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철학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자연 과학의 역사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알아야 한다. 대다수 과학 철학자들이 자연 과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연 과학의 역사를 한 권으로 제대로 공부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다음 책이 출발점으로서는 좋을 것 같다.

 

『과학: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존 그리빈 지음, 강윤재, 김옥진 옮김, 들녁, 2004

Science: A History, John Gribbin, Penguin, 2002

 

자연 과학에서 수학이 차지하는 막대한 역할을 생각해 볼 때 수학의 역사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는 아는 것이 좋다. 다음 책에서 시작하는 것은 한 가지 방법이다.

 

『수학의 역사(, ), B. 보이어, 유타 C. 메르츠바흐 지음, 양영오, 조윤동 옮김, 2000(2판을 번역함)

A History of Mathematics, Carl B. Boyer, Uta C. Merzbach, Wiley, 2011, 3

 

 

 

자연 과학과 수학 자체에 대해 깊이 알수록 과학 철학 공부에 도움이 된다는 점은 자명하다. 하지만 여기에서 그와 관련된 책까지 소개할 수는 없다.

 

 

 

나는 과학 철학에 입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선집을 읽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세 권은 Alex Rosenberg가 추천하는 선집들이다(Philosophy of Science: A Contemporary Introduction, xii). 약간 서로 겹치기도 하지만 어차피 선집들끼리 어느 정도 겹치는 것은 거의 필연이다. 20세기 과학 철학자들이 무엇을 두고 논쟁을 벌였는지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Philosophy of Science: Contemporary Readings, Yuri Balashov, Alex Rosenberg 편집, Routledge, 2001

 

Philosophy of Science: The Central Issues, J. A. Cover, Martin Curd 편집, W. W. Norton & Company, 1998

 

Philosophy of Science: An Anthology, Marc Lange, Wiley-Blackwell, 2006

 

선집에 실린 글 중에는 입문자가 읽기에는 까다로운 것들도 많다.

 

그리고 선집을 사서 책을 펴는 순간 글자 크기와 두께를 보고 책을 한 대 때려주고 싶은 충동이 들 수도 있다. 다행히(?) 세 권 중 『Philosophy of Science: Contemporary Readings』는 그런 충동이 별로 들지 않을 것이다.

 

 

 

선집이 너무 부담스럽다면 교과서에서 시작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어느 교과서가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다음 두 권을 읽어보았는데 Rosenberg가 쓴 책은 좀 더 교과서적이며, Godfrey-Smith가 쓴 책은 좀 더 자유분방하며 자신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Godfrey-Smith의 책이 덜 따분한 것 같으며 다른 면에서도 더 낫다는 느낌이 들었다.

 

Philosophy of Science: A Contemporary Introduction, Alex Rosenberg, Routledge, 2011, 3

 

Theory and Reality: An Introduction to the Philosophy of Science, Peter Godfrey-Smith, University of Chicago Press, 2003

 

 

 

Larry Laudan의 책을 읽는 것도 과학 철학에 입문하는 한 가지 방법이다. Laudan 1941년 생으로 과학 철학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저명한 과학 철학자들 중에는 막내에 가깝다. 막내의 장점은 형들의 이야기를 다 들어보고 이리저리 생각해 본 다음에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http://en.wikipedia.org/wiki/Larry_Laudan

 

Laudan이 선배 과학 철학자들을 약간은 허수아비로 만들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장면도 몇 번 있었지만 대체로 충실하게 그들의 입장을 소개하면서 잘 비판하는 것 같다. 특히 인식론적 상대론을 잘 비판하는 것 같다. 그리고 과학 철학에 대한 글 치고는 그리 어렵지 않다는 장점도 있다.

 

Progress and Its Problems: Towards a Theory of Scientific Growth, Larry Laudan,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1977

 

Science and Hypothesis: Historical Essays on Scientific Methodology, Larry Laudan, Springer, 1981

 

『과학과 가치: 과학의 목적과 과학 논쟁에서의 그 역할』, 래리 라우든 지음, 이유선 옮김, 민음사, 1994

Science and Values: The Aims of Science and Their Role in Scientific Debate, Larry Laudan,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1984

 

『포스트모던 과학논쟁』, 래리 라우든 지음, 이범 옮김, 새물결, 1997

Science and Relativism: Some Key Controversies in the Philosophy of Science, Larry Laudan,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90

 

Beyond Positivism And Relativism: Theory, Method, And Evidence, Larry Laudan, Westview Press, 1996

 

 

 

저명한 과학 철학자들이 쓴 고전을 읽는 것도 과학 철학에 입문하는 한 가지 방법이다. 다섯 권 밖에 소개하지 않은 이유는 입문자를 위한 목록이기 때문이다. 과학 철학 교과서에 실린 저명한 과학 철학자만 따져도 상당히 많다. 특히 Quine이 빠진 이유는 입문자가 읽기에는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과학적 발견의 논리』, 칼 포퍼 지음, 박우석 옮김, 고려원, 1994

The Logic of Scientific Discovery, Karl Popper, Routledge, 2002, 2, 영어판 초판은 1959, 독일어판 초판은 1934

 

『과학의 구조: 과학적 설명 논리의 문제들 I, II, 어니스트 네이글 지음, 전영삼 옮김, 아카넷, 2001

The Structure of Science: Problems in the Logic of Scientific Explanation, Ernest Nagel, Hackett Pub Co, 1979, 2, 초판은 1961

 

『과학혁명의 구조: 출간기념50주년』, 토머스 새뮤얼 쿤 지음, 김명자, 홍성욱 옮김, 2013, 4

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s: 50th Anniversary Edition, University Of Chicago Press, 2012, 4, 초판은 1962

 

『자연 과학 철학』, C. G. 헴펠 지음, 곽강제 옮김, 서광사, 2010

Philosophy of Natural Science, Carl Hempel, 1966

 

『방법에의 도전: 새로운 과학관과 인식론적 아나키즘』, 폴 페이어아벤트 지음, 최종덕, 정병훈 옮김, 한겨레, 1987

Against Method, Paul Feyerabend, Ian Hacking (Introduction), Verso, 2010, 4, 초판은 1975

 

한 편에는 극단적인 인식론적 상대론자인 Feyerabend가 있다. 그는 과학과 미신이 다를 바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인지 아니면 과학 철학자들에게 “과학과 미신이 다르다는 것을 한 번 입증해 보시지”라고 도전하기 위해 도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인지...

 

Popper, Nagel, Hempel은 이런 면에서는 Feyerabend와 의견이 거의 정반대다. 그리고 Kuhn이 그 중간에 끼어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히트 친 것만 따지면 Kuhn이 최고다. 그의 책은 100만 부가 넘게 팔렸는데 과학 철학서로서는 경이로운 기록이다. 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s』의 1판은 좀 더 상대론적이다. 열렬한 Kuhn 지지자들은 2판으로 넘어가면서 Kuhn이 혁명성을 어느 정도 포기했다고 이야기한다. 좀 더 혁명적인 Kuhn, 즉 좀 더 상대론적인 Kuhn을 접하기 위해서는 1판을 구해서 보아야 한다.

 

Kuhn는 인문학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은 반면 Popper는 자연 과학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

 

 

 

여기에서 소개한 책 중에 내가 끝까지 다 읽은 것은 7권 밖에 안 된다. 이 목록은 나의 독서 계획이기도 하다.

 

 

 

이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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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