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 학생님이 '모병제와 징병제'에 대하여 주장을 하셨는데 그 분 주장에는 '딱 한부분'을 빼고 다 맞다고 판단된다. '딱 한 부분'이란 바로 징병제와 모병제에 대한 '정책 연구 결과'가 구 민주노동당(분당 전의 민주노동당)의 보고서로 작성이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군사학에 비전문가인 내가 보기에도 '명확하지 않거나' , '잘못 기술된 부분'이 있어 보이지만 이 정책의 연구 결과는 최소한, 우리 사회가 이제는 모병제에 대하여 진지한 토론을 할 이유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유효한 보고서이다.

학생님의 '맞는' 여러 주장 이외에 우리나라는 어쩔 수 없이 모병제를 실시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왜냐하면, 이미 우리나라는 저출산의 여파로 군 입대 자원이 부족하게 되었다. 그래서 군입대 신체검사의 자격여건을 하향조정하고 있으며 그동안 산업체에 부여되었던 '산업체 근로자'나 '병특 연구요원'의 전체 수를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가까운 장래에 군입대 자원이 매년 5만명 정도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더 이상 '모병제에 대한 사회적 토론'은 남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모병제 토론'은 구체적으로는 군 장성들 때문에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부하 쪽수는 나의 파워와 비례한다'라는 전근대적 사고 방식을 가진 군 장성들이 '모병제의 발전적 토론'을 막고 있다.(이 부분은 한겨레의 어떤 기자가 '손석희가 진행했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직접 언급한 사안으로 단순히 군 장성에 대한 감정적 차원이 아니라 실제 근거가 있는 발언이다)

나 개인적으로도 모병제를 지지한다. 여담인데, 내가 모병제를 지지하면 '너, 군 면제지?'라는 식의 얼토당토없는 쪽글이 실리기도 하는데 지금 여기서 밝히자면 나, 현역, 예비역 병장이다. 어쨌든 ^_____^


그러나 나는 어떤 계기 때문에 '모병제 지지를 유보하게 되었다'. 물론, '모병제 지지를 유보한다'는 의미는 '국민개병제를 찬성한다'는 것은 아니다. 모병제 찬성을 유보하는 이유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모병제 찬성을 유보하는 것이다.


모병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사회 양극화가 심한 대한민국에서, 그리고 '노블리스 오블리주'는 '국으로 끓여먹으려 해도 찾을 수 없는 사회적 강자의 만성적인 도덕적 해이'에 시달리는 대한민국에서 가난한 사람만이 가는 제도로 전락할 염려가 있다. 이는 마치, 조선 시대에 병역의 의무를 양반에게는 부여하지 않거나 병역의 의무를 쉽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한 것과 같다.

모병제. 가난한 사람만이 국방의 의무를 지는 현실의 도래 가능성 때문에 내가 모병제 지지를 유보하고 있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