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zard Ernst & Simon Singh가 쓴 『Trick or Treatment: The Undeniable Facts about Alternative Medicine』 중 67~68, 87~88쪽을 참조하라.

 

 

 

잘 설계된 대규모 침술 임상 시험들의 결과에 따르면 경락 이론에 따른 진짜 침술과 경락 이론을 무시하는 가짜 침술(침을 얕게 놓거나 경혈이 아닌 곳에 놓기)의 치료 효과는 별 차이가 없다.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거나 나타나더라도 미미한 수준이다.

 

가짜 침술이 이상적인 플라시보에 얼마나 가까운지(가짜 침술에 본유적인 치료 효과가 없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과학적으로 확실히 규명되지 않았다.

 

만약 가짜 침술이 이상적인 플라시보라고 가정한다면 다음과 같은 결론에 이를 수 있다.

 

We have already seen that the placebo effect can be a very powerful and positive influence in healthcare, and acupuncture seems to be very good at eliciting a placebo response.

(87)

 

More pills, branding, past experience, and high price increase the effect of placebo pills. Injection and acupuncture have larger effect than pills.

http://en.wikipedia.org/wiki/Placebo

 

침술은 큰 플라시보 효과를 이끌어내는 재주가 있다.

 

 

 

침술에 대한 임상 시험들을 분석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한 가지 면에서는 일치하는 것 같다. 침술을 받으면 상당히 큰 효과를 본다. 특히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침술에 회의적인 사람들은 그 상당히 큰 효과가 순전히 플라시보 효과 덕분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침술 옹호론자들은 플라시보 효과인지 여부에 관심이 없거나, 플라시보 효과를 뛰어넘는 진짜 치료 효과가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나는 침술의 효과가 몽땅 플라시보 효과일 것이라는 추측에 어느 정도 끌리기는 하지만 여전히 “기존 임상 시험의 가짜 침술이 이상적인 플라시보인가?”라는 의문은 유효하다고 본다. 망원경 침(telescopic needle)과 같이 이상적인 플라시보에 더 가까운 가짜 침술을 이용한 임상 시험이 대규모로 이루어질 때까지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이 내 입장이다.

 

 

 

침술이 수천 년 동안 이어졌으며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리는 것은 상당히 큰 증상 완화 효과 때문이기도 한 듯하다.

 

과학으로 무장한 의사들은 플라시보 효과에 불과하다면 (야전 병원에서 진통제가 부족할 때처럼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해당 치료법을 과감히 버린다. 반면 많은 환자들은 치료를 받아서 통증과 같은 증상의 완화를 경험한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그리고 많은 침술사들이 그런 환자들의 만족하는 반응을 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Edzard Ernst & Simon Singh는 침술이 플라시보 효과를 잘 이끌어내는 특성들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The latter possibility has to be treated seriously, because acupuncture has many of the attributes that would make it an ideal placebo treatment: needles, mild pain, the slightly invasive nature, exoticism, a basis in ancient wisdom and fantastic press coverage.

(67~68)

 

침으로 찌르고 통증을 경험하기 때문에 뭔가 대단한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권위 있는 WHO에서 침술에 대해 상당히 호의적인 평가를 내렸으며 언론에서 호의적인 기사를 실어주는 것도 침술의 플라시보 효과를 끌어올리는 요인일 것이다.

 

 

 

이국적이며 고대의 지혜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은 플라시보 효과의 측면에서 볼 때 양날의 칼인 것 같다.

 

치료법에 대한 믿음과 치료사의 권위가 클수록 플라시보 효과가 더 크다는 점은 임상 시험을 통해 입증되었다. 간호사나 T셔츠를 입은 의사가 치료할 때보다 흰 가운을 입은 의사가 치료할 때 플라시보 효과가 더 크다고 한다.

 

Those that think that a treatment will work display a stronger placebo effect than those that do not, as evidenced by a study of acupuncture.

http://en.wikipedia.org/wiki/Placebo

 

따라서 고대의 지혜나 동양의 지혜에 매료된 서양 사람이나 자국의 전통이 훌륭하다고 믿는 중국인이나 한국인들은 침술의 플라시보 효과를 더 크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반면 과학적 사고로 무장한 사람들은 침술의 플라시보 효과를 적게 볼 것 같다.

 

중국의 침술 임상 시험의 결과가 서양의 결과보다 더 좋게 나오는 것이 부분적으로는 이런 요인 때문인지도 모른다. 중국 대중은 수천 년 동안 대대로 중의학을 존중해 왔으며 최근 수십 년 동안에는 중국 정부에서 중의학을 선전해왔다.

 

한국도 이런 면에서는 중국과 비슷하다. 한국 대중은 오랜 기간 한의학을 존중해왔다. 그리고 최근에는 <허준>이나 <대장금> 같이 대단히 인기 있었던 드라마에서 한의학이 대단한 것처럼 묘사되었다. 한국 정부가 중국 정부만큼 한의학을 선전하지는 않지만 한의사 면허 제도를 통해 한의학의 권위를 인정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