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바’ 홈피 http://www.fixmystreet.kr 개통하여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닥치고 일단 접속부터’(닥접) 해 보시길.

 

 

열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홈피는 너무나 간단해 보인다. 하지만 결코 만만치 않았다. 홈피를 만드는 과정은 그 가치를 실행할 조직과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존재하지 않는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법이다.

 

나는 이 운동의 원조 격인 영국의 fixmystreet.com 사이트를 작년 9월 초쯤 박원순 변호사의 블로그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박변호사도 이를 매우 기발, 참신한 아이디어라며 소개했는데, 뒤에 조사해 보니 그 보다 약간 앞서서 소개한 글이 있었다. 어쨌든 fixmystreet.com 사이트를 살펴보니 ‘한국에도 적용하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홈피 찬찬히 살펴보고 몇몇 지인들에게 추진 모임 제안한 것이 9월 26일(토), 첫 번째 모임이 10월 1일이었다. 홈피가 본격 오픈 된 것이 3월 1일이니 거의 5개월이 걸린 셈이다. 10월1일 첫 번째 모임에 참석하여 홈피 완성까지 여러 사람이 함께했는데, 나와 김진욱 변호사(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이선태(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전문위원), 주영남(열린사회시민연합), 신동진(한국장애인방송 기획제작국장, 당시 몽양기념사업회) 등이다. 

 

(홈피 개발 과정에서 홈피 한글 명칭을 ‘거리를 바꾸자’(거바)로 했다가, 중간에 ‘아름다운 거리’(약칭 아거)로 바꾸었다가, 홈피 개통 2주쯤 전에 ‘이거리를 바꾸자’(이거바)로 했다.  이렇게 디자인을 흔들어 대는 통에 개발자가 개고생했다. 죄송과 감사를 드린다.

한편 작년 10월 말 경 박원순 변호사를 찾아가서 이 사업을 희망제작소가 직접 할 의향이 있으면 굳이 우리가 하지 않겠다고 말씀 드렸다. 그런데 할 여력이 안된다면서 힘 닿는대로 도와주시겠다면서 격려해 주셨다. )

 

이거바는 그야말로 하찮고 자잘한 생활(거리) 개선 운동이다. 없는 것을 새로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이것은 돈과 시간이 많이 들어 간다), 당연히 있어야 할 것이 없거나, 정상작동 해야 할 것이 안 되는 것을 간단한 신고로 개선하는 운동이다. 이는 창조성이 거의 필요 없는 운동이다. 관공서, 언론사, 시민단체 등이 많이 받는 제안이나 시민창안 보다 매우 쉬운 운동이다. 요컨대 도보, 자전거, 자동차, 전철 등으로 길을 가다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불편, 부당, 불쾌한 장면을 찍어서 신고 하면 된다. 공익 파파라치 운동이라고나 할까? 주된 신고 대상은 있어서는 안될 노상 적치물, 치워지지 않는 오물(쓰레기장 아닌 쓰레기장), 잘못된 교통 신호 체계나 표지판, 고장 난 신호등과 가로등, 애초부터 잘못된 설계(사용자나 환경에 맞지 않는 구조물 등) 등이다. 

 

 

한국 관공서나 언론사 치고 시민 제안=민원을 받지 않는 곳이 거의 없다. 그런데 아무리 하찮은 민원이라도 관공서에 넣으려면 주소,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는 기본이다. 그리고는 민원 내용을 소상히 적어야 한다. 그런데 이거바가 대상으로 하는 민원은 참고 지내자니 불편하고, 정식 민원으로 제기하자니 하찮고, 귀찮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민원 아닌 민원을 하려고 국민권익위, 구청, 시청, 군청 홈피를 뒤져서 처리 담당자와 전화번호와 e메일을 찾는 부지런한 시민은 별로 없다. 서울의 경우 다산콜센터 120에 전화 하자니 민원 내역과 위치 정보를 정확히 알려주는 것이 만만치 않다. 이런 상황이 이거바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이는 행정서비스나 시민권리 의식에 관한 한 한국 보다는 좀 나을 것 같은 영국과 캐나다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작년 9월경 fixmystreet.com을 열어봤을 때는 1주 평균 제안 건수가 대략 800건 내외였는데, 최근에 열어보니 2배 이상 늘어나 있었다. 영국은 이 사업을 mysociety.org에서 주관하고, 이를 영국 법무부에서 후원한다. 영국 정부가 많은 돈으로 독자 홈피를 만들어 이 사업을 직접 하지 않고, 이를 민간에게 맡기는 이유가 있는 모양이다.

 

 

 

 

이거바는 인터넷의 보편화, 디지털카메라와 휴대폰 카메라의 보편화, 지도서비스의 보편화, 그리고 최근에는 아이폰(폰카로 찍어서 사이트에 바로 올리면 지도 정보가 붙는다)의 등장이라는 디지털 기술의 산물이다. 물론 불편한 것, 불쾌한 것, 부당한 것을 재미 삼아 찍어서 올리고, 성토하는 최신 디지털 문화의 산물이기도 하다. (그런데 현재의 이거바 홈피는 재정 사정상 아이폰 관련 솔루션을 개발하지 못하였다. 재정이 허락하면 맨 먼저 이것부터 개발할 예정이다.) 

 

 

사회디자인연구소 입장에서는 연구소 주 사업의 계층 체계(hierarchy)로 보면 맨 위에는 국가지대사를 논하는 30society 운동, 즉 거대 담론(국가 디자인) 사업이 있다.  중간에는 지방자치단체 정책 개발 사업(지방 디자인)이 있다. 이것은 정책 매니페스토 사업으로 한창 진행 중이다. 가장 하부에 있는 사업이 바로 이거바 사업이다. 이거바 사업 바로 위에 있고, 지방디자인 사업 아래 있는 사업이 (희망제작소 등이 하는) 시민 창안/제안 사업이 아닐까 한다. 그런데 이것은 우리 연구소가 하지 않는다. 할 생각도 없다. 

 

 

어쨌든 연구소가 거대 담론(디자인)부터 초미시 디자인까지 사업 계층(hierarchy)적 자기 완결성을 갖추게 된 것은 처음부터 이를 의식했기 때문이 아니다. 한국 사회가 결여한 것을 아무 생각 없이 막 하다 보니 이렇게 되어 버린 것이다.  

 

이거바의 생명은 정확하고 풍부한 제보에 있다. 그런데 이것을 관공서에 반영, 시정하는 것은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우리 이거바 추진팀이 관공서와 친해서가 아니라, 제보가 사진과 지도도 정확하게 표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 그것이 예산과 인력이 많이 동원 되어야 할 복잡하고 거창한 개선 요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확하고 풍부한 제보만 있으면 관공서와 핫라인도 어렵지 않게 개설될 것으로 보인다. 참여, 참여, 참여를 기대한다. -끝-

 

p.s

이거바 홈피의 ‘이거리를바꾸자 소개’를 보면 홈피 관련 보다 상세한 소개와 사업 추진 경과가 나온다. 특히 영국 것을 보니 이 홈피와 조직을 만든 데 참여한 사람들의 역할이 비교적 상세히 나와 있었다. 괜찮은 문화라고 생각하여 우리도 그렇게 하였다. 이 소개 글은 신동진(장애인방송기획제작국장)씨가 주도적으로 쓴 것이다.   

 

이.거.바 (www.fixmystreet.kr) 는 2007년 2월 영국(Great Britain)에서 시작된 www.fixmystreet.com 이 그 효시입니다.  이후 캐나다 (www.fixmystreet.ca)가 같은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동양권에서는 최초로 fixmystreet의 일원이 됐습니다.  영국과 캐나다의 사이트는 영미권 행정구역체제에서 동일한 소프트웨어로 만들어졌기에 그 운영체제와 생김새가 거의 같습니다.  하지만 이.거.바 (www.fixmystreet.kr) 는 앞 선 두 나라의 fixmystreet와는 그 모양새가 전혀 다릅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의 행정구역 체제와 인터넷 문화가 영국, 캐나다와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픈 소스로 활용가능 한 fixmystreet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새로 만든 프로그램을 통해 이.거.바 (www.fixmystreet.kr) 는 태어났습니다.

 

이.거.바 (www.fixmystreet.kr)는 박원순 변호사의 블로그에 소개된 영국 fixmystreet의 사례를 보고, <사회디자인연구소>가 2009년 10월1일에 한국형  fixmystreet를 제안했고, 이에  <(사)열린사회 시민연합>과 <(사)한국장애인인권포럼>이 참여하여 2010년 3월1일(삼일절)에 홈페이지 오픈 했습니다.  이.거.바 (www.fixmystreet.kr) 는 우연찮게도 한민족을 연 날에 잉태됐고, 대한민국을 연 날에 태어난 것입니다. 

   

이.거.바 (www.fixmystreet.kr)는 다음 분들이 계셔서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 드립니다.

 

o Mysociety.org

  영국의 fixmystreet를 운영하는 시민단체입니다.  원초적인 아이디어를 주신 점에 감사드립니다.

o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영국의 fixmystreet을 국내에 소개해 주셨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fixmystreet은 지금 우리에게는 지구상에 없는 것이나 다름없었을 것입니다.    

o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

  한국형 fixmystreet의 제안자이자, 추동의 중심역할을 해주셨습니다.

o 주영남 (열린사회 시민연합 공동대표)

  fixmystreet가 우리의 시민문화 속에 잘 융합될 수 있도록 좋은 지적들을 해주셨습니다.

o 신동진 (한국장애인방송 기획제작국장)

  다양하게 논의되는 내용들을 구체적인 기획안으로 만드는 일을 해주셨습니다. 

o 홍순기 (000000)

  머리 속에 있던 한국형 fixmystreet를 눈에 보이는 홈페이지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o 정은성 (사회디자인연구소 연구원)

  한국형 fixmystreet의 미비점들을 날카롭게 지적해 주셨습니다

o 이범재 (한국장애인인권포럼 대표)

  홈페이지가 만들어진 뒤 잘 정착, 운영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주셨습니다.

o 최은희 (한국장애인인권포럼 팀장)

  한국형 fixmystreet의 이름,  이.거.바 를 작명해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