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유시민이 영남패권주의에 쩔어서 호남출신 정치인을 배척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태생적으로 영남출신이다보니, 호남을 이해하는 정도가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주변에도 호남출신 정치인이 별로 없을테고, 노무현전대통령같은 정치경험도 없다보니, 관념적으로 자기 전략대로만 사람들이, 국민들이 따라온다면 멋진 신세계가 열릴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게 교정될지 안될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보다 더 큰 문제점이 있습니다.

바로, "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의 사고방식입니다. 너무 진부한 표현이지만, 유시민에게 딱 어울리는 표현입니다.

유시민은 기회주의정치인을 싫아한다고 말합니다. 정동영을 비롯한 민주당내 반노,비노세력을 기회주의자라고 비판하죠.
특히 열린우리당을 부수고 지금의 민주당을 만든 사람들에 대해서 "노무현을 배신했다"라고 비판합니다.

제가 보기에, 구민주당을 부수고 열린우리당을 만든 것과, 열린우리당을 부수고 민주당을 만든 것이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열린우리당은 지지기반도 결국 호남이었고, 정책은 오히려 우왕좌왕, 기준없이 흔들리는 "모습"을 더 많이 보여줬습니다(이걸 두고 정당이 민주화되서 시끄러운거니까 장점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정말 그런 말 하는 사람은 어리고 못배웠다고 생각합니다).

열린우리당은 영혼이 있는 정당이었고, 당내민주화가 되었으니, 좋은 정당이었고, 그니까 그거 부순건 잘못이라는 논리는, 친노 지지자들에게나 통하는 논리이지, 보편적인 논리가 아닙니다. 이걸가지고 논쟁하는건 시간낭비이고, 수년간 반복되는 논쟁이니 이건 그만 두고요..

정동영과 대통합민주신당이 이명박에게 대선에서 진 이유를 두고, "원칙없이 선거에 임해서 졌다"라고 유시민은 비판했죠.
"선거에서 이기는게 능사가 아니라, 어떻게 이기느냐, 차라리 어떻게 지느냐를 고민하는게 옳다"는 식의 말도 했습니다.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 "마구잡이"로 통합한다고 싫어했죠. 손학규를 어떻게 받아들이냐를 가지고도 비판했고요.
여기서 "김혁규"를 비롯한 영남출신 반개혁적 정치인들의 열린우리당 입당을 재론하지는 않겠습니다만,


지금의 유시민의 정치행보, 즉 지방선거를 두고 벌이는 유시민의 행보는 그럼 어떤가요.

2008년 총선에서 유시민은 노무현식 정치를 하기 위해 대구로 내려가서 출마했죠. 거기서 유시민은 방송에서 "대구에 뼈를 묻는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30%이상 득표하며 선전해서, "역시 유시민"이라는 말도 나왔죠.
그런데, 서울시장출마를 저울질하다가 지지기반이 겹치고, 오히려 비토세력도 없고, 이미지도 훨씬 좋은 한명숙에게 밀리니, "아름다운 양보"를 한다면서,
이제는 경기도지사를 노립니다.

"유시민 너는 왜 대구에 뼈 묻는다면서 이제 서울시장노리더니, 갑자기 또 웬 경기도지사냐"라는 비판에 대해서
유시민은
"지금은 연대해서 한나라당을 이기는게 옳은거다, 나 원래 경기도에 살았고, 예전부터 주변사람들이 경기도 가랬다"라는...
유시민과 어울리지 않는 답변을 내놓고 있습니다.


왜 유시민이 이기기 위해 기존의 자신의 원칙과 다른 예외를 행하면 괜찮은 것이고
다른 정치집단이 이기기 위해 예외적인 행동을 하면 그건 기회주의인가요?



이런 예가 한두개가 아닙니다.

유시민이 민노당-진보신당에게 "현실을 모른다"고 비판하는 것도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다른 이도 아니고 유시민이 그런 비판을 하면 안되죠. 유시민에게 "현실을 모른다"라고 비판하던 고종석, 강준만같은 사람들에게는 "어쩔 수 없는 전라도"라는 식으로 대하던 유시민과 그 지지자들이, 제대로 된 반론없이 좌파정당의 정당한 비판에 대해서 저런 대응을 하다니요.


유시민이 이런 식으로 계속 정치하면, 결국 계속해서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수는 줄어들면서, 열성 지지지만 남게되는 악순환이 반복될겁니다.

야권에서 대중성있고, 선명한 정치인으로서 유시민을 아직까지 좋게 지켜보고는 있지만, 계속해서 "내 뜻이 곧 노무현의 뜻이고, 나를 따르면 옳고, 나를 반대하면 뭔가 뒤가 캥기는 거다"라는 식으로 행동하면, 결국 "유시민오타쿠"만 주변에 남게 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