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산주의자이며 복지에 대한 생각을 여러 글에서 밝힌 적이 있다. 다음 글과 그 글에 링크된 세 편의 글을 참조하라:

「이념과 체제의 하이퍼스페이스」

http://theacro.com/zbxe/?document_srl=70467

 

 

 

이 글에서는 공산주의적 복지에 대한 나의 이상을 다루지는 않겠다. 대신 2010년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는, 무상 급식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나의 입장을 밝히겠다.

 

한나라당 대표 정몽준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이들에게 점심 값을 다 내줄 만큼 우리 정부가 한가하거나 여유가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10100312174729&Section=01%22

 

나는 이 말이 옳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복지 제도는 그리 내세울 만한 수준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면 무상 급식이 우선 순위에서 밀린다고 해도 크게 잘못된 것이 아니다.

 

 

 

한나라당의 이런 주장에 대해 민주당 계열과 민주노동당 계열에서는 아이들이 받을 수 있는 상처에 대해 이야기한다. 도대체 아이들이 어떤 상처를 받는 것일까?

 

물론 아이들에게 상처를 왕창 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무상 급식을 받는 곳과 돈을 낸 자녀가 급식을 받는 곳을 따로 만들고, 무상 급식을 받는 아이들에게는 싸고 맛 없는 음식을 주고, 급식소에는 우리는 무상 급식을 받고 있습니다. 가난한 우리들을 위해 세금을 내 준 국민 여러분 감사합니다라고 크게 써 붙여놓으면 된다.

 

하지만 훨씬 덜 상처를 주는 방법도 있다. 급식비 또는 무상 급식에 필요한 서류를 부모가 구청 등에 내게 하면 학생과 교사가 잘 모르도록 할 수 있다. 그리고 돈을 낸 집 아이와 돈을 내지 않은 집 아이가 같은 곳에서 같은 음식을 먹도록 한다. 이렇게 해도 상처를 받을 일이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 나라가 그런 상처까지 보듬어줄 수 있을 정도로 복지 수준이 대단한 나라인가?

 

 

 

복지에는 우선 순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여전히 한국에는 가난해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돈이 없어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어린이의 육체적 상처가 더 중요한가? 아니면 무상 급식을 받는 어린이가 어떻게 해서 자신이 무상 급식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 받게 되는 정신적 상처가 더 중요한가?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육체적 상처가 더 중요해 보인다.

 

한나라당에 이렇게 요구하자. 그래 당신들 말이 맞다. 우리 나라는 모든 아이들에게 무상 급식을 할 만큼 복지 수준이 대단한 나라가 아니다. 당신들 말대로 정말 복지 혜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돈을 우선 쓰도록 하자. 다만 조건이 있다. 복지 예산을 무현 정권 때보다 10%만이라도 늘리자. 그리고 필요한 예산은 부자들 세금을 올려서 충당하자. 이 조건만 들어준다면 전면 무상 급식은 기꺼이 포기하겠다.

 

나는 이렇게 하는 것이 전면 무상 급식을 무조건 요구하는 것보다 옳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급식보다 더 시급한 복지 문제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요구해야 한나라당의 위선을 더 잘 폭로할 수 있다. 한나라당은 정말 필요한 곳에 복지 혜택이 가도록 하려는 것이 아니라 복지 예산을 깎아서 부자들 세금을 깎아주려고 하고 있다. 전면 무상 급식을 무조건적으로 요구한다면 한나라당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이들에게 점심 값을 다 내줄 만큼 우리 정부가 한가하거나 여유가 있지 않다라는 정당한 반론으로 빠져 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