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을 눈꼽만큼씩 읽고 있습니다. 김수행 교수가 번역한 책은 두 권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그 중에서 상권을 읽어 보니 재미있는 얘기가 곳곳에 있어서 하권에도 재미있는 게 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지겨운 책인데, 재미있는 부분이 있어서 그냥 꾹 참고 읽고 있습니다.

올해 6월2일에는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을 뽑는 선거가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전부터 지방자치제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고 궁금해 했더랬습니다. 특히나 한국처럼 작은 나라라면, 그냥 정부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지요. 그래서 미국 같은 나라라면 의미가 있는 지방자치제가 우리나라에서는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 제도라고 생각했습니다.

[국부론] 하권에는 미국의 독립에 관한 얘기가 조금 나옵니다. 미국은 애초에 영국의 식민지였는데, 멀리 떨어져 있어서 영국이 적절히 통치하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식민지 자치가 훨씬 더 적절할 가능성이 높았지요. 또 이 식민지를 지키는 데에 쓰인 방위비용과 식민지의 급속한 경제발전을 위한 자본이 모두 영국 본토에서 나온 돈이었다고 합니다. 식민지를 경영하려고 지출된 돈을 국내의 산업에 투자한다면 그만큼 더 영국 본토의 국민들에게 이득이 될 것입니다. 식민지를 경영하면서 나오는 이익은 비용과 비교하면 적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차라리 독립을 허용하는 편이 돈이 덜 들고 영국에 유리하다는 계산을 아담 스미스는 말하고 있습니다. 특히 프랑스와 전쟁을 하게 된다고 가정하면, 필요한 전비 1천만 파운드를 마련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국채(공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을 본국인 영국과 식민지들이 부담해야 한답니다. 그러나 본국이 사용하는 전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식민지의 사람들과 식민지의 의회가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을 테지요. 본국의 국민들의 입장과 식민지의 국민들의 입장이 서로 다른 것입니다.

이 대목을 읽다가 저는 지방자치제라는 것이 세금과 관련된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되었습니다. 프랑스와 영국의 민주주의 발전 과정에서 세금문제가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었던 모양입니다. 우리나라는 관리들의 가렴주구에 대한 분노는 있었어도 세금 자체에 대한 치열한 투쟁과 논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이 지방자치의 필요성을 절감할 수 없었던 게 아닐까 싶네요.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는 국회의원이 국민(세금문제 관점에서)을 제대로 대변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그래도 그냥 넘어가고 있는데, 과연 앞으로도 계속 그럴지 아니면 앞으로는 바뀔지 알 수가 없네요.

저는 이제 다시 책을 읽으러 가겠습니다. 다음에 또 재미난 것이 있으면 조금이라도 소개를 해 드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