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주의'라는 주제로, 물론 그 세세는 각각 다르지만 디즈레일리님, minue622님 및 로자한나님께서 언급을 하셨다. 그래서 디즈레일리님과 minue622님의 주장을 비판하고 마침 로자한나님께서 비숫한 주제의 글을 올리셨길래 첨언 겸 단일민족신화에 대하여 짧게 기술한다. (기술 내용은 '오구마 에이지'의 '일본단일민족 신화의 기원'이라는 책의 서평-무려 1400원이나 주고 구입한 레포트 ㅠ.ㅠ;;;에서 인용한 것이다.)


우선, 디즈레일리님의 '민족주의' 주장

원래 역사 교과서의 목적이라는 건 학생들에게 훌륭한 국민의식을 주입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국민을 '만들어내는' 게 교과서의 목적이다. 원래 민족주의를 강조하는 게 당연하다. 이걸 비판하려면 처음부터 끝까지 탈민족주의적으로 가라. 모든 폭력을 비판하고 거부하라. 그게 아니라면 민족주의를 좀 강조한다고 타박하지 마라.


동의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내놓고 디즈레일리님을 타박하기도 '거리'가 마땅치 않다. 이건 마치, 물론 디즈레일리님께서 의도하지는 않으셨겠지만, 발바닥에 정확하게 반이 되게 금을 밟고는 '내 발이 나간거냐? 안나간거냐?'라고 묻는 것과 같다. 

단지, 내가 인용한 디즈레일리님의 문장 속에 적은 실마리가 하나 있기는 하다. 그 것은 바로 빨간색 마킹 부분이다. 즉, 디즈레일리님도 '민족주의는 (다는 아니지만) 폭력적인 경향이 있다'라는 것을 스스로 시인하시는 것 아닌가?


내가 제대로 읽었다면, 아니 디즈레일리님이 typo를 하지 않으셨다면 민족주의가 폭력적이지만 왜 각 나라의 역사 속에서 민족주의를 강조하는 것을 디즈레일리님은 주장하셨을까?


그 것은, 대개 식민지 사관의 지긋지긋함에 대한 반동일 것이다. 그리고 관심법을 동원하여 디즈레일리님의 주장을 분석하자면, 제국주의자(?)인 디즈레일리님에게 민족주의가 폭력성을 다소 띠는 것 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판단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이런 내 생각은 과거에 디즈레일리님이 강한 어조로 '나는 합리적 보수주의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한 것과 같고 새누리당에 대한 시각이 나와 충돌을 일으키는 것이다.


아, 오해하지 마시라. 나는 디즈레일리님을 '수꼴이다'라는 이미지 덧칠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런 변태적인 취미는 나에게 없다. 단지, 식근론을 탈피하면서 민족주의를 강조하는 것은 오히려 식근론자들이 쳐놓은 덫에 빠지는 것이라는 것을 주의환기시키려고 하는 것이다.


디즈레일리님은 식근론이라는 괴물을 물리치기 위하여 스스로 괴물을 용인하였다....라고 하면 내가 지나친 주장일까? 그런데 다민족국가의 나라에서는 민족주의가 어떻게 될까? 예를 들어, 스위스. 앙숙인 프랑스와 독일 국민들의 주 구성원 중 다수인 스위스라는 나라는 민족주의를 어떻게 발현해야만 훌륭한 국민으로 만들어내는 것일까? 캐나다는? 오스트레일리아는? 


디즈레일리님이 식근론이라는 괴물을 물리치기 위하여 스스로 괴물을 용인하였다면 minue622님은 역사를 해석하는 시각에서 '민족주의에의 객관화'를 강조하셨다.


우선, 역사교과서에의 민족주의에 대한 minue622님의 지적은 제대로 하셨다.

탈민족주의를 제창하시는 분들이 아크로에도 계시니까 이 주제와 관련해 제 생각을 밝히고 싶은데, 한국 민족주의 및 민족주의 교육에 이런저런 문제가 있다는데는 저도 동의하는 편입니다. 우리나라 민족주의의 특성이라면, 북한도 마찬가집니다만, 과거 일제천황제파시즘의 영향을 적지 않게 받았다는 겁니다. 일제 천황제 파시즘의 거울상이랄까. 사실 한국 민족주의의 그 현재 모습은, 적어도 일정부분, 일제잔재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minue622님은 이런 민족주의가 과거 독재정권의 의도에 의하여 강조되었다고 하면서 교학사의 역사책을 대략 훑어보셨다고 한다.(아마도 내가 읽은 부분이 minue622님보다 더 적을 것이다) 그러면서 실제 책이 의도하는 바-그 의도하는 바가  실제 있었는지 없었는지에 관계없이- 부분은 언급되지 않고 식근론의 관점에서만 읽은 소회를 기술하셨다.


식근론은 하나의 큰 얼개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뉴라이트에서의 이승만 추종자들과 박정희 추종자들의 알력은 이런 식근론의 '저의'의 하이라이트를 이룬다. 그런데 내가 아랫글에서 지적한 박정희 영웅만들기 부분을 minue622님은 거론조차 하지 않고 일제시대 때만 문제없다..라고 하신다.


minue622님 스스로  민족주의가 일제시대의 잔재라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식근론은 탈민족주의의 '모범'이라는 말인가? 그리고 큰 얼개인 단군 역사를 무조건 신화로 몰아부치기(아, 예전에 minue622님이 내가 마치 환빠인 것으로 오해하신 적이 있는데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조선 건국을 무조건 폄훼하기, 조선말 지배층을 무조건 나쁜 놈들로 만들기, 일제 시대 경제적 성장이 있었다라는 주장에 이승만은 건국의 아버지이며 박정희는 우리나라의 근대화를 이룬, 그래서 실제 근대화의 씨앗은 일제시대 때, 박정희는 비록 정신적인 근대화는 이루지 못했지만 정신적인 근대화를 이루는 물질토대를 이룩해주신 위대한 분..... 그래서 영원히 뭐뭐는 뭐다...라는 고리에서 스스로 모순되는 주장을 하고 계시지 않는가?


minue622님의 주장대로 '교학사 교과서'는 '친일(매국)교과서'라고는 나 역시 생각치 않는다. 왜냐하면, 이제 그런 노골적인 친일매국교과서를 집필하여 책으로 내놓을만큼 우리나라 학계가 또한 국민이 조야하지는 않으니 말이다. 단지, 큰 얼개에서 교학사 교과서가 노리는 것이 무엇인지를 minue622님이 짚으셨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얼개를 따로따로 놓고 분석하면 멀쩡하다. 일부 문제가 있지만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따로따로를 하나로 조립하면? 바로 우리가 지겹도록 들었던 '프레임'이라는 것이 완성이 되고 그 프레임의 존재가 교학사 교과서에 있는지 여부를 minue622님이 언급하셔야 했다는 것이다.



현대 일본은 메이지시대이래 단일민족신화가 국가이데올로기로 정착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굳이 증명할 필요도 없이, 암묵적으로 전제되어 있다. 이 책의 목표는 대일본제국시대로부터 전후에 걸쳐 “일본인”의 지배적인 자화상이라고 이야기되는 단일민족신화가 언제, 어떻게 발생하였는가를 역사학적으로 조사하고, 그 기능을 사회학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단일민족신화라고 불리는 것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일본국은 동일 언어와 문화를 가진 일본민족만으로 성립되었다”고 하는 국가적 현상인식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일본열도에는 태고부터 단일하고 순수한 혈통을 가진 일본민족만 생활해왔다”고 하는 민족적 역사인식이다. 물론 양자는 엄밀히 나뉘는 것이 아니며 단일민족신화를 주장하는 쪽이나 비판하는 쪽이나 양자를 뒤섞어 논의하고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이 두 가지가 일치하는 상태를 단일민족신화라고 정의해 둔다. 요컨대 단일민족신화는 “단일하고 순수한 기원을 지닌, 공통의 문화와 혈통을 가진 일본민족만으로 일본국은 구성되어 왔으며 지금도 구성되어 있다”는 관념이다. 


대일본제국을 천황가를 총본가(總本家)로 받드는 가족국가라고 하는 국체론(國體論)을 주장한 대표적인 논자인 이노우에 테쓰지로우[井上哲次?]는 일본인은 구미인보다 열등하다는 인식하에, 국가의 독립을 위해 민심을 단결시켜야 하고, 그 단결의 중핵에 천황과 교육칙어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1895년 일청전쟁에 승리한 이후, 타이완을 제국의 신민으로 어떻게 편입시키느냐 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는데, 이는 국체론의 재검토를 초래하게 했다. 이노우에 테쓰지로우는 기독교에서는 인류 모두가 신의 자손으로 인종과 국가의 구별이 없으므로 기독교는 국가에 유해한 종교라고 주장하고, 기독교의 배후에 구미열강의 위협이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일한병합을 계기로 혼합 민족론 관련 논의들이 한꺼번에 논단에 분출되었고, 그 대부분이 조선은 일본과 언어적인종적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일한합병은 신공황후[神功皇后] 등이 조선 식민에 전력했던 과거 등에서 볼 수 있듯이 과거로 돌아가는 자연스러운 것이며, 조선은 일본에 쉽게 동화될 것이라는 공통된 의견을 내세우고 있다. 결과적으로 단일민족론은 병합에 있어서 논의 밖으로 밀려나 버렸고, 이런 흐름에서 이노우에 테쓰지로우가 혼합민족론으로 전향을 하기도 했다. 일한병합으로 세계라는 큰 무대로 웅비한다는 위대한 적극적 정신이 사람들 사이에 충만해졌고, 일본민족만의 제국을 유지한다는 의식은 오히려 타파의 대상이 되었고, 일한합병은 그 전환점이 된 것이다. 그리고 제국의 팽창이 임계점에 이를 때 까지 이 노선은 고수된다.


메이지 체제는 국체론(國體論)을 전제로 태어난 것이다. 대일본 제국의 신민은 천황을 조상으로 하는 하나의 대가족이라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조선이나 타이완의 이민족이 제국에 편입되게 되었을 때, 도대체 어떻게 국체의 논리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인가. 정한론의 분규(紛糾)한 배경 속에서, 그곳은 원래 일본인가 외국인가, 일본인을 어디까지 넓힐 수 있는가 하는 논의가 있었다. 바로 그러한 난관이었다. 에도시대의 막번체제(幕藩?制)에 있어서, 신분이나 지역을 넘어 일본인이 하나의 대가족이라는 사상은 너무나 터무니없는 것이었다. 장군이나 무사도 농민도 사쓰마(薩摩)의 인간도, 미토(水戶)의 인간도 똑같이 조상이 같은 일본인이라는 생각은 체제로서는 결코 용인할 수 없는 사상이었다. 비록 막번체제(幕藩?制)는 해체 되었지만, 그렇게 해서 성취한 메이지 유신 정부에 있어서, 여러 나라와의 협력과 협조를 거부하는 국학 사상 등에서는, 도저히 열강에 낄 수 있는 국력을 만들 수 없었다. 따라서 한층 더 개화에 어울리는 새로운 국체론(國體論)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이렇게 해서 가토우 히로유키[加藤弘之], 호즈미 야쓰카[?積八束], 이노우에 테쓰지로우[井上哲次?] 등이 국체론의 근대적, 서구적 분식(粉飾)을 향해 나아갔던 것이다. 그들이 당초 단일 민족설을 말한 것은 일본인을 열도 인종으로서 간주하여, 민족적 단결로 독립을 유지하려는 이유였다. 하지만 이런 주장만으로는 조선과 타이완의 존재를 처리 할 수 없었고 게다가 당시 국체론의 근성은 천황통치가 군신의 자연스러운 정이지 인위적인 권력관계는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었다.


(일본의 혼합민족론 부분은 발췌 생략)


일본이 단일민족으로 구성된 국가라는 담론은 책의 표제처럼 “신화”이다. “단일하고 순수한 기원을 지닌, 공통의 문화와 혈통을 지닌 일본민족만으로 일본국은 구성되어 왔으며 지금도 구성되어 있다”라는 단일민족관은 허구지만 그런 관념이 실재하고 있으며, 그것이 실제로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에서 신화라는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이 같은 단일민족론이 일본 역사의 추이에 따라 시소게임을 하듯이 담론의 주도권을 놓고 혼합민족론과 대립했다는 사실이다. 일본이 서구의 충격에 노출된 시기에는 단일민족론이 우세했고 대일본제국시대에는 혼합민족론이 주류를 이뤘다면 전후에는 단일민족론이 다시 주도권을 잡았다는 것이다. 이런 시소게임의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중요한 것은 일본이 단일민족이냐 혼합민족이냐 하는 사실이 아니라 당대 역사가 민족론에 요구하는 것이 무엇이었는가 하는 것이라는 점이 자명해진다. 요컨대 일본이 밖으로 힘을 발산할 때는 혼합민족론이 우세하고 안으로 위축될 때는 단일민족론이 이데올로기 노릇을 했다는 것이다. 


이 책의 결론은 신화에 대항하는 일은, 어떤 신화를 죽이고 다른 신화로 교체하는 일이, 예컨대 단일민족신화를 비판하기 위해 혼합민족 신화를 들고 나오는 일은 아니다. 요구되고 있는 것은 신화로부터의 탈피이다. 다른 이와 공존하는 데 신화는 필요 없다. 필요한 것은 약간의 강함과 예지이다. 



일본단일민족문화의 기원 책은 여기를 클릭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