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 본 글타래에 달린 댓글 중 qualia님이 <이명박 능치처참>이란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한 제 발언은 명백한 사실관계 착오임을 밝힙니다.

 qualia님에게 사과드립니다.

 



 전 그 전에 쓴 어느 댓글에서도 밝혔다시피 이 논쟁은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쟁이 결코 아니라고 봅니다.
 
  그루터기라는 분이 예외라면 유일한 예외랄까. (100% 자신은 없지만) 그 분은 처음부터 노운지(및 그 외 유사 일베식? 노무현 비난발언)에 대한 운영진 개입 차원의 제재를 주장한 듯 하더군요.

  우선 그 분 제외하면, 운지발언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저를  포함해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지금 전에 쓴 댓글에서 한 말을 되풀이하는 말입니다만, 이 논쟁은 아크로라는 장소에서 운지발언에 합당한 규범상의 위치가 무엇인지를 둘러싼 논쟁입니다.
 
  제 입장을 여기서 밝혀두면, "아크로라는 사이트의 취지와 성격을 감안할 때(이 전제조건은 중요), 노운지 발언은 회원들 스스로 가능한 자제하는 편이 바람직다는 겁니다."  쉽게 말해, <아크로라는 사이트>에서 그 발언이 발화된다면 그건 썩 떳떳한 행위는 아니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물론 여기에는 제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데...

 구체적으로 이런 상황을 상정해봅시다. (좀 극단적인 상황설정이긴 합니다)

 어느 신념형 극우성 친일파가 있다고 합시다.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극우파 일본인이라고 해도 좋고, 아니면 한국산 토종(?) 극우 친일파라고 해도 좋습니다.  이 사람이 어느 날 아크로에 찾아와서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의 위안부들이 일제가 저지른 국가범죄의 희생자들이 아니며 대다수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자발적 매춘업 종사 여성들에 불과했으며, 따라서 한국이 위안부 문제로 일본에 국가배상 및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법적으로도, 도덕적으로 부당한 행위며 새빨간 날조에 불과한 역사상 희귀한 국가차원의 사기행각이라고 진지한 얼굴로 정색하며 주장하는 겁니다.

 전 이 사람을 (아크로가 아닌) 사석에서 이런저런 비하어로 욕하고 조롱하는데 일말의 윤리적 거리낌도 없을 겁니다. '당당'하죠.
 
 그런데 사석이 아닌, 아크로라는 장소에서 댓글질로 그 사람과 논쟁을 하는 그런 상황에서 제가 그런다면?

 가정일 뿐이긴 하지만, 제가 막상 그런 상황에 부닥친다면 '욱'하는 기분을 누르지 못하고 감정이 섞인, 경멸감 섞인, 도덕적 규탄의 함의가 듬뿍 담긴 어휘사용을 할 가능성이 무시할만큼 적지는 않을 겁니다. 그것도 다짜고짜 말이죠. 왜냐면, 저도 사람이기까요. 더군다나, 이 가상의 신념형 극우 친일파의 주장이 틀렸을 뿐만 아니라, 비도덕적이기도 하다는 '절대'에 가까운 확신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그런 이유로 '사석'에선 이 가상의 신념형 극우 친일파를 온갖 단어로 조롱하고 비난하는데 결코 거리낌이 없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말이죠, 제 입장은 이렇습니다.

 누군가가 <사석이 아닌, 아크로라는 공론 사이트에서 상대와 댓거리를 하는 이상> 상대에게 이런저런 조롱, 경멸, 혹은 도덕적 규탄이 담긴 단어는 가능한한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 자제하는 것이 공론장이라는 장場에서는 적절한 언행이라고 저한테 조언한다면, 제가 굳이 그거 부정할 생각은 없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이런 '원칙' 자체의 타당성을 정면에서 부인하는 순간 (인간적으로 좀 봐달라, 이런 차원이 아니라...), 아크로란 사이트는 위안부피해자란 것 자체가 사실은 날조에 근거한 일본 때리기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적-규범적 판단과 결론을 '이미' 내린, 그것도 회원 개개인의 차원이 아닌 사이트 자체 차원에서 내리게 되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고로 이 사이트에서 이 문제에 관해선 '논의'의 여지가 없는, 결론이 이미 정해진 <자명>한 사안이 되는 셈입니다.

 제가 아는 한 아크로란 사이트의 성격이 그렇지는 않습니다. 운영규칙상의 제재대상을 제외한다면, 어떠한 정치적-사회적 입장에서 관해서도 <사전적으로 내린 사실 및 규범적 결론-판단>은 존재하지 않음을 표방하는 사이트입니다.

 물론 제가 생각은 이렇게 할지라도, 막상 제가 상정한 상황에 닥치면 머리와는 달리 손은 반대로 움직여서 열심히 그 신념형 친일논객을 조롱하고 비하할 가능성은 다분하죠.  그렇다 하더라도, 그래놓고 (나도 사람이니 좀 봐주셈... 우리 너무 빡빡하게 살지 맙시다...) 이런 말은 할지라도, 제가 이미 언급한 그 '원칙의 타당성' 자체에는 도전할 생각이 없습니다. 또 떳떳하게 봐달라고 요구할 생각도 없습니다.

 노운지에 관해서도 제 입장은 마찬가집니다.

 확인의 결과님이 어느 댓글에서 이런 뜻의 말을 하시더군요. 노운지라는 말은 조롱이 맞는데, 이미 특정 상대와 대화상대로 인정할 의사가 없음을 전제한 상황이라면 조롱을 한들 그게 뭐가 문제냐. 나는 떳떳하다...

 저 역시 사석에서, 혹은 친노건 친일파건 특정 입장을 가진 사람을 대화상대로 배제하기로 이미 합의된 장소에서 그런다면 문제될 게 전혀 없다고 봅니다.

 그런데 제가 아크로란 곳의 성격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이 사이트에서 회원으로서 활동하는 이상, 여기서는 친노건 친일파건 특정한 입장을 가진  상대를 '대화상대'로 인정한는 게 바람직한 태도라는 '규범적 판단'에 암묵적으로건 명시적으로건 이미 동의했음을 의미합니다.

 물론 이건 '이상적 원칙'일 뿐이고, 저도 이 원칙을 실천적으로 깨뜨린 적은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같은 말 자꾸해서 좀 미안하지만), 이 원칙 자체의 타당성을 부인할 생각은 없습니다.
 이걸 부인하는 건, 일종의 약속 위반이자, 아크로라는 공론 사이트의 근본기반을 부인하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이 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아크로란 장소에선 노운지 드립은 스스로 자제하는게 안하는 거에 비해 바람직함>이라는 주장에 대해, 이를 언론의 자유을 둘러싼 대립으로 설정한다거나 혹은 노슬람이니 친노니 노빠니 운운하는 덮어씌워 정리하려는 태도가 제가 보기엔 좀 답답하고 어떤 즉물적 정치적 정서-감정에 치우친 반응, 그게 아니라면 좁은 시야에서 나온 단견으로 여겨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