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글은 담벼락 게시판에서 삭제된 어느 글에 딸려 있던 시닉스님의 댓글인데, 그냥 버리기엔 너무 좋은 글이라는 여론이 있어 자유게시판으로 옮겼습니다. 댓글이다보니 글 제목이 없기에 사회자팀에서 임의로 지었음을 참고하시기 바라며, 만약 글 작성자인 시닉스님의 제목 변경 요청이 있으면 즉시 수정토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이 글이 딸려 있던 본문 글의 요지는 국민참여당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는데, 일부 자유게시판에 어울리지 않는 표현들이 있어 옮기지 못했음을 알려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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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부터 심성이 나쁜 사람도 있습니까? - By 시닉스


순박하고 심성이 나쁘지 않다라..... 그렇겠죠. 어쩌면 지지자 다수는 그렇겠죠. 그런데 그렇지 않은 지지자들 있을까요? 진보정당, 민주당, 심지어 한나라당까지 그렇지 않은 지지자들 있을까요? 한나라당 지지자들, 특히 꼴통이라 불리는 지지자들, 집에선 신앙생활 철저하고 성실하게 살아온 가장인 경우 많습니다.


또 있죠. 소위 난닝구. 그런데 그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요? 호남 출신에, 중저소득층에, 골수 김대중 지지자죠. 그들중에는 정말로 호남 지역주의자도 있었겠죠. 사회적으론 촌스럽다고 손가라질받는, 솔직히 저도 별로 친하고 싶지 않은.

 

그런데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그들은 7,80년대 개인적인 손해를 무릅쓰고, 때론 경찰서에 끌려가거나 취업, 사업 기타 등등에서 피해를 입어가면서까지 김대중을 밀었던 사람들입니다. 주둥아리론 민주주의 떠들며 막상 선거날엔 그런 사람들 손가락질하며 한국의 정치판이 촌스러워 자기 같이 고상한 사람은 투표하기도 아깝다며 놀러가던 부류보다는 민주주의 발전에 더 기여한 사람들입니다.


 

그 사람들이 순식간에 난닝구로 몰리며 공공의 적이 되버렸죠. 그게 과연 정당했을까요? 시대에 뒤처졌지만 그 동안의 공로를 인정하고 자연스럽게 뒷전으로 물러나도록 해야하지 않았을까요?


 

이야기의 핵심을 짚자면 그 난닝구 비난을 주도했던 정치 지도자들은 순박하고 심성이 나쁘지 않았을까요? 좋다 나쁘다고 말할 수 없죠. 그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그러했겠죠. 그렇지만 난닝구 사냥을 벌였던 지지자들은 순박하고 심성곱고 이상을 추구했을 수 있겠죠. 그게 뭐 중요할까요? 그렇다고 그게 면죄부가 될 수 있을까요? 착해도 다단계는 다단계고 순박해도 남의 돈 끌어다가 사기꾼 퍼줬으면 같이 사기꾼 되는 거죠. 동정할 수야 있겠지만.


 

정치판 이야기는 좀 더 복잡합니다. 흔히들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처럼 오래된 정당은 속이 많이 구릴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뭔가 새 당이 나오면 그 속이 깨끗할 거라 짐작하죠.


 

실제로는 별로 그렇지 않습니다. 새 당이 만들어지면 그 안에는 일종의 진공 상태가 형성됩니다. 그러면 그 진공 상태를 노리는 인간들이 진입하죠. 열우당이 창당될 당시 지방의 지구당엔 그 지방 토호나 전직 한나라당 출신은 물론이고 심지어 조폭들까지 밀고 들어왔습니다. 그럴 리가 없다고 말할 분들 있겠죠. 진짭니다. 그게 그럴 것이, 민주당이 쪼개지면서 그 지방 조직에 빈틈이 생겼고 그 동안은 이미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 때문에 입맛만 다시던 인간들이 그 빈틈을 노리고 들어오죠. 더구나 대통령까지 업은 정당이니 충분히 베팅할 가치가 있다고 보는 거죠. 그러면 그 지역 출마를 준비하는 사람은 아쉬워서 손을 잡을 수 밖에 없죠. 역시 정치는 더럽다고 말할 지 모르지만 그런 상황에서 그런 자리에 앉게 되면 10에 아홉은 그렇게 됩니다. 사람의 행동이 상황을 만들기도 하지만 대개는 상황이 사람의 행동을 결정하는 거지요.


 

역사가 오래된 정당들이 같잖아 보여도, 당장 한나라당이 그래 보여도 의외로 저력을 보여주는 이유가 있습니다. 오랫동안 조직을 관리해왔기 때문에 그 동안 사고치거나 도움이 안될 인간들 보는 눈도 있고 오랫동안 경쟁을 통해 축적된 인적 자원이 존재하고 그 과정에서 쌓인 조직 문화가 뒷받침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순발력은 떨어지지만 쉽사리 붕괴하지도 않죠.


 

당장 무슨 청문회해보면 그래요. 의외로 정치계에 오래 있었던 사람들은 잘 안걸리죠. 바깥에서 깨끗하다고 소문 났던 사람들이 털어보면 더 나올 때가 많습니다. 왜냐면 전자는 경험상 문제될 소지를 사전에 관리해왔으니까요.


 

문국현쪽도 그래요. 당연히 새로운 층이 기회를 노리고 진입했죠. 얘들 중 상당수는 검증안됐죠. 그 뿐만 아니라 당장 한명이 아쉽기 때문에 기존 정당에서 쓰레기로 판명된 인간들도 다 받아들일 수 밖에 없죠. 그 결과는 다 아시죠? 공천 헌금 파동. 문국현 의원직 상실.


 

국참이요? 너무 기대 마세요. 전 이제 나이가 들어서인지 순박하다, 알고보면 착하다 별로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더군요. 열우당이나 국현이 당보다도 기대치가 낮기 때문에 좀 덜할지 몰라도 비슷합니다. 벌써 그런 사례들 몇 있죠?

 

<출처 - 아크로 담벼락 게시판 댓글,  2010년 3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