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평론가 김헌식이 일베에 대한 글을 썼다. 여기에서는 그 중 한 구절에 대해서만 이야기해 보겠다.

 

이런 일베충을 박멸하는 것은 ‘무관심’이다. 애초에 그들은 관심을 먹고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악플충과 같은 족속이다.

‘일베충’들을 박멸하는 것은 무관심이다

[김헌식의 문화비빔밥] 일베를 만든 것은 민주화와 진보적 문화 투쟁?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9839

 

 

 

일베 정신으로 무장한 사람이 일베에 글을 올려서 히트를 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히트를 쳤다는 사실 자체가 일베 회원들의 관심을 얻었다는 뜻이다. 이 때의 관심은 대체로 호의적인 관심이다. 그런 호의적인 관심은 추천 버튼(“일베로”)과 호의적인 댓글을 통해 드러난다.

 

그리고 그런 글 중 일부는 일베 외부의 관심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보통 그런 관심은 적대적인 관심이다.

 

김헌식은 여기에서 일베 외부의 관심을 말하는 듯하다. 일베 외부에서 관심을 끄면 일베충이 박멸될 것이라는 얘기인 듯하다.

 

 

 

김헌식은 인간이 관심이라면 무조건 좋아하도록 생겨먹었다고 믿는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은 진화론적으로 생각해 볼 때 별로 그럴 듯하지 않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악행이나 열등한 면에 대한 타인의 관심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에는 창피함 또는 수치심으로 이어지며 이것은 부정적인 감정이다. 반면 자신의 선행이나 우월한 면에 대한 관심은 자랑스러움으로 이어지며 이것은 긍정적인 감정이다.

 

남들이 자신의 악행이나 열등한 면에 대해 알수록 자신의 번식에 손해가 된다. 따라서 그런 관심을 차단하는 것이 번식에 유리하다. 실제로 인간은 창피한 것은 숨기려는 경향이 있다.

 

진화 심리학적으로 생각해 볼 때 자신의 단점이나 악행은 숨기도록 하는 심리 기제가 진화했을 것이라고 기대할 만하다. 그리고 실제로 인간은 무작정 관심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측면에서는 남들의 관심을 추구하고 다른 측면에서는 오히려 남들의 관심을 차단하도록 진화한 듯하다.

 

 

 

인간은 무작정 관심을 추구하는 존재가 아닌 듯하다. 이것은 인간이 무작정 먹는 것을 추구하는 존재가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인간은 잘 익은 과일처럼 영양가는 풍부하고 독은 적을 것 같은 것을 먹으려고 하지만 썩은 고기나 독이 많을 것 같은 식물을 웬만하면 안 먹으려고 한다. 이것은 해로운 세균이 많거나 방어를 위한 독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을 피하도록 인간이 설계되었기 때문인 듯하다.

 

성욕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남자는 여자만 보면 무작정 성교를 하려고 덤비는 존재가 아니다. 어머니, , 여동생의 경우에는 남자가 성적 욕망을 잘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사람과 성교하는 것을 상상하면 역겨움을 느낀다. 이것은 근친교배를 하면 유전병이 걸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기 때문인 듯하다.

 

 

 

진화 심리학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아주 강력한 증거가 없는 이상 김헌식처럼 인간이 무작정 관심을 추구한다고 생각하기 힘들다.

 

김헌식은 진화 심리학을 끌어들여 이런 저런 현상을 설명하려고 한 적이 있는데 내가 보기에는 김헌식은 진화 심리학을 거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아래 글을 참조하라.

 

엉터리 진화심리학으로 문화평론을?

<김헌식 칼럼> 속의 엉터리 진화심리학

http://scientificcritics.com/news/view.html?section=79&category=81&no=288

 

 

 

혹시 김헌식이 일베 회원들에게 “일베충을 박멸하기 위해 그런 글에 관심을 보이지 맙시다”라고 이야기한 것이라면 관심과 관련한 나의 비판은 무의미해진다.

 

하지만 이것은 평등한 사회를 위해 이윤을 포기하라고 자본가를 설득하려는 것과 마찬가지다.

 

 

 

2014-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