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유시민 팬사이트 '시민광장'이라는 곳에 가보았습니다. 작년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하시고 이런저런 노무현 관련 사이트를 돌아다니던 중에 발견한 사이트죠. 유시민 팬사이트와 정치토론도 겸하는 것 같지만, 대부분 노무현과 유시민을 찬양하는 글이고,  이명박과 한나라당 욕하는 글, 그리고 민주당에 대한 논쟁글이 약간 있더군요.

그 사이트에 유시민과 노무현관련 동영상들이 많은데, 그저께 국민참여당의 시도당 창당대회에서 유시민이 강연한 동영상을 몇개 대충 보았습니다. 역시 말을 잘하더군요, 지지자들에게 웃음과 열정을 주는데 탁월한 솜씨가 있는것 같았습니다.

그러다 유시민이 광주, 전남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지 궁금해서 광주시당, 전남도당 창당대회에서 유시민이 강여한 것은 집중해서 보아봤습니다. 비호남 지역에서와는 다르게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고, 특히 광주에서는 광주의 정신에 대해 이야기하는등, 전라도 사람들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는 모습이 보였죠.

광주시당에서의 강연은 다 보았는데, 전남도당것은 피곤해서 20분정도 듣다가 말았습니다. 그래도 대충 하는 이야기는 비슷하더군요.그리고 그 동영상을 토대로, 유시민과 국민참여당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정치를 하며, 개혁세력 혹은 자유주의세력의 분열(분립)이라는 말을 들으면서(하면서) 창당을 하게 되었는지 '이해'는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해했다고 해서, 공감하는건 아니지만...


1. 유시민은 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를 별개로 생각한다.
물론 여기서 '별개'라는 말은, 노무현정부와 이명박정부의 그런 수준이 아닙니다. 아예 노선을 달리하거나 전혀 다른 정치세력이라고 유시민도 생각하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그러나 자주 이런 말을 하더군요. "조금 다르다", "같은 당에서 함께 할 수는 없지만, 연대할 수는 있다"

개인적으로 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의 정책적인 면과 정치노선에서의 차이점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따져봐도 차이나는 것은 없는 것 같고, 구체적인 정책에서 어떤 정부가 더 무엇을 했고, 무엇을 더 하지 않고의 차이일뿐, 다른 정치세력이라고 할 만한 점은 없는 것 같습니다.

굳이 다른점을 찾자면 정부를 이루는 구성원이었습니다. 유시민은 김대중정부쪽 사람들과는 함께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듯합니다. 더 구체적으로 보자면, 호남에 기반을 둔 김대중정부쪽 정치인들과는 함께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는것 같습니다. 뭐 이점은 너무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사실 강연을 보고 새롭게 안 사실은 아니지만, 유시민은 굉장히 그 점에 있어서 확고하더군요.


2. 민주당은 인정한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을 만들 때의 패기는 많이 없어져 보였습니다. 구민주당을 호남의 자민련, 호남의 한나라당, 지역토호들의 연합결사체정도로 간주하고 무시했던 예전과는 다르게, 민주당을 인정하더군요. 특히 호남사람들과 민주당의 관계를 부정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수십년간의 독재와 민주화운동 가운데 맺어진 호남과 민주당의 정서적인 연결을 자신도 부정하지 않고, 그걸 하루아침에 없앨수는 없다고 말하더군요. 그러면서 한나라당과 영남의 정서적인 연결도 언급했습니다(약간 의문이 들긴 했습니다. 영남사람들은 그렇다면 독재와 정서적인 연결을 맺고 있다고 말한것일까라는).

그러나 위에서 말한것처럼,
유시민은 노무현정부는 김대중정부, 그리고 지금의 민주당과는 다른 정치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생각이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의 승리는 김대중지지지+a가 있었기에 가능했는데, 지금의 민주당은 +a가 도저히 +될 수 없다는데까지 미치고 있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유시민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정동영이 2007대선에서 500만표밖에 득표하지 못함으로써, 노무현이 얻었던 1000만표중에 500만표를 깎아먹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까먹은 500만표가 전부 순수하게 친노무현-반민주당(혹은 정동영)은 아니겠지만, 독자적인 정치세력화를 꾀할 수 있는 정도의 지지자는 모을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그리고 그가 생각하듯,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치세력은 다르기 때문에, 민주당으로는 몇백만에 이르는 지지자를 모으기 어렵다고 판단한것입니다.

게다가 노무현 대통령 서거 몇주 전에 나눈 대화를 공개하면서, 제3의 정치세력이 필요하다고 이미 말했었고, 노무현은 그 당시에는 반대했지만, 자신은 그래도 신당을 창당했을 것이고, 노무현은 "잘해봐라"라고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까지 말했습니다.

이렇게 확신에 차있기 때문에, 유시민은 국민참여당의 창당에 대해 "분립"이라는 말을 하는 것일텝니다.


3 국민참여당의 행보는?
유시민이 여러 인터뷰에서 밝힌 것처럼, 강연에서도 유시민은 국민참여당은, "호남에서는 민주당과 경쟁을, 전국에서는 연대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유시민이 생각하기에 김대중정부지지세력과 노무현정부지지세력은 그렇게 겹치지 않기 때문에(제가 대충 보기에 유시민은 겹치지 않는 김대중, 노무현 지지자의 비율을 김대중:노무현=500만:300만 정도로 생각하는것 같습니다, 그냥 제 추측일뿐입니다)
그는 국민참여당이라는 새로운 정당이 생기면, 기존의 김대중-민주당지지자뿐만아니라, 2002대선과 2004총선때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은 찍었지만, 김대중과 민주당에게는 그닥 지지를 보내지 않는 사람들을 정치세력화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것 같았습니다.

따라서 저런 생각이 영남패권주의때문에 나온 발상일 수 있는 것을 논외로하고, 유시민이 진짜 저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그는 지금 확신에 가득차서 "민주당과 연대만 되면 못 이길 선거가 없다"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4. 사견: 과연 유시민과 국민참여당의 판단이 옳을까
제가 김대중과 노무현과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을 지지하고 지지했던 사람들을 모두 알 수 없기에, 유시민의 저 판단이 옳은지 그른지는 모릅니다. 다만, 지금의 시점에서 유시민의 생각-국민참여당은 민주당은 지지하지 않지만, 노무현을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을 정치세력으로 결집시킬 수 있다-이 반드시 옳다고 보기는 어려울듯합니다.

물론 일부분은 옳습니다. 실제로 국민참여당이 창당하고 지지율은 곧바로 3위를 기록했고, 심지어 1월말에는 한나라당이 38.2%로 가장 높았고, 국민참여당은 16.2%를 얻어 15.2%로 조사된 민주당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며 2위를 기록한 여론조사도 있을만큼(
http://www.sisaseoul.com/news/articleView.html?idxno=15354)
파괴력을 보였습니다. 위 조사에 따르면 국민참여당은 민주당의 27%, 민노당의 44% 흡수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단순합산으로 국민참여당+민주당=31.4%로 개혁세력 지지율 합산이 30%를 넘기게 되죠.


그러나, 창당의 거품(?)이라고 해야할까요, 아무튼 그런 것이 사라지고나서 최근의 여론조사를 보면

오늘 자 신문들의 여론조사는 "한나라당이 전주 대비 40.9%를 기록했고, 민주당은 24.4%로 나타났다. 미래희망연대(친박연대)가 6.7%로 3위를, 민주노동당은 4.9%로 4위, 국민참여당은 4.5%로 5위를 각각 기록했다. 자유선진당(3.5%), 진보신당(1.9%), 창조한국당(0.9%)이 뒤를 이었다."라고 합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3&aid=0003115756)

2월 말 지지율을 보면 
한나라당 39.9%, 민주당 24.7%, 민주노동당 4.9%, 자유선진당 2.2%, 국민참여당 2.2%였다. 그다음은 미래희망연대(옛 친박연대) 1.6%, 진보신당 1.0%, 창조한국당 0.9% 등이었고,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파(無黨派)는 22.6% 였다는 조선일보-갤럽조사가 있었습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2/24/2010022400068.html)


국민참여당이 창당되기 전의 민주당의 지지율들을 대충 살펴보면
11월17일 모노리서치 조사에서는 한나라당은 33.2%, 민주당은  23.2%로 나타났다. 이어 자유선진당(3.6%), 민주노동당(3.4%), 친박연대(3.0%), 진보신당(2.1%), 창조한국당(0.6%) 순이었고(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56730)

10월 15일 리얼미터 조사는 "한나라당이 지난 주 대비 소폭 하락한 37.1%(2.0%↓)를 기록한 반면, 민주당은 2.8%p 상승한 29.9%를 나타내 두 정당 간 지지율 격차가 7.1%p로 좁혀졌다"(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55981)고 했고

7월 30일에는 미디어법때문인지 한나라당 28.0%, 민주당 25.6%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http://nanumnews.com/sub_read.html?uid=12464&section=sc201)





이걸보면, 지금 국민참여당은 통상적으로 민주당의 지지율이 높을때(20%후반)와 낮을때(20%초중반)의 차이, 즉 2~5%정도를 그대로 가져온 셈이 됩니다. 창당의 거품이 빠지고, 국민참여당과 민주당의 지지율을 단순합산해도, 별로 대단한 변화가 있지 않습니다.

유시민은 강연에서 "지금의 지지율에 10%를 더해야(MB와 한나라는 빼고) 맞다, 왜냐면 무서워서 국민들이 진실을 안말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다고 믿고싶지는 않으나, 실제 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수도 있고, 아무튼

여러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참여당이 새로운 지지층을 끌어모으면서 지지율을 끌어올리지는 못하고, 오히려 기존 민주당 지지층을 갉아먹는 형태로 보입니다. 즉, 인터넷에서 수많은 추천,공감을 날리고, 수천개의 리플을 남겨주는 반민주당 but유시민과 국민참여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현실세계에는 인터넷에서처럼 많지는 않다는 뜻인 것이지요. 오히려 국민참여당보다 대선주자 유시민의 지지율은 10%를 넘기면서 더 높기 때문에, 민주당을 지지하면서 유시민도 지지하는 사람도 많다고도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유시민 전 복지부장관 13.9%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13.7% ▲정동영 민주당 의원 6.3% ▲김문수 경기도지사 6.1% ▲오세훈 서울시장 5.9%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5.3%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5.0%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1&aid=0003137112, 오늘자 여론조사입니다)



결국 유시민과 국민참여당의, 제3정당 창당의 대전제조건인, "김대중정부와 민주당은 지지하지 않고 노무현정부와 친노정치세력만을 지지하기 때문에 현재 무당파로 떠도는 수많은 국민들"은 현재로서는 많지 않다는 결론을 내야할것같습니다.
유시민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김대중과 노무현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겹치고 있지만, 일부 not 민주당 but 유시민(참여당)을 외치는 사람들은 그 목소리 크기와는 다르게 소수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6월2일 지방선거때, 5월23일에 서거하신 노무현대통령의 바람이 또 불어서, 유시민과 국민참여당의 지지율이 상승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때는 민주당에도 친노세력이 엄연히 있고, 심지어 이광재-안희정, 한명숙같은 사람도 있는판에, 국민참여당이 온전히 노풍을 자기것으로만 만들수는 없겠죠. 설마 민주당이 덕보는 것을 빼앗기위해 싸움질을 하지는 못할것이고요...결국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이 동반상승하거나, 둘 다 덕을 못보거나 이 둘중에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노풍이 예전만하지는 않을 것 같기 때문에, 국민참여당은 결국 민주당과 연대하지 않으면 독자생존이 힘들것 같습니다.

어쩌면 지방선거때 국민참여당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 민주당과의 연대를 거부하고(물론 그렇게 되면 민주당때문에 연대 못했다고 주장하겠지만) 수도권에서 한나라당이 압승하게 해서, 다음 총선이나 대선에서 지분협상을 유리하게 끌어내서 민주당의 기득권이라는 것을 포기하게 만들 수도 있겠지요...어차피 지금 국민참여당과 유시민은 얻은 것이 없기 때문에 잃을 것도 없는 입장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