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갑오년(甲午年) 국운을 감정하면서 갑오년엔 개혁이 화두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 한 적이 있다.  2000년대 첫 갑오년은 입춘 절입 시각인 2014년 2월 4일 오전 7시 2분부터 시작된다. 

명리학이나 주역을 읽고 역학을 하는 사람은 60갑자와 음양오행을 설정해두고 그 변화에 일정한 법칙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甲午라는 글자를 보면서 어떤 일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대략 머릿속에 그려낸다.

머릿속에 그려내는 것은 전적으로 역학자의 주관이고 직관이다. 그리고 그려낸 것이 실제 현실의 상황에 부합하느냐를 면밀히 검토한다. 상황에 부합시키는 과정은 전적으로 객관이고 논리다.

甲午라는 것은 일종의 상(像=象)이다. 즉 그림자다. 상(그림자)를 보고 본체(운명, 이어질 미래 등)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것이 역학이다. 그림자는 사주일 수도 있고, 손바닥(수상)일 수도있고 얼굴(관상)일 수도 있다. 

갑오라는 상이 동그랗게 나왔다. 그렇다면 그 동그란 그림자의 본체는 무엇인가? 쟁반일수도 있고, 농구공일 수도 있고 양끝이 막힌 원통일 수도 있고... 본체의 후보는 수없이 많다. 역학자는 논리적으로 본체를 찾아낸다. 像은 화두다.

일반인들은 갑오에서 이전 세기의 갑오개혁, 갑오농민혁명을 떠올리면서 2014년 갑오년에 어떤 개혁이 필요하지 않을까 유추기도 한다. 역학자는 그런 유추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나, 먼저 상을 보면서 직관으로 그려낸다.

즉, 甲午라는 글자가 나무가 불에타는 형상이니 밝아질 것이라고 보는 것이고 여기서 개화,개명,개혁을 떠올린다. 물론 甲午에서 나무가 불타는 형상은 우연히 떠올린 것이다. 역학자가 왜 그렇게 떠올렸는지는 역학자도 모른다.

아무튼 그렇게 갑오에서 개화, 개명, 개혁을 연상해내고 난 다음, 이제는 그 연상이 과연 우리 사회, 우리 나라의 본체와 맞는지 논리적으로 판단한다. 지나온 날과 현재 상황 기타 등등을 모두 끌어와서 부합시켜본다.

그래보니... 아! 지금은 개혁이 필요한 시기구나, 사람들이 개혁을 원하겠구나 하는 결론을 내고 갑오년 국운을 감정하면서 어두운 밤길에 나무를 불에 태워 밤길을 밝히려 하듯 개혁이 화두가 되겠다는 결론을 내는 것이다.

이미 저성장이 장기화 되면서 이전의 정치경제논리를 그대로 대입해서는 안되고 새로운 개혁이 필요함을 오래 전 부터 절감해왔다. 민주당은 계속 고성장시대에 통하는 논리와 정책을 강행하다 국민의 외면을 받고 있다.

장기저성장 시대에 걸맞는 개혁이 필요하고 그 성공사례가 독일의 하르쯔 개혁이다. 민주당과 민주진보진영이 계속 고성장시대의 정치경제 정책을 고집하게 되면 매우 흉하다. 여야와 합심해서 개혁을 해야 한다. 

87년체제 민주화 이후 이제 사반세기, 25년이 지났다. 그동안 많은 것이 바뀌었다. 사회가 매우 복잡다단해졌다. 정치판은 지금껏 80년대 체제기반으로 진영 나눠먹기식으로 정치를 해왔지만 진영논리는 더 이상 곤란하다.

정치에서의 개혁은 상징적으로 개헌이다. 개헌 논의는 이전에도 있었다. 그러나 그 논의가 세상과 체제의 변화에 부응해서 나온 것이라기 보다는 당리당략 이해관계에 따른 권력분점의 요구로 나온 측면이 강했다. 

여야, 주로 친이계에서 이명박 정부 이후 친박계가 정권을 잡을 것을 예상하고 그 때의 불이익을 피하고 안위를 보장받기 위해 대권을 축소하는 개헌을 통해 계파의 존속을 도모하기 위한 측면이 있었다. 이런 식이면 흉하다.

이 갑오라는 개혁의 상이 길하려면 나무가 크고 튼튼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불이 오래 지속될 수 있으므로 길하다. 나무가 작고 약하면 불은 금방 꺼진다. 이것을 역학에서는 흉하다고 한다. 

나무가 크고 튼튼하다는 것은 국민적 여론과 합의가 있다는 것을 뜻하고 나무가 작고 약하다는 것은 그런 여론과 합의가 없이 당리당략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을 뜻한다. 무엇이 길한 것이고 무엇이 흉한 것인지는 뻔하다.

나는 철도파업 실패를 예견하고 철도파업실패에서 87년 체제의 종식을 이미 이야기 했다. 물론 종식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계기가 마련되고 염원하는 여론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것은 틀릴 수도 있다.

사실. 명리와 역은 맞추는 것이 아니다. 통계학과 과학은 더더욱 아니다.  명리와 역은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도덕철학이며 객관성을 확보하고 과학적 회의를 하기 위한 심신수양의 도구다. 맞고 틀리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자신과 세상을 제대로 관조하지 못하면 실패한다. 흉하기도 하고... 주역 괘를 던져서 나오는 괘의 상(像) 해석대로 일이 벌어지지 않는 경우는 허다하다. 주역 괘가 틀린 것이 아니라 사람이 틀린 것이다.  



참고 : 갑오년 국운 해석

역학적(易學的)으로 보면 우리 나라를 乙木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양의 나무인 甲木과 음의 나무인 乙木중에서 乙木의 성격은 올곧고 생명력을 가지고 더 나아지고자 계속 성장을 추구하려고 하는 木의 성질을 기본적으로 가지되 음의 성질, 즉 여성적이고 감성적이며 관계를 지향하는 성질을 가진다고 본다. 

乙木이라는 나라(國)가 甲午年이라는 운(運)을 만나면 어떻게 되나? 

갑목의 입장에서 을이라는 운을 만나면 힘을 빼앗기지만 을목의 입장에서 갑이라는 천운을 만나면 등라계갑이라고 하여 을목의 힘이 더해진다. 그리고 午는 불(火)이다. 불은 개명(開明), 개화(改化)를 상징한다. 을목의 입장에서 오화(午火)라는 지운을 만나면 형상은 5월의 나무라서 生地를 만난 것 같지만 음양오행의 기운으로는 을목이 불에 타서 기운이 빠져나가는 死地를 만난 것이 된다. 

참고로 적천수에서는 갑목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甲木參天. 脫胎要火. 春不容金. 秋不容土.
火熾乘龍. 水蕩騎虎. 地潤天和. 植立千古

갑목참천. 탈태요화. 춘불용금. 추불용토.
화치승룡. 수탕기호. 지윤천화. 식립천고

갑목은 하늘을 참하는데 탈태 성장을 하려면 불이 필요하고 갑목은 동량의 목이라서 금으로 제재를 해서 대들보로 써야하지만 어린 봄의 나무는 약해서 금으로 제재하면 흉하며 가을의 나무는 이미 다 자란 나무라서 흙의 기반으로 성장을 도모할 필요가 없으며 여름의 나무는 물을 뿜는 용이 필요하며 겨울의 나무는 따뜻한 봄이 필요하다. 이렇게 조화를 이루면 나무는 천년을 곧게 설 수 있다는 뜻이다.

적천수에서는 을목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乙木雖柔. 규羊解牛. 懷丁抱丙. 跨鳳乘猤.
虛濕之地. 騎馬亦憂. 藤蘿繫甲. 可春可秋.

을목수유. 규양해우. 회정포병. 과봉승후.
허습지지. 기마역우. 등라계갑. 가춘가추.

을목은 비록 부드럽지만 세력을 얻는다면 능히 미토와 오화를 감당하고 뿌리를 내릴 수 있으며 정화를 품고 병화를 안는다면 숙살의 기운을 가진 유금과 경금을 능히 타고 앉아서 부릴 수 있다. 습기가 과다한 땅을 만나면 뿌리가 썩으니 불을 타고 앉아도 근심이 생기며 동량을 만나 어울리면 성장의 기운과도 잘 어울리고 수확과 숙살의 기운과도 잘 어울린다는 뜻이다. 


일단 정리하자면, 우리 나라인 을목이 지금 어느 시기에 와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봄의 나무인지 여름의 나무인지 가을의 나무인지 겨울의 나무인지... 

어느 시기의 을목인지는 모르겠지만 을목인 대한민국이 갑오년을 맞이했으니 개혁과 개화, 개명을 하느라 기운이 빠져나가지만 갑목이 도움을 주어 그 빠져나가는 힘을 보충할 수 있게되는데. 갑목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상징하는지 많은 갑목 가운데 적절한 그 갑목을 어떻게 파악하는지 등을 이해하는 사람이 나라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해석한다. 

결국엔 국운을 맞이함에 있어서 상황판단이 중요하고 상황에 맞게 필요한 것을 가져와서 조화를 이루는 것이 길하다는 아주 평범한 결론을 얻게 된다. 사실 동양철학으로서의 명리학은 다 그런 식으로 뻔하고 평범한 결론을 낸다. 중요한 것은 조화를 이루려는 의지다.

안철수의 사주를 보고 2012년 대선에서 대통령이 되지 못한다는 결론내고 박근혜가 당선된다고 예언을 했던 것도 사실은 사주에서 단순히 화두만 얻고, 화두에서 다시 현실을 보고 단일화에서 밀려난다는, 안철수가 단일화에서 밀려나면 빅데이터분석결과를 보고 박근혜가 51대 47정도로 문재인을 이기고 당선될 것이라는 예언을 하는 것이다. 물론 이 예언은 틀릴 수도 있다. 맞고 틀리고가 중요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