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짧은 시 한편을 소개할까 한다.

 

  연분홍빛 꽃봉오리가 피더니

       온통 푸른 빛 도는 보랏빛이네

           부드러운 산들바람에

                계곡의 백합 풀 위에 누웠네

                                                              <아침>의 일부

 

 이 시의 작자가 누구일까요? 바이런일까요? 랭보일까요? 에세닌일까요? 보드레르일까요?

이들 가운데 누구라고 해도 손색없는 솜씨인 것 같다. 더구나 15세 소년의 작품이니.

 이 시의 작자는 이오시프 스탈린(1878~1953), 어려서 시를 찬미하던 그가 15세 때 발표한 작품이라 한다.

 

* 방을 정리하다 2007년 경향신문 서평란(스탈린, 강철권력)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신기해서 여기 옮겨본 것이다.

바로 얼마전  한국전쟁과 관련된 <스탈린과 김일성> 이란 책도 읽은 일이 있어서 스탈린의 특이한 성격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 시만 놓고 보면 그는 후일에 유능하고 다감한 서정시인이 되어 있어야 하는데 어떤 과정을 거쳐 수백,수천만의 인명을 살상한

역사상 드문 잔혹한 권력자가 되었는지 알 수 없다. 그의 이력에는 청년기에 신학교에 재학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짧은 시를 보면서 인간이 얼마나 복잡하고 미묘한 존재인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선과 악이 사람에 따라 따로 분리되어 있지

않고 한사람의 마음과 정신 속에 공존한다는 솔제니친의 말이 생각난다.   

 

한 인간을 제대로 이해하고 판단하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더구나 얼굴도 나이도 직업도 모르고 인터넷상에서 서로 토론

한다는 일은 얼마나 많은 조심성을 필요로 하는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