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한사온은 오래 전에 옛말이 되었는갑다.

올 겨우내 여즉 날씨는 서민들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간난한 이들 어느 때고 힘겹지 않으랴만 엄동설한만치 힘들 때가 있으랴.

여름 더위야 잠 못 이루는 걸로 버틸만 하고 고통이라 부르기엔 조금은 아심찬한 구석이 있제만 겨울 추위는 말 그대로 고통이다.

어느 여배우가 나왔던 영화, '해바라기'. 거기 연인이었던 남자가 2차 대전 때 소련 전투인가 어딘가 나가 추위에 떨다가 전우들과 어느 빈 창고 같은 곳을 찾아들어가 허연 입김을 날리며 행복해하는 모습이 나온다. 

평온한(혹은 다빈치 인체 대칭도에 나오는 사람과 같은 상황에 있는 사람) 이들에게야 겨울은 겨울대로 즐길 낭만과 여유가 있는 법이고 겨울이 춥지 않으면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이상한 두려움 같은 게 있을 게다. 그런데 아직도 다수에게 겨울은 두려운 철이다.


그그저께 한달치 가스사용량 점검해 보았더니 50이 나왔다. 이거 돈으로 환산하면 한 오륙만원 되려나?

그닥 아낀 것도 아닌데 날이 무탈하다 보니 적게 나온 셈이다. 그리고 외풍만 막으면 생각보다 춥지도 않다. 다들 아는 거지만 추운데서 활동하다가 냉기와 찬 바람 없는 방으로만 들어와도 20-30분 정도는 좀 덥거나 따뜻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체온의 주기라고나 할까. 나는 좀 없는 편이다 보니 몸을 움직여 체온을 올리는 걸 겨울철 난방에서 소소한 비중을 차지하는 변수로 삼는 편이다. 


그리고 뭐니뭐니 해도 솜이불이 효자다. 가볍게 입고 자도 몸이 건강하면 자고 일어났을 때 약간 땀이 배게 마련이니까. 요즈음은 노가다도 뛰지 않고 노가다 일당 벌이 수준이든 몇 곱절이든 따뜻한 PC방에서 번역하다 들어온다. 어느 정도 항산을 유지하고 있는 셈. 나도 별일 없고 내 주변도 별일 없다 보니 하루하루 평범한 일상이다. 몸무게는 3-4kg 가까이 늘었다. 근으로 따지면 다섯 근에서 일곱 근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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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살이 좀 나왔다. 그런데 이건 노가다 며칠 하거나 몸 좀 쓰면 또 그냥 빠져서 70kg 내외로 돌아온다. 사람이 한 서른 살 정도되면 평생에 걸쳐 유지하게 되는 몸무게 같은 게 감이 잡힌다. 나는 175cm에 70kg를 기준으로 잡는데 지금은 74kg 정도 된다. 그니까 평소 70-71kg 정도면 일단 건강한 상태. 예전에 몸이 아팠을 때는 66kg 정도까지 내려간 적이 있다. 자기 몸을 관리할 때 평온한 상태에서 70-72kg 내외인데 이보다 최소 3kg 정도 가감이 있다면 약간 몸 관리에 신경을 써야겠구나 하는 수준이고 4-6kg 정도 빠지거나 분다면 몸 어딘가 이상이 있다고 보면 얼추 맞을 게다. 나는 이런 걸 세월이 가져다 주는 경험칙이나 지혜 비슷한 것이라고 본다.


실상 전문가들도 자기 일을 들여다보면 전문지식 뿐 아니라 저 경험칙이 업무에 많이 적용되고 있다는 걸 알 게다. 그런데 그 경험칙이나 지혜는 전문가 아닌 사람들도 다 갖추고 있다. 세상엔 발달학이란 게 있다. 보통 발달학은 심리학/사회학 분야가 먼저인데 인체 발달학 역시 중요한 부부이다. 뭐 엄니 뱃속에서 나오기 전까지는 발생학, 고고성을 울리고 나서는 발달학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고고성 이후 1-2년은 발생학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봐도 되고. 


의학은 응용 과학이다. 여기서 응용(applied)의 의미를 나이가 들다 보면 고민해 보게 된다. 전문가들이 하는 일 중에는 그 또래 사람들이라면 기본 도구와 여건만 갖춰지면 전문가들보다 훨씬 뛰어나게 처리하는 분야가 많다. 전문가의 함정이란 그런 것이다. 저걸 인정하지 못하는 God Complex. 물론 어지간히들 벗어난다. 하지만 시간은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God complex를 일반화하자면 애어른, 피터팬 맨 같은 것이다. 어쩌면 사람은 죽기 나이에 이르러서도 애같은 부분이 있다. 그건 아마 발달 과정에서 충족되지 못한 어떤 욕구일 것이다. 그건 누구나 가지고 있다. 그래 욕구 충족은 그토록 중요한 것이다.


날씨에 비추어 정치가 무언지, 정치인이란 무언지, 어른과 성체의 차이는 무언지 새살을 까보려다 첨부터 딴 데로 흘렀다.


여전히 마침표 없는 횡설수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