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zard Ernst & Simon Singh가 쓴 『Trick or Treatment: The Undeniable Facts about Alternative Medicine』 중 63~67쪽을 참조하라.

 

 

 

메스머(Franz Anton Mesmer, 1734-1815)는 동물 자기(animal magnetism)를 조작함으로써 여러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자기화된(magnetized) 물을 마시는 치료법이었는데 때로는 치료 과정에서 발작이나 기절 등 극적인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http://en.wikipedia.org/wiki/Franz_Mesmer

 

http://en.wikipedia.org/wiki/Animal_magnetism

 

 

 

회의론자들은 물이 자기화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의심했다. 결국 루이 16세의 요청으로 1785년에 메스머의 주장을 검증하게 된다. 검증에는 화학자 라부아지에(Antoine Lavoisier), 단두대(guillotine)의 사용을 제안한 의사 기요탱(Joseph-Ignace Guillotin),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 등도 참여했다.

 

자기화되었다는 물이 든 컵이 평범한(?) 물이 든 컵과 섞여 있었으며 어느 컵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피험자가 모르게 했다. 한번은 어떤 여자 환자가 물을 마시고 기절하기도 했는데 평범한 물이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자기화되었다는 물과 평범한 물의 효과는 비슷했다. 이로써 메스머의 주장과 치료법은 설득력 있게 반증되었다. 발작이나 기절을 일으킨 것은 자기력이 아니라 심리적 요인이었던 것이다.

 

 

 

메스머의 동물 자기에 대한 검증은 현대 의학에서 널리 쓰이는 이중맹 검증(double-blind test, 이중맹검)의 시조다.

 

http://en.wikipedia.org/wiki/Blind_experiment

 

의학계의 이중맹 검증에서는 검증하고자 하는 치료법과 플라시보(placebo)가 비교된다. 플라시보는 효과가 없는 치료법이다.

 

A placebo is a simulated or otherwise medically ineffectual treatment for a disease or other medical condition intended to deceive the recipient.

http://en.wikipedia.org/wiki/Placebo

 

알약의 경우에는 검증하고자 하는 약 성분이 들어있는 알약과 아무 효과도 없다고 생각되는 물질이 들어있는 알약을 비교한다. 주사의 경우에는 검증하고자 하는 약 성분이 들어있는 주사와 식염수가 들어 있는 주사를 비교한다. 동물 자기 검증에서는 자기화되었다는 물과 평범한 물을 비교했다.

 

이 때 환자가 어떤 것이 진짜 약(검증하고자 하는 약)이고 어떤 것이 가짜 약(플라시보)인지 모르게 해야 한다. 당연히 약을 감싸고 있는 캡슐의 모양과 색을 같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이중맹 검증에 “맹(blind)”이라는 말이 들어가는 것이다.

 

약의 효과를 검증한다면 약의 성분 말고는 모든 조건을 같도록 해야 한다. 만약 간호사가 진짜 약을 받은 사람을 가짜 약을 받은 사람보다 더 정성스럽게 돌본다면 약의 효과 때문인지 간호사의 정성 때문인지 가리기 힘들다. 환자를 배정할 때도 무작위로 해야 한다.

 

환자뿐 아니라 치료를 담당하는 의사나 간호사도 어떤 것이 플라시보인지 모르게 해야 한다. 의사나 간호사가 그런 정보를 알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진짜 약을 받은 환자를 더 정성스럽게 치료할 가능성이 있다. 환자뿐 아니라 의사도 모르기 때문에 “이중맹(double-blind)”이다.

 

마지막으로, 표본의 수가 커야 우연의 효과에 덜 휘둘린다.

 

 

 

만약 진짜 치료법의 효과와 플라시보 치료법의 효과가 같다면 진짜 치료법의 본유적인 효과는 없다고 (적어도 잠정적으로는) 결론 내려도 될 것이다.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를 뛰어넘는 효과를 발휘해야 해당 치료법에 진짜로 효과가 있다는 것이 인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