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pired from. 참사랑 님



1. 空과 分, 分과 空

空은 본체[noumena, substance, Idea, Arche], 分은 현상[phenomena, appearance]

     空을 인식하는 순간 그 空은 分이 되었다
그 分을 한번 더 分하는 순간 그 分은 더이상 分이 아니었기에 空으로 되돌아갔다

     分을 망각하는 순간 그 分은 空으로 되돌아갔다
그 空을 한번 더 空하는 순간 그 空은 더이상 空이 아니었기에 分으로 내게 안겼다

깨달음은 찰나에 이루어진다 했던가



인식과 망각은 오직 '감관' 으로부터 발생했고
'감관' 이라 함이 어떻게든 초월적 지식의 기준이 될 수 없음에, 나는 이제서야 이를 받아들이게 되었다

절대를 찾아헤매니 상대가 귀찮게 따라오고
상대를 안아주자니 절대가 뽀르르 도망가버렸다

생각이 생각만을 낳았을 뿐이었다
오직 약한생각과 강한생각 간의 '치열함' 만이 '번뇌' 로 둔갑해 날 괴롭히고 있었다

난 괴로웠고 괴로우면 괴로울수록 소피스트가 되었으며, rhetoric 에 집착하게 되었다
나의 민주주의는 죽었다. 의당(義堂)에는 웅변만이 넘쳤고 아무도 행동하지 않았다

나의 민주주의는 더이상 우주란 무엇인가의 Fact 에도
                                            어떻게 살것인가의 Value 에도 관심갖지 않았다



2. 아무도 진보스럽지 않았다

권위를 추구하는 것은 그 충만함이 이루어지는 순간 타락하여 doxa 가 되었으나
이해를 추구하는 것은 늘 비워냄을 준비하므로 영원히 빛나여 episteme 가 되었다

참 진보는 '이해' 에 있었다

영화 'Matrix' 에서 세상에 찌들어버린 워커홀릭 Neo 는
어떻게 Zion 의 시민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까지 걸어갔는가

Oracle 은 권위로 Neo 를 가르치지 않았다
그저 Neo 가 이해하길 도와줬을 뿐이었다 (그녀가 그랬듯)

Oracle 역시 Smith 요원에게 순순히 자신을 내주었다
당황한 Smith 는 Oracle 에게 집요히 묻는다

'왜 내가 당신을 이렇게 없애버릴줄 알면서도 피신하지 않았지, Oracle ?'

Oracle 에게 중요한건 권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다만 이해하고 또 이해할 뿐이었다

그녀는 이해하고 또 이해하면서 그 자체로 '진보' 의 '삶' 을 즐겼을 뿐이었다



3. the Invention of Lying

니체는 신이 없다고 하지 않았다 다만,
신이 '필요' 없다고 했을 뿐이다

권력에의 의지는 반드시 神을 설정할 수 밖에 없게 돕는다
神을 만나는 순간 더이상의 '이해' 도 필요없으며 더이상의 '참진보' 도 필요없기 때문이다

배고프면 밥먹고 매려우면 똥싸고 흥분되면 뒹굴면 그만이다
이런면에서 神의 설정만큼 완벽한 사업도 없다

무엇이 참진보를 가로막는가?
권력이다. 권력이 참진보를 가로막는다

보수를 외치는 권력도, 진보를 외치는 권력도 모두 '참진보' 를 가로막는다
따라서 아무도 진보스럽지 않았다. 그저 웅변할 뿐이었다

나의 민주주의는 그래서 죽었다
그러나 '이해' 는 나의 민주주의를 되살렸다

난 끝없이 배우고 익히고 말하고 귀담아듣고 행동하고 반성하고 성찰하며 '이해' 하기로 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한 것은 '이해' 였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달았다



P. S. : 참사랑 님, 동시성의 에너지는 '이해' 였나 봅니다
            감사합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