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다시피한 분단 국가다. 일본이 보통국가가 아니네 어쩌네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도 보통국가는 아닌셈이다. 그 덕분에 우리나라는 징병제라는 아주 독특한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대략 사회적인 분위기도 이 독특한 시스템을 용인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그 정당성은 아마 국가안보를 위한 필요악이라는 이름 아래 유지되고 있는 듯하다. 


  처음 군에 입대해서 훈련병으로 입대를 하면 가장 반복적으로 주입시키는게 무엇인지 아는가? 군대 갔다오신분들은 아시겠지만 군대식 생활방식보다도 북한이 주적이라는 개념주입이 가장 반복적으로 이루어진다. 대략 20평생 살면서 북학이 위협이라는 생각은 뉴스에서 북한이 핵발사 했다라는 소식을 들을 때 1,2초 정도의 시간밖에 없었던 사람들에게 북한이 주적이네 위협이네 하는 사실을 주지시키려다 보니 무던히도 노력을 한다. 그런데 오히려 그러한 노력 때문에 의문이 들었다. 북한이 주적이고 위협인 것이 그리도 당연하다면 왜이리 주입을 못시켜서 안달인가. 그리고 왜 그 나이 먹도록 군대 들어간 젊은이들은 북한이 무섭다는 생각은 코빼기도 해보지 못한 경우가 많은 걸까. 그리고 더 나아가면 국가의 위대한 부르심을 받아 갑자기 2년 동안 끌려들어가서 신성한 군복무를 수행하는 일이 정녕 국가를 위한 것이고 당장의 위협으로부터 나라와 민족을 지키는 일이 맞기는 한 건가. 골치 아픈 안보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과연 이 젊은이들의 귀하디 귀한 2년을 송두리째 앗아가 버리는 사회적 비용을 초과하는 이득을 우리가 징병제를 통해서 얻고 있는 것인가 의문이 아니 들 수가 없었다.


  일단 의문이 든 것은, 도데체 징병제 60년 유지해 오면서 왜 아무도 징병제로 인해 비롯되는 손익계산서 한번 제대로 내 본일이 없냐는 거다. 뭐 50년대 60년대 이런 때야 워낙에 다급한 시기니 그렇다 치자. 그런데 90년대 2000년대 에도 와 아무도 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한마디가 없는걸까. 생각해보면 나라의 젊은 인구 모두에게서 20대의 2년을 생산적인 활동을 못하도록 막아버린다는 것은 엄청난 비용이지 않을 수가 없다. 국방부에서 얘기하는 인생종합대학 어쩌고 저쩌고 하는 웃기는 이야기로는 도저히 정당화 될 수 없는 엄청난 비용이다. 젊을을 낭비해 버린 그 20대 중에는 앎으로 우리 나라를 이끌어 가고 세계의 청년들과 경쟁해 나가야 할 미래의 엔지니어, 미래의 예술가, 미래의 문학가, 미래의 정치인, 미래의 외교관 등등등 수 많은 인재들이 있다. 그들은 남들, 즉 외국의 미래 재목들에 비해 2년 까먹고 시작해야만 하는 것이다. 국가의 부르심 때문에 말이다. 그런데도 아무도 이 기회비용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말이 없다. 백번 양보해서 우리나라의 안보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필요악으로 어쩔 수 없는 것이다라고 하여도, 한번 손익계산 한번쯤은 해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더욱이 미래의 대안으로서 모병제라는 제도가 있음을 고려할 때 왜 모병제를 택하고 젊은이들은 생산적인 활동에 투입함으로서 얻는 비용 이익과, 징병제를 통해서 얻게되는 비용-이익을 비교하는 보고서 한장 제대로 나오는게 없단 말인가. 그런 연구가 필요없을 정도로 과연 징병제가 명약관화하게 우월한 제도라고 장담할 수 있는가?


  사실 이런 인재, 생산적인 인구의 낭비라는 차원보다 더 무서운 것은 문화적인 낭비와, 잘못된 문화 관습의 군대를 통한 재창출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경직되고 뒤처진 조직이 어디라고 생각하는가. 이제 세상은 새로운 정보혁명의 물결을 타고 저만치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과연 우리 군대 조직의 모습은 어떠한가. 단순히 시설이 나쁘네, 환경이 열악하네 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그 뒤처진 문화를 지적하고 싶음이다. 우리 사회의 20대 청년들은 군대라는 곳을 나오면서 세뇌에 가까운 2차사회화 과정을 겪게 된다. 그것도 본인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군인의 의무라는 미명아래 자신의 의사와 생각과는 전혀 무관하게, 대적관, 편협한 민족주의, 민족주의적 역사관 이러한 것들을 아무 여가 없이 수시로 그것도 절대 졸지 않고 들어야만 한다. 더욱이 군 생활을 겪으면 대한민국 청년들은, 학교에 이어 다시 한번 더 위계적 조직과 상명하복의 문화에 다시 한번 세뇌 당하고 자신도 그에 익숙해지게 바뀌어 버린다. 그리고 그러한 경직된 문화는 후에 회사나 여러 관료제 조직으로 그대로 전이된다. 즉 군대를 통해서, 상명하복, 상하 위계, 경직된 조직문화가 그대로 재창출 되고 학교에서, 사회로 훨씬 강화된 형태로 전이되는 것이다. 바로 이 경직된 조직문화가, 바로 우리 나라 기업, 우리 나라 정부, 우리 나라의 사회 전체의 경쟁력과, 창의력을 좀 먹고 있다. 오늘 뉴스를 보니, 우리나라가 점점 IT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한다. 물론 그 동안 우리나라 정부나 기업들이 하드웨어 쪽에만 투자하고 잘못된 정책을 택한 탓이리라. 그렇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바로 이 경직된 조직문화로 인해서 창의적인 생각들과 상호작용이 차단되어 버렸기 때문에 변화하는 시대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탓으로 IT산업에서의 경쟁력도 잃게 되어 버린 것 아닐까? 바로 이 보이지 않는 사회적 비용이 어쩌면 2년의 낭비(국방부에서 뭐라 변명을 하든, 인생에서 가장 생산적인 시간에 자신의 커리어와는 하등 상관이 없는 곳에서 2년을 일 혹은 빈둥거리는 것은 분명히 낭비이다)라는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훨씬 더 큰 비용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모든 비용들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의 안보상황이 저러한 비용들을 감수하더라도 징병제를 유지해야 될만큼 심각하다고 반박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히 모병제라는 대안이 있지 않은가. 물론 모병제를 채택하면 일시적인 혼란과 국방비의 급증을 감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새로이 생산적인 곳에 투입되는 인력으로 인해서 당장 드러나지 안는 사회적 이득이 그러한 비용의 증가를 상쇄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조건적으로 안보라는 이유 때문에 징병제만을 고집하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이다. 특히나 그로 인해서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는 암적인 조직문화를 생각한다면 더욱이 대안을 모색해보아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