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 아무래도 글의 표현이나 주장 자체가 조금 과격하고 도전적이라 댓글의 반응 또한 심상치 않군요. 그러나 좋은 지적이십니다. 최근 이 주제가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것은 아마 제가 올린 허접한 몇 개 글들 때문이었으리라 짐작해봅니다. 그래서 알 수 없는 책임감? ㅎㅎ 을 느끼면 조금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시작해봅니다.

한국 사회에서 이 문제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진보의 실존, 그리고 본질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죠. 진보의 본질은 현실을 바꾸어 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원하는 사회 속에 인간을 놓이게 하는 것이죠. 승자독식의 원칙 없이도 인간을 억압하는 제도 가 없이도 소수자를 탄압하고 패자들이 일어설 수 없게 하는 구조가 없이도 인간이 주체성을 곧게 펴고 살아 갈 수 있는 현실을 만드는 것이 진보의 본질입니다 .

그런데 진보의 실존은 현실에 있습니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 진보의 실존을 증명하기 위해선 스스로를 진보주의 혹은 좌파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의 신념과 의식이 필요한데 그 실존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군부독재, 광주학살에서 자유롭지 못한 한나라당보다 도덕적으로 훨씬 우월하고 어줍잖은 중도 지향의 민주당 보다 훨씬 진보적인 정책 대안을 낼 수 있고, 현실 정치에서 때때로 정의의 실현과 현실의 개혁이라는 실체적 성과를 보여주었음에도 진보의 실존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죠. 결국 스스로를 좌파라고 말 할 수 있는 의식, 스스로를 진보적이다라고 할 수 있는 신념을 자극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지점이 시민의 욕망과도 일치한다면 엄청난 파급효과를 낼 수 있겠죠. 진보의 실존을 위해서요.

그러나 언제나 본질과 원칙은 지켜져야 하는 법이겠죠. 진보의 원칙-개인적인 생각에 불과한지도 모르겠지만 적극적 '휴머니즘'-을 침해하는 욕망이나 이기심은 배제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물질적 욕망이던 탐욕이던을 이기적으로 추구하는 것을 최고선이라 당당하게 떠벌리는 사람들' 까지 진보 얘기 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솔직한 심정으로 그냥 이런 사람들은 미국으로 이민갔으면 좋겠어요.

제가 원하는 건 20:80 사회에서 20이 말하는 자선적 진보가 아닙니다. 마치 부자들이 벌만큼 벌었고 먹을 만큼 먹었으니 이제 좀 나눠줘야 겠지 하며 베푸는 구세군 진보가 아닙니다.  20이 되기를 소망하는, 아니 그렇게 소망하도록 길러진, 20처럼 되어야 멋있다고 믿고 있는 80들에게 그것만 멋있는게 아니라구, 진보도 멋있다구, 좌파도 가난하지 않다구 라고 이야기하자는 것입니다. 그러한 현실에서 진보의 실존을 찾으려는 시도들은 곧 진보의 본질, 즉 사회의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삿갓 님의 말처럼 이타심, 연대, 협동 또한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죠. 

진보의 정의감은 절대 열등감이 아닙니다. 다만 정의롭지 못한 주류와 승리자 들에 의해 열등감 담론으로 잘못 평가되고 해석되어질 뿐입니다. 폭력적이지 않은 정의감은 언제나 정의로울 뿐입니다. 그래서 20을 바라보고 20이 되기를 소망하고 20처럼 살기를 강요 받아온 80들에게 남아있는 일말의 정의감에 대해 믿음을 갖고, 그들이 정의를 이야기할 수 있도록 진보가 변화해보자, 우리의 실존을 넓혀서 진보의 본질 달성해보자! 하는 것이 제 주장입니다.
 진보적 실존을 위협한 진보의 자충수에 대한 반성이고, 그토록 집착해온 진보적 순혈성에 대한 폐기이며 멋있게 살겠다는 진보의 자기 다짐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