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한미FTA는 잘한 협상인가? 


 저번 편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미국은 우리의 비관세장벽과 관세장벽을 동시에 공략했지만, 우리는 미국의 비관세장벽을 건드리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의 비관세장벽 중에는 문제가 될만한 게 없어서 협상을 안 한 걸까요? 당연히 그렇지 않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이 미국의 무역 구제법입니다.

 무역 구제(trade remedy)란 외국제품의 수입이 증대하여 국내 산업의 피해가 발생할 경우, 그 피해의 원인을 가려서 정부가 외국제품에게 수입을 제한할 수 있는 조치를 의미합니다. 반덤핑관세, 상계관세, 세이프가드 등이 이 무역 구제에 해당하는데 미국의 무역 구제법에 대해서 한국기업들도 상당히 많은 불만을 품고 있었습니다. 
 


|표| 한국업계가 보는 미국의 비관세 장벽                                                                      (단위: 명, %)

비관세 장벽 유형

응답자 수

비중

불합리한 무역 구제법

308

30.7

까다로운 통관 절차

248

24.7

비자제도

240

23.9

까다로운 라벨링 조건

77

7.7

폐쇄적인 정부조달시장

77

7.7

수량 규제

48

4.8

기타

5

0.5

자료: 무역연구소(대미 무역업체 510개 대상) <한미FTA 역전시나리오> 265p에서 재인용


 그 중에서도 특히 반덤핑법은 국제적으로도 악명이 높고, 한미FTA를 추진하는 입장에서도 반드시 얻어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래서 정부 측에서도 미국의 반덤핑법을 바꾸겠다고 이야기를 했었죠.
 

 미국이 그동안 체결한 FTA에서 ‘반덤핑제도는 협정 당사국이 각국의 반덤핑법을 그대로 적용한다’는 식으로 합의한다면, 그것은 한미 FTA의 무덤이다. 이미 미국의 반덤핑제도는 국제사회에서 원성의 대상이다. 반덤핑제도를 위시한 미국 무역 구제제도 운영의 문제점은 그동안의 많은 WTO분쟁 사례가 입증하고 있다. WTO보다 더 시장을 개방하자는 FTA에서 WTO의 반덤핑협정보다 더 보호주의적인 미국의 반덤핑제도를 그대로 인정한다는 것은 차라리 FTA 협상을 하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

                                                                                                                       -<한미FTA 역전 시나리오> 267p 중에서  

 결과는 이미 말했다시피 무역 구제법을 비롯한 미국의 비관세장벽은 하나도 건드리지 못했습니다. 한미FTA 반대론자들은 미국의 무역 구제법이 어떤 FTA에서도 바뀐 일이 없음을 들어 불가능하다고 했었고, 결국은 그대로 됐습니다. 우리의 비관세장벽은 저번 편에서 말했다시피 20개 이상의 법률이 바뀌고, 관련 제도도 바뀌는 걸로 마무리됐고요.

  
그렇다면 애초에 협상목표는 얼마나 얻어냈을까요? 좋게 봐줘도 한 20% 정도?  

 둘째, 협상의 성공 여부는 또 처음 설정된 협상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가 2006년 8월 한미FTA 소관 상임위인 국회 통일외교 통상위원회 보고 자료에 나타난 정부의 협상 목표와 2007년 4월 정부가 발표한 협상 결과를 서로 비교한 결과 일단 파악된 114개의 쟁점만을 놓고 볼 때 미국 안이 관철된 것이 89개(82퍼센트), 절충이 12개(11퍼센트), 한국안이 7개(7퍼센트), 기타 6개로 나타났다.

                                                                                                      -<한미 FTA 하나의 협정 엇갈린 ‘진실’> 194p 중에서 
 


 
 이 수치는 항목의 중요성은 고려하지 않고 그냥 몇 개가 관철되었는가만 따지는 것이라서 중요한 항목에 가중치를 주는 방식으로 따지면 다소 변화가 있겠지만, 미국의 요구가 일방적으로 관철된 협상이었다는 것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합니다.
 
 <한미 FTA 하나의 협정 엇갈린 ‘진실’>이라는 책은 이해영 교수와 정인교 교수가 토론을 하는, 한미FTA 찬성론자와 반대론자의 목소리 양쪽을 다 들을 수 있는 드문 책인데요. 여담이지만 찬성론자들의 책이 많지가 않습니다. 참고하려고 해도 참고할 책이 별로 없어요; 어쨌든, 이 책에서 ‘한미FTA가 잘한 협상이냐’를 두고 토론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해영 교수가 이런 부분을 들어서 미국에게 일방적으로 밀린 잘못한 협상이었다고 선공을 하니까, 정인교 교수는 협상이란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서로 주고받는 것이 있을 수 있으며, 협상을 평가하는 방법에는 당초 협상 목표를 두고 평가하는 방법도 있지만 순수하게 협정문의 내용만을 가지고 평가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고 반박을 합니다. 그러자 다시 이해영 교수가 그러면 미국의 요구는 왜 바뀐 것이 없냐고 반박을 하는데, 이에 대한 답변은 나오지 않고 다음 주제로 넘어가죠.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 제대로 된 답변을 하는 사람을 한 번도 못 봤는데요. 정태인 씨는 ‘그에 대한 답변은 없다’고 하시더군요.
http://www.hadream.com/zb40pl3/zboard.php?id=people&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933


 아무 얘기도 하지 않습니다. 찬성론자들의 "역전 시나리오"를 보시면 한국이 얻어내야 할 것들을 나열하고 있는데 단 하나도 관철시킨 것이 없습니다. 이들은 자동차에서 관세 인하를 한꺼번에 한 것 등을 잘 한 것으로 주장합니다.


 진심으로 여기에 대한 답변을 한번 들어보고 싶습니다. 아무리 힘의 관계를 고려하고, 미국이 최고의 통상 전문가 집단을 보유한 국가임을 고려해도 미국의 요구가 82%가 관철되고, 우리의 요구가 7%가 관철된 협상을 어떻게 잘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마지막으로 정부가 잘했다고 하는 분야들을 살펴봅시다.
 한겨레 기사: http://www.hani.co.kr/arti/opinion/because/330744.html


둘째, 한-미 에프티에이가 한국경제에 미칠 긍정적 영향이 크게 부풀려져 있다는 주장도 정확하지 않다. 자동차의 경우, 미국 시장에서 일본산과의 가격차가 3% 안팎 수준이므로, 2.5%의 관세인하가 가져올 가격 경쟁력 효과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섬유·의류, 가죽·고무 및 신발 등 미국이 10~20%의 고관세를 유지하는 분야에서도 한-미 에프티에이 발효 때 상당한 수출증가가 기대된다. 


 이 부분에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는데, 자동차는 그렇다 치고 섬유·의류, 가죽·고무 및 신발은 ‘한미FTA를 통한 경제선진화’라는 목표와는 너무 안 맞지 않나요? 섬유·의류, 가죽·고무 및 신발은 제조업의 후진화가 아닌가 싶습니다만. 저번 편에서 다뤘으면 더 어울릴만한 이야기지만, 제조업이 한미FTA를 통해 선진화될 것인지도 꼼꼼하게 따져볼 문제라고 봅니다.


둘째, 한미FTA는 고용창출에는 어느 정도 기여할 것이다. 무역수지 악화 경향과는 달리 한미FTA는 한국의 비교우위 산업에 대한 특화를 유도할 것이다. 한국의 대미 수출특화 부문은 개별 산업 내에서 노동집약적이거나 저부가가치 범용부문인 반면 수입특화 부문은 상대적으로 고부가가치인 분야거나 기술집약적 분야이다. …(후략)…

                                                                                                                                   -<한국형 개방전략> 209p 중에서


 최경림 씨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해도 섬유·의류, 가죽·고무 및 신발의 수출 증가가 급격하게 일어난다면 제조업이 후진국 형으로 구조조정 될 것 같은데요. 이런 점에서 한미FTA 찬성론자들의 논리에 허점이 많다고 봅니다.
어쨌든 최경림 씨가 말한 부문들 가운데 자동차만 한번 따져보도록 합시다. 나머지는 저도 잘 모르는 부분이라...[...] 

 자동차 산업의 협상 내용을 한번 볼까요? 자동차 산업은 대표적으로 우리가 얻어낸 분야라고 정부에서 많이 홍보를 했던 부분이니만큼,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존의 타결안은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의 3,000cc 미만 승용차에 대해서는 2.5%의 관세를 즉시 철폐하고, 3,000cc 이상의 대형차는 3년 이내에 철폐하기로 되어있습니다. 한국에 수출하는 미국 승용차에 대해서는 8%의 관세를 즉시 철폐하고, 배기량 기준으로 세제를 3단계로 간소화하면서 특별 소비세도 3년 안에 5%로 단일화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냅백(snapback)이 있습니다. 스냅백은 한쪽이 협정 내용을 이행하지 않으면 다시 기존의 관세를 매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관세 및 세제개편:
http://www.joseilbo.com/news/htmls/2007/08/2007082360196.html
스냅백: http://www.ytn.co.kr/_ln/0104_200707121250117253

 정리하자면 우리가 얻은 것은 2.5% 관세 즉각 철폐입니다. 반면에 우리가 내준 것은 8% 관세 즉시 철폐와 미국의 대형차에 유리하게 세제를 개편하고 개별 소비세를 바꿨다는 것이죠. 위에서 말한 우리는 관세장벽만 공략하고, 미국은 우리의 관세장벽과 비관세장벽을 모두 공략하는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냅백은 우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마 우리가 이 스냅백을 쓸 기회는 없을 겁니다. 힘의 관계라는 측면에서도 그렇지만, 자동차 산업에서는 불공정거래라 해도 될 만큼 우리가 미국에 일방적으로 수출하는 관계이기 때문에 미국의 수출이 급격하게 증가할 일은 별로 없을 거라고 개인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미FTA 찬성론자들은 2.5% 관세 철폐를 통해 미국 시장의 수출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합니다. 위에서 최경림 씨도 이야기했듯이 2.5% 관세 철폐의 효과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하죠. 그런데 문제는 우리의 현지생산이 늘면서 2.5% 관세 철폐의 효과를 볼 수 없는 자동차들이 늘어난다는 것이죠. 

 다시 <한미 FTA 하나의 협정 엇갈린 ‘진실’>의 내용을 빌리자면 이해영 교수는 3년 후, 그러니까 2010년이 되면 미국에서 현지 생산하는 자동차가 67%에 이를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관세 철폐의 혜택을 볼 수 있는 차는 33% 정도밖에 안 된다는 것인데요. 이 수치는 생산량의 증가를 고려하지 않고 지금의 생산량에 맞춰서 67%라고 한 것이라 수출이 늘어나면 이 수치에 변화가 있긴 하겠지만, 33%에 달하는 수출물량이 2.5% 관세 철폐한다고 큰 혜택을 보고 수출이 늘어날 것인지는 미지수라고 봅니다. 

 그리고 자동차 분야에서 우리의 비관세장벽을 충분히 공략하지 못했다는 미국 내부의 비판과 내부적으로 한미FTA를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임을 생각하면, 자동차 부분에서 더 많은 것을 얻어내려고 할 것입니다.

자동차 부문: http://www.edaily.co.kr/News/World/NewsRead.asp?sub_cd=IF21&newsid=02102486592866912&clkcode=00203&DirCode=00703&OutLnkChk=Y
미 비준 전망: http://news.hankooki.com/lpage/world/201001/h2010012718143522470.htm  

 정리를 해보자면, 미국은 우리의 관세장벽과 비관세장벽을 동시에 공략했지만, 우리는 무역 구제법을 비롯한 미국의 비관세장벽은 건드리지 못했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으로 들어가서도 미국의 요구가 80% 이상 관철된 협상이었고, 그런 점에서 매우 불평등한 협상이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관세 수준이 우리가 더 높기 때문에 우리가 관세를 더 많이 철폐했습니다. 이건 애초에 관세율이 다르기 때문에 불평등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요. 정부에서 잘했다고 홍보하는 자동차 등의 분야도 그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게 큰 이득을 봤다고 할 수 없고요. 

 물론 미국과 우리의 힘의 관계를 고려하고, 협상력의 차이를 고려하고, 미국의 비관세장벽이 다른 나라와의 협상에서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음을 고려해야 하지만, 그런 점을 감안해도 잘한 협상이라고는 못 하겠네요. 다음 편이 마지막편이 될텐데, 한미FTA에서 나타난 문제점과 나름대로의 대안을 모색하면서 끝을 맺도록 하겠습니다.



ps. 원래 앞에 넣었어야 할 부분들 가운데 제가 이번에 책을 보면서 알게 된 것들이 있어서, 마지막 편으로 가기 전에 자료 방출(?) 들어갑니다.


표1 미국의 FTA 추진현황

 

국가

협상개시일

진행상태

1

이스라엘

1985.4.22.(체결)

1985.9.1. 발효

2

캐나다

1988.1.2(체결)

1991.6.

CUSFTA: 1989.1.1. 발효

3

멕시코

1991.6.

NAFTA: 1994.1.1. 발효

4

전미자유무역협정

(미주 전역 34개국)

2002.3.15.

2005.11. 협상 결렬

5

요르단

2000.10.24.(체결)

2001.12.17. 발효

6

칠레

2000.12.6.

2004.1.1. 발효

7

싱가포르

2000.11.16.

2004.1.1. 발효

8

오스트레일리아

2003.3.

2005.1.1. 발효

9

오만

2005.3.12.

2006.6.29. 상원 통과

10

모로코

2003.1.20

2006.1.1. 발효

11

엘쌀바도르

2003.1.8

2006.3.1. 발효

12

온두라스

2003.1.8

2006.4.1. 발효

13

니까라과

2003.1.8

2006.4.1. 발효

14

과떼말라

2003.1.8

2006.7.1. 발효

15

꼬스따리까

2003.1.8

발효 지연

16

남아프리카공화국

(남아프리카관세동맹)

2003.6.2

2005.7. 이후 협상 중단

17

보츠와나

(남아프리카관세동맹)

2003.6.2

18

나미비아

(남아프리카관세동맹)

2003.6.2

19

레소토

(남아프리카관세동맹)

2003.6.2

20

스와질랜드

(남아프리카관세동맹)

2003.6.2

21

바레인

2004.1.26.

2006.8.1. 발효

22

도미니까공화국

2004.1.14.

발효 지연

23

뻬루(안데스공동체)

2004.5.18.

2006.4.12.

무역촉진법(TPA) 체결

24

꼴롬비아(안데스공동체)

2004.5.18.

2006.11.22.

무역촉진법(TPA) 체결

25

에꽈도르(안데스공동체)

2004.5.18.

협상 중단

26

볼리비아(안데스공동체)

2004.5.18.

교착 상태

27

빠나마

2004.4.26.

협상중

28

태국

2004.6.28.

협상 연기

29

아랍에미리트

2005.3.12.

교착상태

30

스위스

2006.2.1. 협상 개시 전

양국 경제공동위원회의 합의 실패로 개시조차 못함.

31

카타르

2006.1.

2006.4. 협상 거부

32

한국

2006.6.5.

협상중

33

말레이시아

2006.6.12.

타결 시한 연기

▪출처: 미국통상대표부(http://www.ustr.org); 한국무역연구소(http://tri.kita.net); 한국산업자원부((http://www.mocie.go.kr); 한국외교통상부(http://www.mofat.go.kr); 심상정 2006.<한국형 개방전략> 116p~118p에서 재인용.


 위의 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미국과 FTA 맺은 나라들은 경제적으로 별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외교안보적인 이유로 FTA를 맺은 거죠. 그나마도 협상이 중간에 결렬된 경우도 많고요. 그런 점에서 한미 FTA가 우리에게 필연적인 선택은 아니었다는 건 매우 자명하다고 봅니다. 중요한 것은 이건 무조건 해야 되는 거고 안 하면 뒤처진다는 식의 우격다짐이 아니라, 어떤 식의 경제를 만들어 나갈 것이고 그에 따라 어떤 식의 개방을 할 것이냐…라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한미FTA 찬성론자들은 배제효과를 이야기하면서 '한미FTA 안 하면 뒤처진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배제효과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게 어느 정도가 될지는 엄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양쪽의 이야기를 들어보죠.
 

이해영 현대자동차를 예로 들어 설명해보지요. 1994년 1월, 나프타NAFTA가 발효되었습니다. 아까 말씀하신 대로 FTA는 배제효과가 있기 때문에 우리 자동차 기업이 시장접근에서 소외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결과를 보면 이상하게도 현대가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된 게 나프타 체결 이후입니다. 일본도 나프타로 인한 배제효과가 있어야 하는데, 일제 자동차는 미국 자동차 시장의 거의 3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배제효과는 엄밀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배제효과가 초래하는 막연한 대중적 불안감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선 곤란합니다.

                                                                                                 -<한미FTA 하나의 협정, 엇갈린 '진실'> 60p~61p 중에서

정인교 이론적으로 설명하면 '무역전환효과'라고 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특정 국가에 갖고 있던 시장의 일부가, 그 나라가 FTA를 맺은 다른 나라의 몫으로 넘어가게 된다는 건데요. 실제로 우리나라가 여러 FTA에서 배제됨으로써 입은 불이익이 적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보죠. 나프타에 가입한 멕시코는 관세율이 상당히 높은 나라입니다. 멕시코는 긴급수입제한조치, 이른바 세이프가드를 자주 발동합니다. 그런데 그럴 때 보면 항상 FTA를 맺은 나라들은 빼고 적용합니다. 우리나라 금호타이어가 2005년에 멕시코로 가는 수출 물량을 싣고 태평양을 지나다가 긴급수입제한조치 때문에 돌아온 사례도 있습니다. 미국도 세이프가드를 때릴 때 FTA 회원국은 배제했기 때문에 우리가 철강 수출에서 피해를 본 일이 적지 않습니다. 언론에 많이 보도됐었죠. 유럽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들이 현지 생산을 하면서 관세혜택을 볼 수 있었는데, 동구권이 유럽연합에 편입돼 동유럽 상품들이 싼값에 들어오자 결국 철수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은 우리 기업들이 이런 일로 정부에 상호개방을 하자고 호소할 분위기가 못되었습니다. 개방에 반대하는 정서가 강했기 때문에 말을 잘못 꺼냈다가는 불매운동을 당할 수 있음을 걱정하면서 가슴앓이만 했습니다.

                                                                                               -<한미FTA 하나의 협정, 엇갈린 '진실'> 63p~64p 중에서  


 정인교 교수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더라도 이제까지 우리나라가 배제효과 때문에 입은 피해액이 어느 정도고, GDP 대비 몇 %고 이런 구체적인 수치를 가지고 오지 않는 한, 배제효과 때문에 크게 뒤처진다는 실증적인 증거는 없습니다. 현대자동차와 일본의 사례가 있으니까요. 이런 사례를 보면 소위 말하는 배제효과란 것도 과장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럼 마지막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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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역사에 밀착해서 살아왔다. 역사는 목동의 피리소리에 맞추서 춤추는 것이 아니다. 역사를 움직이는 것은 부상자의 신음소리와 싸움하는 소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