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쓸까? 자유게시판에 쓸까? 망설이다가 운영진님이 자유게시판에 쓴 관련 저의 글을 이리로 옮기셨기에 여기에 씁니다. 적당하지 않으면 자유게시판으로 옮겨주시기를....>


아무래도 '촌스러움'은 한그루라는 아바타와는 뗄래야 뗄 수 밖에 없는 모양입니다. 남에게 지적을 받고서야 그 '촌스러움'을 겨우 벗어나니 말입니다. '모병제 지지를 유보한다'는 저의 주장을 지적하신 학생님의 댓글을 보고 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예. 동태복수법. '이에는 이로, 눈에는 눈으로'라는 법률 형식 상 촌스러운 것으로 판단되는 동태복수법....의 형태를 제가 그대로 주장하였습니다.


"사회적 강자의 사회적 책무가 방기 상태인 현실에서 모병제는 가난한 사람만이 국방의 의무를 지는 가능성이 있다"


우리 사회의 사회적 강자가 사회적 책무를 이행하는데 충실하다고 해도 결국은 모병제는 가난한 사람이 다수를 이룰 수 밖에 없는 현실이고 모병제가 개병제와는 달리 '선택'을 부여한 것이고 따라서 사회적 책무와 '선택'을 연결짓는 것은 (고의적이던 미필적이던)'사회적 복수를 실현하겠다'라는 의지의 표현이니 결국 '동태복수법'입니다.

사회적 책무와 국방의 '선택'은 다른 맥락에서 논의되어야 하며 따라서 국방이라는 것이 국가적 인프라 및 사회적 인프라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점에서 오히려 국방의 '선택'을 분배를 보다 더 많이 하게 되는(예산의 기본 성격이 분배이므로) 선기능 차원에서 논의되는 것이 '촌스럽지 않은 방법'이겠지요. 그래서 모병제 지지로 다시 돌아섭니다.

좋은 지적을 해주신 학생님에게 감사를 드리면서 예전에 진중권과 논쟁(?..이라기 보다는 두방에 KO된 ㅠ.ㅠ;;;)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참, 한그루님은 미학적으로 무지 촌스러운 주장을 지금 하고 계신겁니다."

한 사이트에서 사형제 폐지 찬반을 놓고 논쟁을 벌리고 있는데 저는 사형제는 존속되어야 한다...라는 입장이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일대다(一對多)의 형식으로 논쟁이 되었고 아군 한명 없이 고군분투하던 제가 조속히 논쟁을 끝내야겠다...라는 생각에 이런 발언을 했습니다.


"만일, 너의 지인이나 친척 또는 가족 중에서 살해 당한 사람이 있다고 해도 당신은 사형제 폐지 주장을 유지할 것인가?"


지금 생각하면 얼굴이 뜨거워질 정도로 참 유치한 발언이었습니다만 그 때는 참으로 '당당하게도' 발언을 했습니다. 그 때 마침, 진중권이 끼어들면서 제가 미학적으로 얼마나 촌스러운 주장을 하는지 주의를 환기시키더군요. 그리고 진중권은 다음과 같은 요지의 발언을 하더군요.

'당신(한그루)이 누누히 강조하는게 한사람만이 반대한다고 해서 그 사람의 의견을 묵살할 수 없다...는거 아니냐? 그런데 미국에서만도 오심으로 판정되었거나 여전히 오심으로 의심되는 판결로 인하여 사형 당한 사람이 이백명에 이른다. 과연, 법이, 아니 판사가 완전무결할 수 있겠느냐? 3심 재판으로 모든 억울함이 걸러질 것이라고 판단하느냐?'


나중에 한겨레21에 진중권이 기고한(시점으로는 위에 언급한 시점보다 훨씬 이전) '사형제에 대한 역사와 왜 사형제도를 폐지해야하는지에 대한 글'과 관련 논문들을 몇 편 읽은 후에, 지금은 사형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입장입니다만....... 촌스러움을 꼭 지적 당해야 깨닫는 이 행태는 제가 많이 부족한 탓이겠지요.


저의 촌스러움을 지적해주신 학생님에게 감사드리면서 첨언하자면, 뭐 저야 일개 촌부니까 촌스러워도 대세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사형제를 합헌'이라고 판결한 헌재의 재판관들의 촌스러움은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뭐, 하긴 우리나라 법원의 판사들 중 70%에 이르는 판사들이 '여성의 미니스커트는 강간을 유발한다'라고 생각한다니까 그 촌스러움.... 한국의 촌스러움의 '심각성'에 비하면 제 촌스러움은 '이야기거리'도 되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