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체제는 20세기 초 시어도어 루즈벨트(테디베어)의 공화당 탈당 후 독자출마 등, 한국정치처럼 흘러가던 때도 있었지만, 어쨌든 큰 틀에서 보면,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서구 유럽의 계급정당이나 우리나라의 계급정당이 미국의 양당정치를 두고, "보수양당이 독점한다"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지만, 세계최강국인 미국은 그래도 어찌됐든 나름대로 잘 굴러가고 있습니다. 흑인대통령 오바마도 뽑혔고, 난봉꾼(?)클린턴도 인기많고, 망나니(?)부시도 뽑히는 등 나름대로 정치적인 다양성이 확보되어있죠. 미국 민주당 내에 사회주의자도 있는 등, 미 민주당은 미국식 진보주의(리버럴)를 '좌파가 보기에는 형편없는 수준일 수 있으나' 추구하죠.

서구좌파, 우리나라좌파들이 특히 미국 정치를 조롱할 때 문제삼는 점은,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양 당의 지지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 "계급적"인 이유보다는 "정치적인 취향"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낙태,총기소지,동성애"
이 세가지 이슈는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를 가르는 가장 확실한 기준이자, 소위 "쿨한 리버럴(진보)"와 "보수백인우월주의기독교꼴통"을 가르는 기준입니다. 여기에 사형제도, 표현의 자유, 노동문제 등도 포함될 수 있죠.

우리나라 좌파들은 저런 이슈는 계급적인 문제를 직접 다루지 않고, 저런 이슈들이 부각되면 정작 실질적인 "계급"문제가 은폐되기 때문에, 미국의 정치를 별로 좋게 안봅니다. 나름 타당하죠, 어떻게든 연결시키면 계급적인 문제와 관련시킬 수 있겠으나, 사실 막연하죠.



사형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돈이 없는 사람들이 좋은 변호사 못 써서 사형선고받는 비율이 높다는 식으로 계급문제를 건드릴 수는 있겠으나, 그게 사형제의 문제의 본질이 되기는 좀 어렵죠. 본질은 "흉악범죄자라도 존엄한 인간인데 죽일 수 있느냐 없느냐", 즉 "인권감수성"의 문제이기 때문이죠.



이처럼 좌파가 보기에 어찌보면 부차적인 문제로 싸우는 미국이지만, 적어도 "낙태, 총기소지, 동성애", 그리고 사형제도 같은 문제가 정치적인 취향의 문제로 접근되기 때문에, "고소득, 고학력의 전문직"들처럼 문화적인 혜택을 많이 받고, 문화적 취향이 높은(물론 문화는 상대적이지만, 여기서는 편하게 그냥 쓰겠습니다, 엘리트주의일 수 있으나) 사람들에게 "취향(taste)"에 맞는 리버럴한 생각들, 즉 "낙태허용", "총기소지반대",
"동성애 인정", "사형제 반대"가 쿨하고 배우고 생각있는 사람들의 입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미국 사회가 전체적으로 우리나라보다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저런 문제에 있어서 취향의 문제로 접근해서, 논쟁에서의 문화적, 지적인 우위를 드러낼 수 있는 것이겠지만,

우리나라 사형폐지론자들, 그리고 민주당계열의 정치인들이 이래저래 참고할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