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섬노예' 사건을 두고 인터넷 게시판이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전반적으로 이 사건으로 드러난 문제점과 책임자들에 대한 분노가 하늘을 찌를 듯합니다. 이러한 분노는 충분히 합리적입니다. 이번 사건으로 드러난 문제를 개선하고 인권 보호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갖고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를 틈타 불순한 책동을 하는 무리들도 적지 않습니다. 바로 이런 분위기를 호남 지역 자체 그리고 거기에 거주하는 호남 주민들 나아가 호남 출신 대한민국 시민들 전체에 대한 증오와 탄압으로 이어가려고 하는 무리들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심정적으로 동조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게 합리적인 해결책이고 문제 해결을 위한 전향적인 접근 방식입니까?

섬노예 사건이 갖는 문제점과 폐해도 심각하지만 대한민국 국가 미래라는 관점에서 그 비중은 1% 미만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이런 자극적인 사건을 빌미로 호남인에 대한 저주와 증오를 부추기는 것은 말 그대로 대한민국 전체를 송두리째 폭파시킬 수도 있는 무분별한 망동입니다.

박근혜 정권이 정말 국민통합의 가치를 중시한다면 인터넷에서 악의적이고 계획적으로 지역갈등을 부추기고 나아가 이를 민족공동체의 분열로 이어가려고 시도하는 저 파렴치한 망동에 대해 준열한 응징을 시작해야 합니다. 현행법으로 적용 가능한 조치를 시작함과 동시에 보다 강화된 법적 조치를 마련하는 데 지금 당장 나서야 합니다.

섬노예 사건을 두고 올라오는 글은 세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 이번 현상의 비인간성과 인권추락에 대해서 우려하는 단순 감상 둘째, 이번 현상이 발생하게 된 구조적 원인을 파헤치고 나름대로 해결 방안과 대안을 제시하는 제언 셋째, 이번 현상이 발생하게 된 원인 진단이나 대안 제시는 전혀 관심이 없고 호남에 대한 증오와 혐오를 부추기는 데 주력하는 악의적인 모략 등.

세번째 부류의 글들은 매우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게 특징입니다. 이런 글들을 집중적으로 올리는 게시판에서는 "이번 사태, 우리가 원하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 좋은 분위기다" 또는 "작전이 성공했다"는 식의 표현조차 등장합니다. 그 작전이란 일부러 호남 사람을 사칭해 섬노예 자체를 옹호하거나 다른 지역 사람들과 갈등을 유발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들의 목표는 무엇일까요? 궁극적으로 호남을 민족공동체에서 배제하고 자신들의 패권을 공고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봅니다. 호남이 호남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한 자신들의 배타적인 지배권이 항상 위협받는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거론될 때 특정지역이 집중적으로 노벨평화상 수상 반대 의견을 노벨상운영재단 측에 전달한 것도 그런 시도의 뿌리를 보여줍니다. 당시 노벨상 관계자가 "노벨상을 주지 말라는 로비는 처음 받아봤다"고 표현한 것으로 압니다.

악의적인 글을 계획적으로 올리시는 분들께 말씀드립니다. 자제하십시오. 당신들이 지키려는 것은 기껏해야 특정 지역과 집단의 기득권이지만 그렇게 해서 망가뜨리는 것은 이 민족과 국가 전체의 미래입니다. 최소한의 상식과 양심만이라도 회복하시기를 간곡히 요청합니다.

<지역차별극복시민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