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에 대한 그 분의 널뛰기가 가히 점입가경이군요. 며칠전에는 절더러 계급갈등시각이 뼛속까지 스민 마르크스의 후예라고 악을 쓰시더니, 오늘은 좌파 본래의 계급적 시각을 왜 버렸느냐는 식으로 화를 내고 계십니다. 대체 뭘 어쩌라는건지 하도 왼쪽 오른쪽 널을 뛰어서 종잡을 수가 없군요. 저는 그저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을 뿐인건데요. 혹시 본인이 그동안 애써 감춰왔다는 좌파 본능을 초샤이어인처럼 폭발시키시는 중인가요? 이거 원 같은 좌파로서 반겨야할지 말아야할지... 

물론 그분도 일관성은 있습니다. 저를 사이비좌파라고 부르는 것만은 초지일관합니다. 단지 어제는 그 의미가 '계급시각에 찌든 사이비좌파'였다가 오늘은 '계급시각을 버린 사이비좌파' 로 바뀔 뿐이지요^^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습니다. 단지 본인이 타인을 웃기려는 의도는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이니 어쩌면 비극적 코미디라고나 할까요?

자본주의와 같은 불평등 사회에서 보편적 복지의 논리는 사실 간단한 겁니다. 부자인 철수가 10,000원을 세금으로 내고 가난한 영희가 1,000원을 세금으로 냅니다. 그렇게 모인 11,000원을 철수와 영희가 똑같이 나눕니다. 그래서 철수도 5,500원 영희도 5,500원을 받습니다. 결국 철수가 영희에게 4,500원을 주는 것과 같은 결과가 되는 것이죠. 초등학교 1학년도 금새 고개를 끄덕거릴 이 간단한 산수를 이해하지 못하고 왼쪽 오른쪽 널을 뛰니 측은하다 말할 수 밖에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1. 철수는 10,000원
2. 영희는 1,000원
3. 10,000 + 1,000 = 11,000 원
4. 11,000 / 2 = 5,500 원
5. 따라서 철수는 - 4,500원
6. 따라서 영희는 + 4,500원

그분께서 이렇게나 간단한 산수를 이해하지 못하니 별별 소리가 다 나옵니다. 전면적 무상급식제는 당연히 초등학생 학부모 사이에서는 상류층이고 중산층이고 빈민층이고 서로간 단 1원도 소득이전이 생기지 않습니다. 라네요. 도대체 그분이 전면 무상급식이라는 보편적 복지의 논리를 단 1%라도 이해하면서 저런 소리를 해대는지 저는 그게 더 궁금합니다. 그럼 영희가 받은 4,500원은 소득 이전이 아니고 하늘에서 뚝 떨어진 돈이라는 걸까요?

이렇게 무식을 감춘채 논리를 펼치니 점점 점입가경의 늪에 빠져듭니다. 사이비 좌파에게 속아서 아직도 전면적 무상급식제가 선별적 무상급식제보다 도덕적으로 우월보다고 보는 분들은 착각을 거두시기 바랍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랍니다. 지금 산수를 논하고 있는 자리에 왠 도덕적 우월? 그것도 모자라 파레토 최적이니 에너지보존법칙까지 들먹입니다. 

그리고는 결정타를 날려주십니다. 모름지기 가진 자만 털어야 그게 홍길동이고 로빈훗이고 의적인 것이지, 보편적 복지 운운해대며 가진 자고 못가진 자고 가리지 말자고 다 털어내자면 그게 그냥 도둑놈이지 좌파입니까? 저는 이 문장 읽다 하도 웃어서 눈물까지 흘릴 지경이었습니다. 아.. 미욱한 사이비 좌파인 저는 이제서야 그 분의 정체를 알아내고야 만 것이지요. 그 분은 바로 홍길동 좌파였던 것입니다. 오른쪽에서 번쩍 왼쪽에서 번쩍 구름타고 날아다니는 홍길동 좌파. 

그렇다면 그 분은 과연 지금까지 좌파라는 집단을 무슨 의적 홍길동 로빈훗이라도 되는 줄로 알았다는 것입니까? 부자들을 약탈해서 가난한 자들을 돕는? 정말 놀랍습니다. 좌파들의 대부가 19세기 마르크스도 아니고 20세기 케인즈도 아니고 조선의 홍길동이었던 것입니다. 이제서야 저는 그 분이 왜 '386의 더러운 피와 정서'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지 이해가 됩니다. 그 분의 좌파 판정 기준은 홍길동스러운가 아닌가였던 것입니다.  

부탁하건데 무상급식에 대해 떠들고 싶거들랑 그 분은 제발 산수 공부 좀 하면서 그랬으면 좋겠어요. 가진 자가 못가진 자를 돕는 방식의 복지를 축소하자는 좌파는 정말 생판 처음 들어봅니다. 라는 얼척없는 소리도 좀 그만하시구요. 본인이 생판 처음 들어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라는 황당한 이단논법은 어디서 배우신 것인지. 

그리고 지금 한나라당 정몽준대표 같은 이가 왜 그렇게 기를 쓰고 무상급식을 반대하고 있는건지 좀 회의적으로 스켑틱하게 고민도 좀 하면서 사셨으면 좋겠어요. 정몽준이 무슨 의적 홍길동이라서 저러는 줄 아는 모양입니다. 그 양반도 최소한 철수와 영희가 주고 받는 간단한 산수를 이해할 정도의 지능은 있기 때문이거든요. 그런데 그 분은 대체 어느 구름위에서 노는 홍길동 좌파이기에 멀쩡한 사람들한테 이 난리굿이랍니까? 우파분들이 그런 자신의 모습을 슬쩍 비웃고 있는 것이 보이지도 않은 모양이에요. 잘한다 잘한다 추켜주니까 정말로 잘하고 있는 줄로 착각하는건가... 그 사람들이 정말로 의적 홍길동을 좋아할거라고 생각하는건지 참.... 그러면서 혼자 엄중한 시국이니 뭐니 비장하게 똥폼잡는건 또 무엇이고... 제발 우스꽝스러운 홍길동놀이 그만하시고 구름위에서 땅위로 내려오셨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습니다. 

물론 반공국가인 우리나라의 조세제도가 부자 가난한자 사이의 세금 부담이 별 차이가 안나는 바람에 보편적 복지의 간단한 산수가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반대하는 거라면 내가 그 진정성을 이해라도 해주지요. 그러나 그런 문제는 우리나라 조세제도가 부자감세 서민증세를 하면서 불균등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지, 보편적 복지 논리 그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지요. 그 분은 선후 관계를 좀 스켑틱하게 바라보시는 훈련도 좀 하시기를 바랍니다. 말로만 스켑티컬레프트입니까? 

전면 무상급식같은 보편적 복지를 실시해야 비로소 부자증세 서민감세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는거에요. 홍길동과 로빈훗이 진정으로 꿈꾸던 그런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여건 말이지요. 그걸 아니까 한나라당에서 애들 밥값가지고 저렇게 이념투쟁에 나서고 색깔론을 퍼붓고 있는겁니다. 이 정도 말씀드렸으면 그 분이 아이큐 80은 넘는다는 증명을 해주셨으면 하는 소망이 있는데 기대는 안합니다. 다른 분들은 죄다 그 분을 무시하는 것 같지만, 이토록 귀찮음을 감수하고 지적을 해주는건 제가 아직도 그분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못했나봅니다. 이게 대체 뭐하자는 짓인건지;; 

PS : 차마 손이 오그라들어서 링크는 걸기 싫지만, 귀찮아하실 분들을 위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