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에 쓰는 글이 아닌 이상 누군가 읽어주기를 바라고 쓰는 글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 글을 읽는 사람이 적어도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내용에 동의하든 하지 않든 상관없이.

일단 독자가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갖춘 사람일 것이라고 가정 하더라도 각자 전공이 다를 것이다. 따라서 글을 읽는 사람이 아무리 지식인이라고 하더라도 모든 분야의 글을 다 이해할 수는 없다. 상식을 갖춘 사람이라면 전공과는 관계없이 이해할 수 있는 분야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야도 많다. 특히 자연과학 분야가 그럴 것이다. 물론 인문학이나 사회학도 예외는 아니겠지만.

원자핵을 발견했다는 러더포드가 그런 말 했다고 한다. 정확한 문장이야 내가 외우지 못하기에 대충 의미만 이야기하자면 이렇다. 전문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지 못하면 그도 그것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그런 이야기. 이런 멋있는 이야기를 그 사람이 먼저 해버렸다는 게 좀 서운하기도 하다.

당연히 글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그게 너무 귀찮으면 글 쓰지 않으면 된다. 그런 수고를 기꺼이 할 성의가 없는 사람이라면 사실 글 써서는 안 되는 거다. 당연히 1회 분량으로 주제를 아주 적게 잡아야 한다. 그리고 가능하면 자세히 알아듣기 쉽도록 서술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적절한 비유를 들어야 하는 것은 필수 코스다. 그럴 능력 없는 사람도 글 써서는 안 된다. 자기 지식 자랑하는 것이 목적이지 않는 한.

사실 나도 몇 년 동안 X빠지게 공부한 걸 간단히 설명해보라는 요구 받은 경우 한두 번이 아니다. 참 난감할 뿐 아니라, ‘머 이런 무식한 사람이 다 있나?’ 하는 생각 들 때도 많았다. 개념이 없지 않으면 그런 요구 하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누가 원한 것도 아닌데, 전문 분야의 글을 올리고 싶으면 최소한 갖춰야 하는 예의가 바로 이 점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그럴 능력이나 성의 없으면 글 쓰지 마라. 그게 바로 글에 대한 진실한 예의요, 독자에 대한 진정한 존중이다. 그걸 전공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술 서적이 아닌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