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의 흐르는 강물 님의 댓글에서, 과거에는 문제의 노예들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35년 전에는 없었는데 왜 지금은 있을까?

소위 인권의식과 경제 수준은 향상됐는데 오히려 전남 도서지방에서는 퇴보된 형태의 '노예 경제'가 나타났을까? 의문이 생깁니다.

35년 전에는 섬에도 제법 많은 사람이 살았다고 합니다.

6시 내고향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주로 아직도 마을을 지키는 노인들이 출연합니다.

우연찮게 신안군이었나, 전남 도서지방이 상기 프로그램에 나왔었습니다.

노인들이 나와서 옛날 이야기, 젊었을 적 이야기를 하는데 뭐 어느정도는 예상가능한 보편적인 이야기들입니다.

8남매 9남매 키운 이야기, 전에는 섬에 사람사는 냄새가 나고 얘 울음소리도 자주 들렸는데, 지금은 섬 전체가 구성원들과 함께 늙어간다, 과연 10년, 20년 후에 고향 섬에 사람이 살고 있을까 하는 걱정들...

전남의 도서지방만의 현상은 아닙니다. 전국 농촌에서 공통적이죠. 하지만  전남 도서지방은 그래도 특별합니다. 

도로로 연결된 내륙과, 배를 타고 가야만 하는 도서지방간의 접근성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저는 이런 차이가 노동생산성에 영향을 미친것이 아닌가합니다.

농촌도 이제는 벼농사만 짓던 시절은 지났습니다. 한때 귀농열풀이 불기도 했었고, 어쨌거나 먹고 살아야하니 축산업, 화훼, 과수원등으로 그들 역시 기업 못지 않게 이런 저런 시도를 합니다. 하지만 이런 시도에는 전제 조건이 붙는데, 농촌의 산출물을 소비할 대량의 시장 즉 도시가 필요합니다. 아무래도 신선물들이니 거리와 교통 그에따른 비용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전남 인구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전남 도서지방의 주요 생산물은 수산물 소금인데 소비시장과 거리가 너무 멉니다.
농사를 짓기에는 땅이 척박해서 자급자족이나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제 기억으로 갈치는 전남 해안 지방에서 싸구려 생선이었는데, 서울은 다르더군요.

결국 원가절감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고 일종의 노예 경제 시스템이 등장한 것이 아닌가합니다.

뉴스를 보면 미국의 남북전쟁 당시의 남부 경제를 연상케합니다. 규모면에서 비교가 안되기는 하지만, 당시 남부의 목화 등을 비롯한 농업은 싸구려 노동력, 즉 노예가 지탱하고 있었습니다.

만약 노예제는 폐지됐는데 농업기술의 발달, 기계 전기등 주변 산업의 도움이 없었다면 미국 농업은 어떻게 됐을까요?

미국은 다행히 신속하고 광범위한 산업화로 노예제 폐지의 경제적 후유증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남은 어떤가요?

전남 도서지방의 노예 사건은 전남의 낙후된 경제, 산업구조를 보여준 예가 아닌가합니다.

이미 사라졌어야할, 아니 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노예 경제가(비록 규모는 작으나)출현한 것은 산업 발전에서 소외된 호남, 자본과 기술이 전혀 투입되지 못한 호남(도서지방)의 현실을 보여줍니다. 

경제학은 노동생산성을 올리는 확실한 방법으로 자본 투자를 제시합니다. 자본 투하량이 증가할수록 노동생산성이 증가하고 더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생산할 수 있는 것은 수산물이 전부인데, 소비할 시장이 없습니다. 

전남 해안지방에 광역시 급의 도시가 존재한다면, 멀리 갈 것 없이 부산이라 칩시다, 그들이 먹어대는 횟감을 대기 위해서라도  이런저런 시설투자가 이루어질 것이고 정부차원에서도 교통을 비롯한 SOC투자, 어업지도 등이 좀 더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들의 노동강도, 생활 여건을 보면 월 300을 보장해도 근로자를 모집하기가 쉽지 않아보입니다. 특히 젊은이들은 시급 3000원받고 pc방 알바를 했지, 별다방, 극장, 쇼핑몰도 없는 섬에서 뙤약볕을 맞으며 개처럼 일하려들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월 300을 지급한다면 아마도 수지 타산이 맞지 않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이 방글라데시가 아닌데 결국엔 노예를 쓰고 싶은 유혹에 빠지겠죠.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호남 비하가 불편한 또 하나의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단지 도덕이나, 윤리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은 하나마나한 소리입니다.

'부패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곳에서는 반드시 부패가 발생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윤리나 도덕은 최후의 순간에는 항상 배신을 하기 마련이고, 물질적 유인을 능가하지 못합니다. 

호남 사람의 도덕, 윤리를 공격하는 것은 차별적일 뿐만 아니라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것입니다.

노동집약적인 노예 경제는 호남 경제의 낙후성을 드러낼 뿐입니다.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이 민주당의 반응입니다. 물론 예상은 됩니다.

메트로 폴리스 세울에서 엣지있는 진보정치를 하시는 분들께서 어디 저런 수준낮은 섬놈들의 일탈 행위 따위야 눈에 들어올리가 없습니다.

머리속에서 먹고사니즘의 중요성이 제거된 그들이 내놓을 방안이라야 국가인권위 직원을 파견해서 인권강연을 하는데서 그치겠죠.

아니면 아예 모른척하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