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벨기에의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2007년기사라 지금은 또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지만, 아무튼...
http://h21.hani.co.kr/section-021019000/2007/12/021019000200712130689056.html
동서양을 막론하고 내 자식이 좋은 학교에 입학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같은가 봅니다.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가...이런 것은 제가 모릅니다. 다만, 교육이 사회적으로 계층을 뒤섞는 기능을 하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막말로 공부를 잘하면 못사는 집 아이도 좋은 대학가서 성공할 수 있고, 잘사는 집 아이도 공부를 못하면...재산을 물려받아서 망하지는 않겠으나...아무튼...

진보좌파는 우리나라 교육제도는 대입위주, 성적위주의 획일화된 교육제도고, 특히 성적을 너무 강조해서 부모돈으로 과외해서 성적올리는 아이들 때문에 가난한 집 아이들과 비교해서 불공평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같은 나라의 교육제도를 칭송합니다. 그리고 미국대학처럼 공부말고도 교외활동-봉사활동, 스포츠활동 등-에도 상당히 비중을 둬서 학생을 선발하는 시스템을 부러워합니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턴가 외국어고등학교, SKY대학에 대해서 아주 비판적입니다. 저 학교들은 부모 잘만난 자녀들이 부모 돈으로 과외공부해서 성적을 올려서 입학했고, 따라서 불합리하며, 기득권층이고, 사회에 기여하는 것보다는 패거리지어서 진짜 능력있는 사람들을 배척해서 기득권을 유지하는 집단으로 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공부보다 솔직한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계층이 고착화된 서구 선진국들은 계층이동에 대한 열망이 크지 않기 때문에 우리처럼 대학입시를 가지고 시끄럽게 싸우지 않습니다. 그나마 미국정도되는 나라에서 우리가 보기에 뜬금없이 한국의 교육열을 오바마가 칭찬하는 수준이지...

우리나라 진보좌파는 교육개혁을 말함에 있어, 성적위주의 학생선발을 비판합니다. 성적 이외에 다른 교외활동, 학생들의 개성과 창의성을 엿볼 수 있는, 학생들의 잠재력을 보고 학교에서 학생을, 특히 대학에서 그렇게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물론 궁극적으로 대학을 평준화 시키기를 바라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등수를 매기는 것을 본능적으로 꺼리는 그들이지만, 어찌되었든 학생선발은 필요하기에 저런 주장을 합니다. 그러나 과연 저렇게 학생선발을 하면, 지금의 교육보다 나아질까요.

앞서 말했듯 교육의 본질을 떠나서, 교육은 사회적으로 계층혼합기능을 주된 기능으로 수행합니다. 그것이 가능하려면 공정한 경쟁을 통한 솎아내기는 필수죠. 상류층이든 중산층이든 하류층이든 같은 출발선에서 출발해서 누가 더 좋은 결과를 내느냐를 가지고 솎아내어야 합니다. 물론 우리가 사는 사회는 완전무결한 사회가 아니기 때문에,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최악이 아니면 차악이라도 택해야 하죠.

저는 그래서 공부를 통한 성적위주의 대학입시가 그나마 낫다고 생각합니다.
공부 이외의 교외활동? 리더쉽? 창의력? 이런건, 돈 많은 부모를 둔 자녀들이 더 효율적으로 계발합니다.
돈이 너무 많아서 아무리 자녀 과외를 시켜도, 결국 그 아이가 공부를 안하면, 성적을 오르지 않습니다.
물론 돈 많은 집 아이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더 나은 교육을 받고 더 공부를 잘하고 더 성적이 잘나오고, 그래서 더 좋은 대학에 더 많이 간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잠재력있는 가난한 집 아이들이 자신의 잠재력이 사장되는 것을 알지 못하고 사회의 부조리에 눈물을 흘리는 사실도 압니다.
그런데, 그 해결책이 성적위주의 교육제도를 개선하는 것일까요?

핀란드, 노르웨이처럼 부자들에게 엄청나게 세금을 거둬서 교육예산에 엄청나게 투자하자...당연히 찬성합니다만, 종부세도 제대로 유지 못하고 무상급식문제가지고도 이 난리가 나는 판에, 공자왈 맹자왈같은 소리는 도움이 안됩니다.

우리나라 교육자체를 너무도 안좋게 바라보다보니, 그나마 수행되어 온 계층혼합기능을 위협하는 각종 정책-입학사정관제,성적위주탈피-이 도입되는걸 안일하게 지켜보기만 하고, 오히려 뜬금없이 그러한 제도가 공정하게 잘 시행되길 바란다는 식의 입장이나 내놓고...

우리 사회를 지금 당장, 혹은 10년 내로 북유럽정도 수준의 복지국가로 만들지 못한다면, 현실에 눈높이를 맞춘 생각을 해야하고, 타협을 적극적으로 할 줄 아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적어도 우리 사회의 수준에서, 진보된 교육이라는 것은 열심히 공부한 학생이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보장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진보좌파가 자신들의 주된 지지층으로 삼아야 하는 사람들도, 열심히 노력해서 자기계발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자기계발하는 고등학생, 대학생들은 모두 사회에 무관심하고 자기만 아는 망한 세대이고, 그런 것은 성적위주의 획일화된 잘못된 교육때문에 애들이 맛이 간 타율적인 상태로 살기 때문에 그렇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외고와 스카이대학이 있다, 혁파하자 까부수자는 식으로 접근하는게 과연 옳은지 모르겠습니다.

고작해야 20대들에게 "뭉쳐서 저항하라"는 식으로 조언하는 좌파들의 인식의 얕음에 안타까움을 느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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