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래의 글에서 배타적 호남지역주의의 공격성에 대해 비판을 했고, 바람계곡님은 그것에 대해 비판을 했습니다. 이 글은 그 비판에 대한 답변입니다. 글이 길어져서 댓글이 아닌 하나의 글로 올립니다.



바람계곡님은 아래와 같이 저에게 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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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인 인식에서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표면적으로 드러난 행태가 발견되었을때만 까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적어도 표면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상황에서 호남근본주의자들의 배타성, 비타협성이 지적받아야된다는 논리에 동의하기 어렵군요. 비타협성이 비판받아야 할때는 최소한 현재까지의 드러난 영남패권주의적 속성에 대한 인정, 그리고 그것에 대한 비판에 대한 수용이 전제가 되어야 하는 문제가 아닐까요? 그런 동의 or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단순히 쪽수싸움에서 밀렸다... 또는 아크로 게시판에서 이런 격한 토론이 벌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식의 그냥 덮어두고 가자는 주장들때문입니다. 즉, 자신들이 부당한 요구를 하고 있다, 또는 그런 부당한 차별을 강요하는 정치집단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인정하지 않기때문 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더 많은 사람들을 같은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부당하고 옳지 않은 것에 타협하지 않겠다는 것에 대해 전략적인 측면에서라도 배타적 비타협성을 포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엇이 본원적인 문제해결이 아닌 것이 명확하고, 반대편에도 전략적(or 전술적)으로 자신들의 속성은 유지한채 표면적으로 그런 것들을 드러내지 않는한 비판받을 빌미를 제공하지 않는다, 그렇게하면 된다라는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죠. 어쨌던 그런식으로 버티다가 그 정치세력이 일정정도의 세력화에 성공했을때 그 본질적 속성은 언제든 드러날 것이니까요. 카르마님은 그때 또 까면 된다고 하시지만... 글쎄요. 그런 불행한 일이 생길때까지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을것이고, 그 때가 되면 해결은 더욱 요원해지는 것 아닌가요?

요는 이것이 잘못되었다. 는 것에 대해서 공통된 최소한의 인식을 마련하는 것이고 그에 대한 공개적 선언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이제 보다시피 깔만큼 깠으니 니들이 너무 그러는 것은 니들에게 좋지 않아... 라는 것은 화해를 위한 타협안이나 조정안의 제시가 아닙니다. 단지 시끄러우니까 덮어두고 가자... 라는 어정쩡한 타협일뿐이죠. 카르마님의 본의와 다르게 어설픈 양비론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받는 것은 이런 이유때문입니다.

일상에서 많이 봐온 것으로 예를 들자면... 정치인들은 다 그놈이 그놈이야. 맨날 싸움만 해...(무엇이 잘못됐는지 중요한것이 아니라 일단 시끄럽다는거죠) 똑같이 나쁜 놈이야.(저놈이나 이놈이나 똑같이 나쁜놈이라는 거죠) 그런데? 바뀌는 것은 없죠... 왜? 표면적으로 그냥 자신의 부도덕을 감추는 위장적 언설일뿐이니까요. 본질적 속성은 변하지 않은채 그것에 대해서 인정도 하지 않은 채, 그냥 겉으로 그런 척 하는 것에 대해서 이제는 타협을 해야하는 것일까요? 타협할 수 있는 조건에 대해서는 이미 나와있습니다. 인정하고 사과하고 그렇게 하지 않도록 같이 촉구하자. 입니다. 그 제시된 해결책(대안)은 보지 않고 자꾸만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다고 윽박지르는 것도, 나아가 니들이 비타협적이야, 배타적이야...라고 비판하는 것도 온당치 않은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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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저의 답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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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자게판에 등장한 시기가 애매하긴 했습니다. 까마귀 날자 배떨어지는 식이었지요. 이것에 대한 부담감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해야 될 말을 해야했기에 해야할 말을 했을 뿐입니다. 이제 그것을 해명해보죠.

일단, 유시민의 호남 때리기에 대한 비판은 어느 정도 해소되고 난 후 였을 겁니다. 그리고 Crete님의 호남의 악다구니 발언에 대한 비난이 빗발칠 때 였을 테구요. 이전 글에서도 지속적으로 지적했던 것이지만, 친노가 호남의 비판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할 때이기도 했습니다. 숫적으로 열세였던 친노 측에서 때때로 아크로의 난닝구화에 대한 음모론을 폈던 것도 같습니다. 여기서 "숫적으로 열세"라는 의미에 대해서 저는 언제나 "논리적으로 열세"라는 것을 동시에 언급했었습니다. 이에 더더욱 아크로의 난닝구화, 서프화와 같은 음모론이 난무하기도 했다 싶구요. 그것이 음모론인 것은 아크로는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니 그저 음모론일 뿐이겠죠. 제가 보는 게시판 상황은 이랬는데, 바람계곡님은 어떻게 보시는지 궁굼하네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긴 하네요.

이젠, 친노 쪽에서 이러한 자게판 상황에 대해, 영남패권주의에 대해 누군가 명쾌한 대답을 했으면하고 바라기는 하지만, 그것이 이뤄질지는 모르겠네요. whataday님의 아래의 글을 노빠와 친노의 구분을 통한 노빠의 영남패권주의와의 영합에 대한 반성으로 읽힐 수 있겠다고도 생각이 들지만, 이건 저의 과도한 해석일 뿐이구요, 누구하나 명쾌한 대답을 했으면하고 바라기는 합니다. 과연 이것을 할 수 있는 용자가 이곳에 있을까요? 용기가 없다고 뭐라 그래서 해결될 일은 아닙니다. 혹은 이런 사태들을 꿰뚫어 보는 시각이 부족하다고 나무랄 일도 아닙니다. 이것이 얼마나 어려울지는 친영남보다 친호남이 더 잘 알테니까요. 그 오랜 세월 동안 그렇게도 주구장창 반성을 촉구했는데도, 누구 하나 제대로된 반성을 한 이가 없었다는 것을 친호남이 더 잘 알테니 말이죠. 그래서, 그렇게 명쾌한 대답을 할 수 있는 용자가 이곳 아크로에, 혹은 대한민국 정치판에서 있을까요? 만일 그런 자가 나타난다면, 호남은 그런 사람을 다시 밀어줄 수 있을까요? 저는 친노가 아니기 때문에, 친노가 어느 정도 까지 영남패권주의에 대한 비판에 동의하고 양보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또한 저는 이런 반성과 자기비판을 실현시킬 수 있는 힘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무엇보다 저는 친노가 아니기 때문에 말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친노를 향해 영남패권주의가 명백히 잘못된 것이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전제가 친노와 친호남 사이에서 동의되었다는 가정 하에서, 배타적 호남지역주의(호남근본주의라는 말은 폐기합니다.)의 공격성에 대해 말했던 것이구요. 물론, 양자간의 영남패권주의에 대한 동의가 하나의 가정이라고는 했지만, 이 가정이 순전히 허구에 그치지 않을 수 있는 것이, 친노들이 노무현, 유시민의 이런 저런 정치 행태들에 대해, 영남패권주의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는 자기비판과 자기반성을 한다고 봅니다. 물론, 중요한 것은 어느 정도까지냐는 것이겠죠. 게시판에서라면, 이 "어느 정도까지 반성하느냐"를 두고 논쟁이 오가야 된다고 봅니다. 지금까지도, 개인의 차원에서는 얼마든지 자기반성과 자기비판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것이 산하님이든, Crete님이든, "나 혼자 만큼은 영남이 휘둘러온 배타적 지역주의에 빠지지 않겠다"고 말씀들을 하지만, 그것은 순전히 개인의 차원일 뿐이겠죠. 이러한 자기반성을 두고, 친호남 측에선 그 자기반성에 대해 위선적이다 아니다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것은 잘못된 접근방식이죠. 이것은 개인적 선/악의 차원이 아닌 구조적 차원을 건드리느냐 아니냐의 차원인 것이죠. 즉, 이제는 친노 측에서 개인의 차원에서 발휘되는 배타적 영남지역주의와 더불어서 구조적인 정치 시스템, 정치 행태의 차원에서 발휘되었던 친노의 (그리고 가능하다면, 친영남의) 배타적 영남지역주의에 대한 자기비판과 자기반성이 있었으면 하고 바랍니다. 이것은 배타적 호남지역주의의 공격성을 거두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겠죠.

마지막으로 참고만 하시라고 덧붙입니다. 하나의 본질로서, 혹은 속성으로서 정의되는 영남패권주의라는 용어에 대해서 말씀 드리면, "패권"은 제왕적 권력으로 나오네요. 이 개념 자체가 잘못이네요. 근대화 이후 제왕적 권력이란 존재하지도 않겠거니와, 권력 개념을 "본질"이 아닌 "관계"로 정의하는 한에서는 더더욱 오류인 개념입니다. 누군가가 쥐고 흔들 수 있는 본질로서의 권력이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단순히 이러저러한 관계들 속에서 파생될 뿐인 것이죠. 단적인 예로, 호남의 동의 하에 쥐어진 권력으로서의 친노의 영남패권주의를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친노를 향한 이 권력에 대한 동의를 거둬들이니, 친노의 권력은 쪼그라들대로 쪼그라든 남근으로서의 권력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물론, 대한민국이라는 판에서의 이런 저런 관계들 하에서 생겨난 친영남의 권력은 또다른 문제입니다. 리본님 말씀 대로, 영패 1중대쯤 될까요? 친노의 배타적 영남지역주의보다 더 무시무시한 권력이겠죠.) 따라서 관계들의 변화가 권력의 변화를 낳을 것이구요. 이는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정치적 관계들의 변화와 그에 따른 문화적, 경제적, 정치적 권력들의 변화를 세밀히 봐야겠죠. 단적인 예로, 떡밥님이 언급하셨던, 대한민국 판에서의 서울-영남축의 경제 권력의 서울-수도권의 경제 권력으로의 변화와 이에 따른 대한민국의 서울-수도권의 정치 권력으로의 편중에 대해 언급하셨었죠. 이것이 정작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어떻게 변화할지는 더 두고 봐야겠지만요. 그리고, 또한 문화 권력, 언론 권력 등등도 봐야겠구요.

대답이 제대로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언제든 토론을 이어갈 수 있겠습니다.

덧글: 제목을 바꿨습니다. 배타적 영남지역주의보다 영남패권주의가 글의 취지에 더 맞는 듯하네요. 그리고, 호남근본주의라는 용어를 폐기한다고 본문에 썼었는데, 이 용어도 계속 사용해야겠네요.