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어와 여자는 삼일에 한번씩 패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일베에서는 이것을 줄여서 “삼일한”이라고 한다. “남자는 하늘이다와 어느 정도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삼일한이라는 표현을 두고 여성 혐오라고 흔히 이야기한다. 하지만 나는 여성 혐오와 여성 비하를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둘 모두 여자의 입장에서 보면 기분 나쁘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정확히 분석하기 위해서는 되도록 정확한 개념을 써야 한다. 그리고 정확한 분석에 토대를 두어야 대책도 잘 세울 수 있다.

 

여성 혐오는 여성 또는 여성성 자체를 싫어하는 것을 말한다. 싫어하면 공격이나 회피로 이어지기 쉽다. 여성 비하는 여성을 깔보는 것으로 지위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

 

 

 

남자는 하늘이라고 굳게 믿는 남편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 남편이 아내를 몹시 사랑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 남편은 아내를 위해 때로는 목숨까지 걸 것이다. 이런 남편을 두고 아내를 혐오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만약 아내가 남편의 지위에 도전하지 않고 고분고분하게 산다면 둘은 사이 좋게 지낼 수 있다. 적어도 남편의 입장에서 볼 때에는 말이다.

 

가부장적이면서 착한 남자들은 아내와 자식이 자신에게 복종하길 바라지만 아내와 자식을 사랑하기도 한다. 지위의 문제에서는 결코 양보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처자식을 위해 때로는 목숨까지 건다. 이것이 이론적 가능성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수십 년 전 대한민국의 평범한 가장들이 이런 패턴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일베에서는 여자를 깔보는 글이 많이 올라오는데 이것은 이전 세대의 평범한 남자들의 생각이 과장되게 표현된 것이지 난데없이 생긴 것이 아니다. 그리고 여성 억압과 여성 차별은 대한민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농업 사회에서는 (거의) 보편적으로 나타났던 현상이다. 사냥-채집 사회는 이런 면에서도 농업 사회보다 훨씬 더 평등했지만 강간, 여성 폭행 등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남자는 왜 여자를 깔보는 것일까? 여러 여성주의 이론에서는 가부장제 문화가 남자를 그렇게 만들었다고 이야기한다.

 

진화 심리학계에서는 다른 학파들보다 더 많은 것을 선천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여자를 깔보는 남자의 심리도 선천적인가? 여자를 깔보도록 생겨먹은 우리 조상 남자들이 여자를 깔보지 않도록 생겨먹은 우리 조상 남자들에 비해 더 잘 번식했기 때문에 남자가 여자를 깔보도록 자연 선택에 의해 “설계”된 것일까?

 

 

 

우리와 가장 가까운 친족은 침팬지다. 그리고 침팬지에는 일반 침팬지(common chimpanzee)와 보노보 침팬지(보노보)가 있다. 그 다음으로 가까운 종은 고릴라이며 그 다음이 오랑우탄이다.

 

오랑우탄의 경우 강간(실패한 경우도 포함할 때)이 아주 흔하다. 고릴라의 경우 수컷 한 두 마리가 여러 암컷을 거느린다. 수컷의 덩치가 훨씬 크기 때문에 평등한 관계가 되기 힘들다.

 

일반 침팬지(그냥 “침팬지”라고 부르기도 한다)의 경우 수컷이 암컷을 깔본다. 심지어 제인 구달이 여자라서 침팬지가 깔보았다는 이야기도 있다(제인 구달의 책에도 읽어본 듯하다). 어른 수컷들이 지위 사다리(서열)의 위쪽을 차지하고, 그 다음에 어른 암컷들이 차지하고, 그 다음에 어린이들이 가장 바닥을 차지한다(어머니-아들 관계 등은 예외적이다). 수컷이 암컷을 두들겨 패는 일을 흔히 볼 수 있다.

 

보노보 침팬지의 경우 암수의 권력 관계가 일반 침팬지와는 매우 다르다. 암컷이 수컷을 두들겨 패는 일이 더 흔한 것 같다. 애교 있게 때리는 정도가 아니다. 암컷한테 공격 당해서 고환이 손상되는 경우도 꽤 있다고 한다. 진화론적으로 볼 때 수컷한테 고환만큼 소중한 것도 별로 없다.

 

인간 사회를 볼 때 이런 측면에서는 보노보 침팬지와는 별로 닮지 않았다. 오랑우탄처럼 강간을 하기도 하고, 전통 사회에서는 고릴라와 비슷한 일부다처제가 거의 보편적이며, 일반 침팬지처럼 남자가 여자를 두들겨 패는 일도 꽤 있다.

 

 

 

인간의 경우 남자가 여자보다 덩치가 약간 크다. 힘은 훨씬 세다. 덩치 차이에 비해 힘 차이가 더 큰 이유는 남자가 더 근육질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약간 일부다처제적인 사회에서 진화한 것 같다.

 

포유류의 경우 일부일처제에 가까울수록 암수의 덩치 차이가 비슷해지는 경향이 있다. 긴팔원숭이(gibbon)는 일부일처제에 아주 가까우며 암수가 거의 비슷하다. 반대로 한 수컷이 많은 암컷을 차지하는 체제일수록 암수의 덩치 차이가 크다. 이런 면에서 극단적인 위치에 있는 코끼리 바다표범은 암수의 덩치 차이가 엄청나게 크다.

 

 

 

어쨌든 남자가 여자보다 힘이 훨씬 세다. 따라서 남자와 여자 사이에 충돌이 생길 때 남자가 압도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된 것이다. 과거 우리 조상들이 진화할 때에는 선진산업국 같은 법-경찰-감옥 체계가 없었다.

 

만약 강력한 모계 사회라면 여자가 친족 동맹을 통해 남자에 맞설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남편과 아내가 싸울 때 만약 같은 부족 내에 남편의 친족은 거의 없고 아내의 친족이 많다면 아내 개인은 힘이 약하더라도 친족 동맹의 힘으로 역전시킬 수 있다. 나는 지난 수십 만 년 동안 인간이 강력한 모계 사회를 형성했다는 증거를 본 적이 없다.

 

결국 이것은 남자가 여자를 깔보도록 진화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진화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할 수 없다.

 

나중에 기회가 생기면 이 문제에 대한 진화 심리학계의 문헌을 살펴볼 생각이다. 아마 강간의 진화 심리학에 맞먹을 정도로 여성주의자들이 싫어할 것 같다.

 

 

 

만약 정말로 남자가 여자를 깔보도록 자연 선택에 의해 “설계”되었다면 어떨까?

 

좀 더 현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만약 남자가 여자를 깔보도록 자연 선택에 의해 “설계”되었다는 이론이 발표된다면 어떻게 될까(이미 발표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많은 여성주의자들이 여성 억압을 정당화한다면서 울분을 토할 것이다.

 

어떤 일베 회원은 “남자가 하늘이다”가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고 통쾌해 할 것이다.

 

나 같으면 여자를 깔보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그런 심리 기제를 어떻게 다스릴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이야기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