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생명권, 무조건적 절대 존엄의 무한 가치를 가지는 것인가


사형제 존폐의 논쟁이 조금 심도있게 진행되면서 점차 “인간의 생명은 무조건적 무한 가치를 가지는 절대 존엄의 것으로 어떤 이유로도 그 박탈은 있어서는 안되는 것인가”라는 문제로 좁혀지는 것 같습니다.

물론, 사형제의 위하 효과 여부, 오심일 경우의 회복 불능, 사후적 조치로서의 생명권 박탈의 적절성 등의 사형제 폐지 사유가 있지만, 이것들은 조금 부차적인 문제이고,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것은 인간의 생명은 천부의 인권이며, 그 존엄성은 어떤 이유로도 침해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사형제 폐지론자들의 주장인 것 같습니다.


먼저 극악무도한 범죄인이라도 인권은 있으며, 존중되어져야 한다는 것에 저도 동의하고 있음을 미리 밝혀 둡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인권에 대한 해석은 사형제 폐지론자들이 주장하는 생명권의 절대 보장을 포함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형에서의 인도적인 방법, 피의자 신분일 경우의 피의 사실 공표 및 얼굴의 언론 공개 반대, 그 밖에 다른 사안에 있어 법적 권리 보장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제가 ‘법을 통한 사형에 의한 생명권 박탈’에 동의하는 이유는 사형제 이외에도 다른 조건(환경, 이유)에서는 생명권 박탈을 이미 우리가 용인하고 있으면서 유독 사형제에서만 “인간생명의 절대 가치‘를 이유로 사형제 폐지를 주장하는 폐지론자들의 모순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낙태에 의한 태아의 생명권 박탈, 안락사를 통한 환자의 생명권 박탈, 전쟁에서의 살상, 정당방위에 의한 가해자 살인 등에서 우리는 상황과 조건에 따라 인간의 생명권 박탈에 이미 동의하고 있습니다. 물론 낙태와 안락사를 반대하고 사형제 폐지를 주장한다면 그 일관성을 인정하겠습니다만, 대체로 사형제 폐지론자들이 낙태와 안락사에 대해 비교적 관대하다는 사실을 볼 때, 저는 인간의 생명의 무조건적 절대성을 이유로 사형제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습니다. (저는 낙태와 안락사, 국가의 선전포고, 정당방위, 그리고 사형제에 대해 인간의 존엄성과 불가피성을 이유로 모두 인정하는 입장입니다) 


사형제 폐지론자들의 반론을 기다리겠습니다.

단, 이 이외의 다른 쟁점(위에서 부차적이라고 제가 말했던, 오심, 사후 조치, 위하효과 등)에 대해서는 따로 이야기하기로 하고, “인간 생명의 절대성”에 대해서만 한정해서 반론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