되버렸나.


예. 제 주제로 말씀드리자면 그게 자기 그릇을 벗어난 자리를 갖게 되는 순간 주어진 운명입니다.



디제이 당시엔 저도 조순형보면서 안타까와하고 디제이 욕도 했어요. 디제이 쫀쫄하다. 조순형 참 좋은 인간인데 디제이가 쫀쫄해서 저렇게 자리를 안주네. 허참.


그런데 나중에 탄핵과 기타 등등 보니까 그게 아니더라는 거예요. 조순형은 기본적으로 '독립적인 국가기관 국회의원'으로선 좋은 인간이지만 '다수의 이해와 힘을 분배하는' 지도자로선 영 아니더라는 거지요.

그게 걍 아니냐면 오죽 좋겠습니까만 문제는 결정적인 순간 결정적인 민주당의 수장을 맡으니 결정적인 사고를 친거지요.



지금도 조순형의 논리는 다 맞습니다. 대표적으로 탄핵 보세요. 법적으로 다 맞잖아요?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성을 일깨웠잖아요?

문제는 조순형의 테두리에서만 맞다는 겁니다.




자.... 조순형을 미워하는 노빠 여러분. 같은 논리를 한번 노무현에게 들이대보세요.

노무현은 상대적으로 깨끗했다, 법적으론 문제없다, 그도 선의로 하려 했다...조순형은 노무현보다 훨씬 더 깨끗했고 법적으론 훨씬 더 문제가 없었고 선의...장난 아니었죠.

이렇게 희한할 정도로 비슷할 겁니다. 물론 노무현은 조순형보다는 훨씬 더 큰 그릇이예요. 문제는 그가 맡은 자리도 조순형보다 훨씬 더 컸다는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