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표현이 부족했나 봅니다. 전 한명숙의 개인 역량이 이계안이나 김성순에 뒤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모릅니다.
그렇지만 이 건 분명하죠. '한명숙은 스스로 서울 시장으로 준비된 후보가 아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지금까지 각인된 한명숙의 서울 시장 출마 이유는 이겁니다. "현 정권의 정치 보복에 맞서" 그런데 이게 서울시장과 무슨 상관이 있냐는 겁니다. 더구나 검찰 고발되기 전엔 자신은 서울 시장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죠. 즉, 한명숙 측의 궤적을 그어보면

'난 서울 시장 하기엔 늙어 힘들다' -> '그렇지만 검찰이 보복하니 출마한다.'

그런데 서울 시민 입장에선 이겁니다.'재판 이기는 것과 서울시가 무슨 상관 있는데? 걍 보복에 대한 항의면 - 예를 들어-현 정권의 심장부인 TK에 출마해도 되잖아?" 쉽게 말해 한명숙 측의 출마 동기 자체가 서울 시장이 되어야할 어떤 이유도 말해주지 않는다는 거예요. 심지어 '한명숙이 진짜 서울시장 되고 싶어하는 게 맞긴 맞아? 당선된 뒤엔 '이제 보복에 대한 시민의 항의를 표했으니 더 욕심없슴다'하면서 사퇴할 수도 잇겠네?'라 의심할 수도 있는 논리죠. 

그런 점에서 이계안, 김성순과는 뚜렷한 차이가 있죠. 그 둘은 서울시장이 되기 위해 오래전부터 준비했고 또 되고자 하는 열망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선거는 어떤 점에서 신입 사원 면접과 비슷해요. 님 앞에 A, B 둘이 있어요. 둘의 학벌, 경력은 비슷합니다. 특히 B는 이미지가 아주 좋아요. 그런데 입사 동기를 물어봤더니....

A  - 전 이 업종에서 성공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이런저런 노력을 했습니다. 특히 귀사는 제가 꼭 오고 싶었던 회사이며 귀사의 이러저러한 창립 이념과 목표에 비추어 볼 때 전 준비된 인재라고 확신합니다. 보십시요. 어쩌구 저쩌구.....

B - 전 솔직히 이 회사 입사할 마음 별로 없었는데요. 나한테 컴플렉스 많던 애가 내 학점은 다 운빨이거나 이미지빨이라 어디 취직도 못할 거라고 험담하던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애의 말이 헛소리이며 제가 취직을 안했을 뿐, 못한게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지원했습니다. 

자, 여기서 전 세상이 그렇게 만만의 콩떡이냐, B 너는 왜 입사하려는지 그 동기부터 잘 생각해보기 바란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고 님은 조또, 면접관들이 뭔 생각이나 있는줄 아냐. 걔들 아무 개념없다. 이미지가 좋다하니 그나마 B가 뽑힐 가능성이 많다고 이야기하는게 아닐런지요.

그런데 솔직히 말해 '기존 서울시장은 이미지외에 별거 없는 인물들이고 서울 시민은 공약 상관없이 이미지에 넘어가는 존재'라는 전제라면 전 별로 할 말이 없어요. 그럴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그런 전제라면 우리가 하는 모든 정치토론이 무의미하죠. 어차피 선거 승리는 멍청한 대중을 현혹시킬 이미지 좋은 애 공천하는 거 외에 할 일이 없을 테니. 

ps - 1. 제 글은 한명숙을 반대한다기보다 '한명숙을 - 경선없이- 추대 공천함으로써 현정권의 정치보복에 맞서 당의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자'는 민주당의 한심한 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입니다. 한명숙이 본선에서 제대로 싸우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치열한 당내 경선을 해야해욧. 그래서 대중들에게 서울시장직을 향한 한명숙의 권력의지와 공약등을 검증받아야 하는 겁니다.

2. 그나저나 제가 훨씬 공들여 쓴 글 http://theacro.com/zbxe/?mid=BulletinBoard2009&document_srl=143730 보다 한명숙 관련 글에 대한 반응이 훨씬 더 뜨겁군요. 역시 '공들인 떡밥에 물고기 없다'는 시닉스의 법칙은 다시 한번 증명되는군요.

3. 댓글로 달아도 될 걸 왜 본문 글로 썼냐구요? 그런 분은 다시 ps 2로 돌아가세요. 예. 공들인 떡밥의 떡밥용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